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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19일 저녁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일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19일 저녁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일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반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고이즈미 총리 역할을 맡은 학생을 때리며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반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고이즈미 총리 역할을 맡은 학생을 때리며 행위극을 펼치고 있다. ⓒ2005 오마이뉴스 남소연
민간단체 회원들이 독도 현지에서 '독도는 우리 땅'임을 천명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를 규탄하는 물결이 끊이지 않은 19일 저녁 7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나흘째 촛불이 타올랐다.

5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이날 촛불집회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규탄 발언으로 채워졌다. 이런 가운데 행사 내내 참가자 만큼의 사진기 플래시가 터져 주목을 끌었다.

일요일인 20일 일간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진기자들이 이렇게 많이 취재에 나오지는 않았을 터. 알고 보니 이들은 과제를 위해 나온 상명대 사진과 학생들이었다.

'포토 저널리즘' 수업(담당 구자호 교수)의 일환으로 일본 규탄 시위를 사진에 담아야 했던 것. 학생들은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분노한 시위자들, 독특한 복장의 참가자 등을 사진기에 담느라 동분서주했다.

일본규탄 시위 촬영 나온 학생들

사진학과 대표 이승훈(25)씨는 "지난 15일 교수님이 독도 시위를 촬영해오라고 했다"며 "사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기사와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독도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80여명의 학생들은 이날부터 자율적으로 시간을 내서 일본 대사관 앞에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19일이 두 번째 촬영으로 낮부터 독도시위를 카메라에 담았다는 이씨는 "시위대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담고 싶었다"며 "하루종일 그분들을 보면서 '독도는 우리땅이고 우리가 지켜낼 것'이라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늘 오후 머리카락에 먹물을 묻혀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는 퍼포먼스가 벌어졌는데 마지막으로 독도를 그릴 때 감동했다"고 떠올렸다. 이씨는 "시간이 되는대로 계속 나와 사진으로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학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서승환(27)씨는 "참가자들은 '시위'로 의사를 밝히고 우리는 사진에 이를 담아 주장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사안보다 중요한 독도 시위에 많은 분들이 동참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데 일본은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우리도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19일 저녁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일 촛불집회에서 상명대 사진학과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일선 기자들과 함께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한-일 독도분란과 관련한 과제물을 제출하라는 교수의 제안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며 19일 저녁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반일 촛불집회에서 상명대 사진학과 포토저널리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일선 기자들과 함께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한-일 독도분란과 관련한 과제물을 제출하라는 교수의 제안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반일 촛불집회에서 상명대 사진학과 학생들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어린이 참가자. 처음엔 다소 얼떨떨해하는 표정이었으나 집회가 끝나갈 무렵 어른들의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반일 촛불집회에서 상명대 사진학과 학생들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어린이 참가자. 처음엔 다소 얼떨떨해하는 표정이었으나 집회가 끝나갈 무렵 어른들의 구호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독도는 우리땅' 불변의 진리...독도시위 사진으로 동참"

"기사나 뉴스로만 봤던 것보다 마음에 와닿게 됐다"는 정수주(21)씨는 "지금까지 정부가 독도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서 일본이 만만하게 봤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에게 이번 과제를 내준 구 교수는 19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독도문제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가장 핫이슈인 독도문제를 취재하면서 학생들이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랐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이번 과제를 통해 학생들이 투철한 역사관을 가지고 제대로 된 상황인식을 했으면 한다"며 "다음주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결과물을 중간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밤 밝혀진 촛불은 50여개. 하지만 1시간 내내 터진 학생들의 플래시는 촛불의 밝기를 더욱 빛냈고 작은 인원이 참가한 집회 분위기를 훈훈하게 덥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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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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