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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의 카툰 인터뷰. 그 첫번째 손님으로 지난해 <현대시>를 통해 등단한 시인 김안(29)씨를 소개한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몽환적 이미지와 불온한 상상력들은 시를 쓰는 이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직은 쌀쌀한 3월의 봄날. 김안을 만나 그의 작품세계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김안 시인(우측)과 인터뷰를 담당한 북극곰(좌측)의 기념촬영.
ⓒ 심은식
그의 시를 처음 접한 일반인들은 당황한다. 마치 루벤스나 벨라스케스의 회화에 익숙한 사람이 피카소나 샤갈을 접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이랄까? 제도권 교육을 통해 우리가 배운 시의 개념과 내용은 서정성과 저항성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었고 가슴 절절한 낭만주의와 딱 부러지는 결말을 제시하는 주지주의와 같은 형식의 시 문화에 길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안의 시는 주제와 서술 방식에서 파격에 가까운 자유로움을 보인다. 훼손된 자아와 불투명한 현실이 빚어내는 불화의 결과물인 그의 시는 비록 쉽게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우리에게 문화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럼 먼저 시를 해설하고 분석하는 습관은 잠시 잊고 다음에 소개할 그의 시를 통해 낯선 언어와 이미지의 흐름을 따라가 보자.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우리 안에 다 있다고 하지 않던가.

성인용 장난감

생각하는 만큼만 뜯어내고 싶은 만큼만
아아, 원하는 만큼만

요조숙녀 릴리는 분홍 탱크탑에 아름다운 붉은 머리칼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병자의 눈을 가진 소피아는 잠을 자다 굶어 죽고
오늘은 수학여행 내일은 중간고사 어제는 졸업식

릴리의 엉덩이 속에서 자라나는 붉은 꼬리
릴리의 작고 투명한 가슴을 기어다니는 전갈 한 마리

생각하는 만큼만 원하는 만큼만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사내아이들은
소피아의 시체를 희롱하고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거리에서 붙잡혀온 릴리는
어제 졸업한 애꾸눈 선생님의 닫혀진 동공 속에서
그 동안 배웠던 쇼를 보여주고

아무도 죽지 않는 아름다운 사춘기

붉은 머리 매춘부와
링센드에 살고 싶네
붉은 꼬리 도깨비와
링센드에 살고 싶네*

릴리의 머리칼을 뽑아버리는 애꾸눈 선생님
소피아의 점심 도시락을 훔쳐먹는 사내 아이들

링센드에 가고 싶었어요
링센드에서 죽고 싶었어요

배가 고팠어요
뜯어먹고 싶은 만큼만 먹을게요

소피아의 부풀어오를 젖가슴을 뜯어먹는 사내 아이들
애꾸눈 선생님의 열려진 동공에 압정을 꽂는 릴리

배부른 사내 아이들이 소피아의 시체를 가지고 레스링 연습을 할 때
대머리가 된 릴리는 애꾸눈 선생님의 동공을 터뜨리며 탈출하고

아무도 죽지 않는 아름다운 사춘기

릴리가 교실로 들어와 잠을 자고 있는 소피아의 입 속으로 들어가
교실을 빠져나가네 교실이 찍힌 20년 전 사진을 빠져나가네

요조숙녀 릴리는 분홍 탱크탑에 아름다운 붉은 머리칼
병자의 눈을 가진 소피아는 아름다운 붉은 꼬리

헤어질 수 없는
우리는
모두 모두 링센드에 살고 싶네

*오태석, <환절기> 에서 인용

- 2004년 <시현실> 가을호


북극곰은 먼저 '시인'이라는 그의 신분이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의 경로를 거쳐 시인이라는 정체성을 획득하는 것일까? 그가 왜 시를 쓰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 문학에서 다른 장르도 많은데 왜 시를 선택하셨어요?
"게을러서요. 소설이나 이런 건 길고 오래 걸리지만 시는 우선 짧잖아요. 그리고 저에게는 시가 제일 편해요."

