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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낮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집창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업소에서 잠을 자던 여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28일 오후 화재현장 부근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27일 낮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집창촌에서 화재가 발생해 업소에서 잠을 자던 여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진 가운데, 28일 오후 화재현장 부근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7일 낮에 발생한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 화재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28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경찰 발표와 달리 "피해자들을 감금했다"고 주장했다.

홍미영, 이경숙, 조배숙 의원은 오후 3시경 현장을 방문, 건물 내로 들어가 조사를 벌였다. 약 20분 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의원들은 즉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평짜리 방에 두꺼운 쇠창살로 창문을 가리는 것이 감금이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이전의 사고에서처럼 직접적인 잠금 장치는 없었지만 창문을 통해 나갈 수도 없었고 화재시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러한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감금이나 노예 생활은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성 매매로 돈을 버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번에 성매매방지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것 같으니 더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화재가 난 집창촌 건물
화재가 난 집창촌 건물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이 "감금이 있었다"고 주장하자 이를 보고 있던 업주들이 "감금은 절대 없었다"며 반발해 잠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업주는 "장관이든, 의원이든, 시민단체 대표든 간에 이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공정하게 있는 그대로를 다뤄줬으면 좋겠다"며 "우리들의 이야기도 들어달라"고 기자들에게 호소했다.

사건 현장에는 1층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고 경찰 4명이 문 앞을 지키고 있다. 현장 주변에는 20여명의 취재진과 20여명의 주민들이 둘러서 있다.

한편 텍사스촌 입구에는 자율운영위원회, 여종사 대표 등이 마련한 분양소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는 4명의 종사자가 상복을 입은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여성단체들 "경찰 전날 밤 단속했다더니..."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한나라당 의원 5명도 현장조사 실시

'다시함께센터',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4개 단체는 28일 공동성명을 통해 "미아리 성매매업소 화재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화재가 난 업소는 벽으로 감추어진 방도 있었고 비상구나 소방시설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까닭에 엄청난 인명피해를 냈다"며 "정부와 시, 경찰, 소방서 등 관련 담당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감금과 화재 개연성이 높은 내부구조에 대한 철저한 단속여부에 대한 조사도 요구됐다. 이들은 "경찰은 화재사건을 여성들 과실로 몰아가려 하면서 전날 밤 단속을 했다는 알리바이 대기식 주장만 하고 있다"며 경찰의 화재원인 은폐시도를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미아리 집창촌 화재 참사 같은 날 일부 미군 헌병들이 기지촌 주변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금품갈취, 성상납 및 외국인 여성 매매에 관련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성매매알선처벌법과 성매매피해자보호법의 철저한 집행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김애실(국회 여성위원장)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5명은 이날 낮 12시 30분께 화재 현장을 방문해 집창촌 운영실태와 화재사고 등에 대해 조사했다.

김애실 의원은 "경찰이 26일 단속을 했다는 데도 업주가 영업을 해 화재사고를 일으킨 것은 경찰 단속이 종이 호랑이에 불과한 것"이라며 "경찰이 강력한 의지로 단속을 했다면 업주가 영업을 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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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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