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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 구동관
여행 셋째날이 밝았습니다. 그 날의 여행기록을 써가려니 먼저 짜증이 납니다. 아침 5시 30분에 기상 그리고 벅찬 하루 일정. 사실, 여행의 주된 목적 중 하나가 휴식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참여한 패키지여행의 일정은 그런 휴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파타야 여행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산호섬 관광이라고 들어왔는데,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그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움직이려니 짜증이 나더라고요.

아침형인 분들에게는 그런 일정이 맞을지 모르지만 우리 가족은 저녁형이거든요. 하지만 패키지 여행이니 어쩌겠습니까. 일정에 맞춰 일어나고 일행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요.

산호섬의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산호섬에서 자유시간이 한시간 뿐이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산호섬의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산호섬에서 자유시간이 한시간 뿐이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 구동관
어떻든 말 잘듣는 우리 일행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약속된 시간에 다 모였고, 버스로 해안가까지 이동한 뒤 그곳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산호섬으로 갔습니다.

움직임이 심하다는 앞자리에 탔습니다. 파도가 넘실거릴 때마다 보트가 날아올랐습니다. 툭 떨어지면 엉덩이가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파도가 있을 때의 출렁거림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툭 떨어지는 배인 후룸라이드를 탄 것 같았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가 잠시 멈칫거리다가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바이킹과도 비슷했습니다. 그런 보트를 20분쯤 타고 섬에 들어가니 7시 30분쯤 되었습니다. 그 이른 새벽부터 바다에서 물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산호섬에는 가게들이 줄 지어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산호섬에는 가게들이 줄 지어 있었습니다. 그 중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 구동관
아침 일찍 가는 일이었어도 산호섬에 들어가며 우리 가족은 맘이 무척 설렜습니다. 우리 가족은 그곳에서 씨워킹(Sea-Walking)을 미리 예약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바다를 걷는 일입니다. 바다 위가 아니고 바다 속을 걷는 일이지요.

산호섬에서 다시 스피트 보트를 타고 5분쯤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곳에 꽤 커다란 배가 있었습니다. 그곳이 씨워킹을 하는 곳이었지요. 배에서 머리에 둥근 유리통을 씌워 주었습니다. 그 유리통에는 공기를 공급하는 줄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물빛 고운 바다입니다.
물빛 고운 바다입니다. ⓒ 구동관
우리 가족을 포함해서 7명이 씨워킹에 참여했습니다. 그 중 제가 첫 순서였습니다. 유리통을 머리에 쓰자 바다로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풍덩 빠지는 것이 아니고 배에 연결된 쇠사다리를 따라 내려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들어 가는 것을 잠수부 한 명이 도와주웠습니다. 계단을 하나씩 걸어 내려가며 바다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머리까지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산호섬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물놀이도 했습니다.
산호섬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물놀이도 했습니다. ⓒ 구동관
얼굴에 쓴 둥근 통에서는 공기가 품어져 나와, 얼굴로는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바닷속으로 자꾸 걸어 들어가니 숨이 가빠왔습니다. 호흡에는 지장이 없지만 문득 무서웠습니다.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내려가니 바다의 바닥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차례로 들어 왔습니다. 한 명씩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과 다른 몇 사람까지 들어오는데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사이 물고기들이 다가왔습니다. 손을 내미니 손을 물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씨워킹의 옵션상품가격은 1인당 60달러. 우리 돈으로 6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입니다. 우리 가족도 과연 그 비용을 들여서 씨워킹을 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놀이 부분을 줄이고라도 한번쯤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튜브를 빌려 물놀이도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튜브를 빌려 물놀이도 했습니다. ⓒ 구동관
바닷속에서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멋진 풍경이더군요. 그런 바다 풍경을 넋놓고 보는 사이 씨워킹에 참가한 일행들이 모두 들어 왔습니다. 일행들이 좌우로 늘어섰습니다.

잠수부는 우리를 앉게 한 뒤 빵 한 덩어리씩을 주었습니다. 손으로 그 빵을 잡고 있으니 먹이를 먹으러 물고기들이 달려듭니다. 물고기 숫자가 워낙 많아 커다란 어항 안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어떤 녀석은 어른 팔뚝만합니다. 두꺼운 면장갑을 끼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장갑이 아니라면 손을 물려 아플 것 같았습니다.

빵을 다 주고난 뒤 바닷속 조개와 성게, 산호 등을 구경했습니다. 한가지 어려운 것은 씨워킹을 하는 동안 무릎 앉은 자세로 있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물 속이기 때문에 무릎 앉은 자세도 힘들지는 않았지만, 바다 걷기가 아니라 바다 벌 받기 정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30분쯤의 시간이 금세 흘렀습니다. 아름다운 바다를 가슴에 담고 씨워킹을 모두 마쳤고, 배 위로 올라온 뒤 스피드 보트로 다시 산호섬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산호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습니다. 그새 아이들은 튜브를 빌려 바다로 나갔습니다. 그곳에서는 9시 30분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가이드가 알려왔습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겨우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짜증난 때가 바로 이 때입니다. 그 경치 좋은 곳에서, 그 물 좋은 곳에서, 겨우 1시간만 보내라니…. 우리 가족은 불만이었는데 다른 가족들은 별 불만이 없어 보이더군요.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일정에 따라야 했습니다.

9시 반까지 그곳에서 놀다가 스피드 보트를 타고 다시 파타야 해변으로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 잠시 패러세일링(낙하산 타기)코스에 들렸습니다. 낙하산을 보트가 끌어, 사람을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하였습니다. 7-8분 정도 바다 경치를 보며 낙하산을 탄 사람들이 즐거운 얼굴입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그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패러세일링이 끝난 뒤 해변으로 되돌아 왔고 그곳에서 다시 숙소인 호텔로 이동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다녀온 타이 여행기 입니다. 씨워킹 사진을 구하려고 노력했는데 못 구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체험에 참여해서 사진이 없었습니다. 여행 후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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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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