- 편하다는 것이 그냥 짧고 쓰기 쉽다는 말로는 들리지 않는데요.
"외부의 자극이 내부로 울릴 때, 그런 자극에 반응해요. 그런 면에서 시는 자신의 내부에 대한 현상학인 셈이에요. 글쎄요, 솔직히 저도 몰라요. 써야 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써요."

아니, 이 사람은 날 때부터 시인이었나? 자연스럽게 시를 쓰다니! 순간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싶어졌다.

- 그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나요?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그 시기가 변할 것 같아요. 무엇인가를 정확히 말한다는 것에 전 익숙하지 못해요. 제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죠. 다른 시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분들에 비해 제 습작 기간은 그리 길지는 않은 것 같아요. 등단한 것도 솔직히 운이 좋아서 됐다는 생각이에요.

시는, 인터넷이란 수단이 제게 시를 쓰게 해주었어요. 전 그곳에서 대부분의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대부분 문학이나 음악 동호회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죠.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오히려 잘 안 만나요. 당시 전 제 학창 시절을 증오했으니까요. 하여튼 인터넷에서 활동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시를 읽었죠. 그렇게 글 쓰는 친구들의 글 기웃거리다보니 물들어 버린 거죠. 제가 원래 줏대가 없어서요."

- 학창시절이 원만하지 못한 것에 비해 인터넷, 그러니까 본인의 블로그를 보면 고정적인 독자들도 있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한데 그들과는 어떤 식으로 소통하나요?
"그냥 제 시나, 좋아하는 음악, 사진, 글 같은 것을 올려요. 가끔 일기나 단상 비슷하게 글도 남기고요. 블로그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사귀었어요. 제 인간 관계의 대부분은 인터넷을 통해서 이루어져요. 자주 만나는 친구들, 친한 친구들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만난 친구들이에요. 블로그란 것이 제겐 사람들을 만나는 통로예요. 그리고 그 사람들을 독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친구들이라고 생각해요.

학창 시절에 못 생겨서 재수없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 때부터 늘 열등감에 시달렸던 것 같아요. 그런 열등감 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인터넷이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 원만하지 못한 학창 시절이라면 혹시....
ⓒ 심은식
그의 시들이 지니고 있는 어둡고 불안한 이미지들은 아마 그런 개인사가 반영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기존의 문학인들 가운데도 정서적인 상처가 문학작품으로 승화되는 예가 그에게도 적용되는 모양이었다.

- 문학이라는 장르는 언어를 다루니까 그만큼 다른 사람의 작품도 많이 읽어야 할 것 같은데요.
"군대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집을 읽기 시작했어요. 다른 중대 내무실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훔쳐오기도 하면서 읽었죠. 그때부터 미친 듯 시집을 읽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시인이란 것에 대한 아득한 동경으로, 그리고 겉멋으로 시집을 읽은 것 같아요. 물론 시를 쓰고 싶었지만 제는 시인스러운 인간이 아니라 여겼었죠. 그 말, 시인이란 단어,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아우라가 있잖아요. 그 아우라를 갖는 인간이 아니라고 여겼죠. 지금도 그런 아우라가 제겐 없으니까요."

-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죠?
"국내에서는 이승훈, 박상순, 김종삼 이런 분들 시를 좋아해요. 외국작가로는 앙리 미쇼, 자끄 프레뵈르, 로트레아몽 정도고요."

- 외국 시인의 시도 많이 읽으시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요?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많은 자극이 돼요. 처음에는 바탕에 깔린 신화나 문화적 차이로 잘 안 읽혔는데 계속 읽다 보니 차츰 좋아졌어요."

- 그 분들도 그렇지만 김안 시인의 시를 보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시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들어요. 흔히 우리가 아는 시들은 학창시절에 배운 서정시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래서인지 일반인들이 흔히 요즘 시들은 어렵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대중문화는 접근성이 중요해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하죠. 애초에 시라는 것은 그 접근성을 과감히 제거함으로 그 미적 토대를 만들잖아요. 예를 들면 어린 아이들이 높은 계단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들을 수 있어요. 처음에는 두 칸 위에서 뛰어 내리죠. 그리고 세 칸에서 뛰어 내리고. 더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려고 도전을 하죠. 하지만 어느 높이가 되면 뛰어내리지를 못하죠. 그게 대중문화의 높이, 한계라고 생각해요.

