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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국보법 상정을 막기위해 점거농성중이던 법사위 회의실에서 김용갑 의원과 악수하는 박근혜 대표.
지난해 12월 국보법 상정을 막기위해 점거농성중이던 법사위 회의실에서 김용갑 의원과 악수하는 박근혜 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표적인 영남보수 인사로 꼽히는 김용갑 의원(3선·경남 밀양)이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산자위원장인 맹형규 의원이 당 정책위원장을 맡으면서 후임 인사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

김 의원은 작년 17대 국회 원 구성 당시 임인배 의원(3선·경북 김천)과 함께 당내 산자위원장 경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 지도부가 '친박'으로 분류되는 임 의원보다 김 의원을 적극 고려하는 배경에는 행정도시법 후폭풍으로 당이 '한지붕 두가족'이 된 상황에서 영남보수 끌어안기라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실제로 강재섭 새 원내대표 취임 이후 당직 개편을 마무리하면서 친박 세력을 중심으로 수도권 출신의 중도파 견인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정책위의장에 맹형규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에 임태희 의원이 임명된 것이 대표적. 동시에 행정도시법 반대파의 압박으로 당직 사퇴서를 제출한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에 대한 재신임을 통해 친박 세력 구축에 대한 의지도 꺾지 않았다.

하지만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수투위·상임대표 이재오 의원)측의 비주류와 개혁·소장파는 이번 당직 인선에서 배제되었다. 행정도시법 반대파 중 수도권 출신 중도세력은 끌어안겠지만 강경파인 '수투위'와는 선을 긋겠다는 의지다. 또한 박근혜 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당직과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한 소장파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긴장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국보법 당론 결정과정에서 한 때 틀어졌던 영남보수 진영과는 화해 모드가 작동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이 사무총장이 되면서 후임으로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이 재경위원장을 맡았고, 이어 김용갑 의원이 산자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

'수투위'가 당 내 당으로서 조직의 골간을 갖춰가고 있고, 장외투쟁을 병행하면서 당 내분이 장기화되고 있는 마당에 박 대표로서는 중도파에 이어 보수강경파 역시 견인해야 할 대상인 셈이다.

비주류·소장파 빼고 다 모여라?

14일 오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유임이 결정된 전여옥 대변인이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14일 오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유임이 결정된 전여옥 대변인이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박 체제를 지탱해 주고 있는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의 당직 사퇴서 처리 여부가 관심을 끌었으나 '재신임'이 유력하다. 이들은 행정도시법 반대파의 사퇴 압박으로 지난주 박 대표에게 일괄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김 사무총장은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는 데다, 박 대표를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하고 있어 재신임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전 대변인의 경우 몇차례 '설화'를 겪은데다 대변인직을 수행한지 1년이 넘었다는 점에서 사퇴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또한 당내에서 전 대변인에 대한 '호오(好惡)'가 명확히 갈리고 있는 점도 박 대표에겐 부담이었다. 홍준표 의원은 "당 대변인인지 박근혜 대변인인지 모르겠다"며 "대변인이 아니라 박 대표 측근"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같은 직설적인 비난은 아니어도 전 대변인의 발언 수위가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소장파측에서도 전 대변인의 유임에 대해 시각이 곱지 않다. 이성권 의원은 "'뺑덕어미' 발언에 이어 '나갈 사람은 나가라'라고 의원직 사퇴를 종용한 당직자를 재신임한다는 건 박 대표가 당 내분을 수습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직자들 사이에선 전 대변인이 박 대표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재신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전 대변인만큼 당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당직자가 없다"며 "또한 박 대표 흔들기가 계속되었지만 전 대변인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고 평했다.

또한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전 대변인은 순발력이 대단히 뛰어난 사람"이라며 "갑작스럽게 터진 현안에 대해 박 대표에게 정치적 수사(워딩)를 그 때 그 때 발빠르게 제공한다"고 전했다. 결국 그런 점들이 전 대변인의 당 대변인 직분을 넘어선 행보를 상쇄할 만큼 평가받는다는 얘기다.

전 대변인은 이번 박근혜 대표의 대표 취임 후 첫 방미에도 대변인으로 동행하며 박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수행하게 된다. 박 대표는 방미 일정을 마친 뒤 돌아와 오는 22일께 김무성 사무총장과 전여옥 대변인의 사퇴서 수리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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