그 이상의 높이에서 뛰어내려야만 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뛰어 내려보면 쾌감이 있어요. 아마 다리가 부러지거나, 고통스럽겠지만 묘한 전율이 있죠. 그런데 굳이 그렇게 뛰어내릴 필요가 있나요? 나이가 들면 뛰어내릴 필요가 없어요. 그게 성숙한 사람이겠죠. 시를 쓰는 사람들은, 시를 읽는 사람들은 어쩌면 어린 아이예요. 어딘가 미성숙한 사람들이에요. 시를 읽지 않는 독자들을 내리깎아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어른이죠. 훌륭한 시인, 이름 날리는 시인들은 어린이왕이에요. 어린이왕이 아무리 용을 써봤자 어른들이 귀를 기울이나요? 그냥 잘했다, 칭찬이나 들을 뿐이죠. 무관심에 방치되던가."

- 본인의 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에게 시는 세계와 자아의 불화예요."

- 그럼 그 불화의 화해는 가능한가요?
"화해는 양자간에 이루어져야 하겠죠. 하지만 내가 손을 내밀어도 세상은 손을 내밀지 않아요."

▲ 인터뷰 도중 노트를 꺼내 무언가를 적는 김안. 노트 안에 습작시가 빼곡하다.
ⓒ 심은식
- 음, 굉장히 시니컬하시군요. (웃음) 그럼 시의 기능적인 측면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시는 시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이고, 책상은 책상이고, 식탁은 식탁이죠. 각자가 존재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시대에 따라서 강조되는 문학의 역할이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시는 시일 뿐이에요.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인간이죠. 기능이란 말은 생산이란 말을 내포하잖아요. 인간들이 그것에 어떤 기능을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이 생산을 할 수도 있는 것이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시 역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이건 제 자신의 가치관의 문제겠죠. 전 사회적인 일, 정치적인 일들에 원래 무관심해요. 어떤 문학사적인 문제들도 마찬가지예요. 내 작품이 문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가, 혹 내 시가 어떤 사회적인 울림을 울릴까에 대해서 무관심해요. 그런 것들에 일일이 신경을 쓰다 보면 시에서조차 자유롭지 못하게 되요."

- 그나마 인기가 많은 일부 연애 시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자기 몸에 맞는 시가 있다고 생각해요. 독자도 마찬가지고요. 기호나 취향을 억지로 끌어안을 필요는 못 느껴요. 다만 좋은 서정과 저급한 서정의 차이는 있겠지요."

나는 그는 학교를 마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다시 국문과에 진학한 동기를 물어보았다(현재 그는 인하대학교 국문과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한 상태다).

- 처음 전공이 국문과가 아니었는데 국문과를 지원한 동기가 있었나요?
"직장 생활을 잠시 했었어요. 작은 설계 사무소였죠. 그곳에 전 적응을 못했어요. 3개월도 채 못 다니고 도망쳤죠. 그렇게 도망을 치며 스스로에게 변명거리를 만들었어요. 첫번째 변명은 건강상의 문제였죠. 그 회사에 다니면서 몸무게가 10㎏이 빠졌거든요. 두번째 변명은 스스로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거였죠. 그래서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 당시 진로를 결정하고 나름대로는 진지했어요. 이제 내가 할 일은 글을 쓰는 일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생각해 보면 우스워요. 실은 모든 내가 우스워요."

-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요, 저도 국문과입니다만(웃음) 국문과를 간 것이 도움이 되었는지요?
"학문적인 도움보다는 제겐 심적인 도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곳에 있는 제 스스로가 낯설었죠. 솔직히 그 낯설음은 아직도 느껴요. 지금은 휴학 중이니까 학교에 가는 일이 거의 없지만 간혹 가는 적마다 낯설음을 느껴요. 학교에 있으면 헤매게 돼요. 갈 곳이 없다고 느껴요. 때로는 그렇게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좋아요. 종종 인문대 현관 앞에 앉아서 담배 피우며, 커피 마시는 곳이 있는데 갈 곳이 없어 그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도리어 평화로움을 느끼죠."

그러고 보니 그는 은근히 담배를 많이 피운다. 조금 마른 편인데 이 재능 있는 젊은 시인이 탈이 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 담배를 많이 피워서 건강이 염려되었다.
ⓒ 심은식
- 담배를 많이 피우시는데요, 하루에 얼마나 피우세요?
"한 갑 조금 더 피우는 것 같아요."

- 담배값이 많이 올랐는데 부담이 되지는 않으세요? 저는 가난해서 작년 말부터 끊었거든요.(웃음)
"(웃음)"

- 제가 알기로 시가 그다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잖아요. 시 쓰면서 피우는 담배가 원고료보다 더 나올 것 같아요.
"그렇긴 하죠.(웃음)"

- 실례가 안 된다면 작년에 시를 써서 생긴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는 잠시 손가락을 꼽더니 발표한 편수에 비해 예상 외로 적은 금액을 말했다. 문학의 위기가 어디서 오는지 알 것 같았다.

- 시 쓰기가 힘들거나 괴롭지는 않으세요?
"시를... 쓰기 위해 삶이 힘들어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시가 삶을 견디게 해줘요. 다만 시를 억지로 조직해야 할 때 가끔 허무함을 느끼기는 해요.(웃음)"

- 그동안 발표한 시들을 보면 시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늘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등장인물들도 유년의 이미지를 갖는데 그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죠?
"한 평론가께서 제 시를 유년과 성의 코드로 말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에 동의해요. 유년과 성, 이게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에요. 이것이 인간의 보편적인 상황을 건드린다고 생각하고 쓰는 것은 아니예요. 전 그렇게 생각의 폭이 넓지 못한 인간이거든요. 전 얽히고설킨 제 자신들을 응시하고 싶을 뿐이에요. 그 중 하나가 유년과 성으로 나타나죠.

이 다음 어떤 형식으로 바뀌게 될지 알지 못해요. 꽉 짜여진 논리로 시를 쓰기보단 전 직관으로 시를 쓰니까요. 한 마디로 제 마음대로 쓰는 거고, 제 마음대로 쓰고 싶은 거예요. '마음대로'란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쓰다 보면 제가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쓴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거든요. 제가 쓰는 건 저 자신일 뿐인데, 다른 사람의 시선이, 목소리가 개입돼요. 그렇게 쓰는 것은 불행하다고 생각해요. 자유여야 하거든요. 시를 쓰는 사람에게 있어서 시라는 것이."

김안

1977년 서울 출생

인하대학교 국문과 재학중

2004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

문학나무 '2005 젊은시' 선정

개인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inkandfire.do
- 그럼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 어떤 시를 쓰고 싶으세요?
"마음대로 쓰고 싶어요. 쓰고 싶은 것을 그냥 마음대로. 자유롭게요. 제 시가 어떻게 변할지는 저도 지켜보고 있는 중이에요. 어떤 형식을 취하게 될지, 궁금하죠. 형식이란 것이, 스타일이란 것이 그 사람의 정신세계를 드러내잖아요. 하지만 스스로도 어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때가 되면 스스럼없이 시를 놓아 주고 싶어요. 물론 평생 시를 쓸 것 같아요. 등단을 한 시인을 프로라고 칭한다면 그 프로로서의 시 쓰기를 끝내고 싶다는 말이에요. 전 아마추어리즘이 좋아요. 즐기는 것이 좋아요. 그것이 정말 순수하거든요."

자신의 시를 세계와 불화하는 자아라고 말하는 그. 언젠가 그가 세상과 화해해서 꽃 같은 시를 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면 너무 낭만적인, 혹은 유치한 욕심일까? 어둡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시인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북극곰은 자꾸 그런 생각을 했다.

덧붙이는 글 | 북극곰의 카툰 인터뷰란? 

각 분야의 젊은 예술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인터뷰 대상은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는 적어도 가능성이 엿보이는 주목할만한 신인과 각 분야의 중견들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기존의 딱딱한 텍스트로 이루어진 인터뷰를 벗어나 카툰이 가미된 형식을 시도합니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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