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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협회정읍시지부회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희망찬 내일을 다짐하고있다
농아협회정읍시지부회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희망찬 내일을 다짐하고있다 ⓒ 정종인

“듣지 못하는 불편함보다 사회의 차별이 더욱 무거운 짐입니다.

단지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차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사회 농아인들의 아픔이 가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사회 전 구성원이 제도교육 커리큘럼에서 수화를 의무적으로 배우게 한다면 '장애우'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농아인'들은 어두운 그늘에서 '해방'의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농아인들의 삶의 터전인 '꿈의 전당' (사)전북농아인협회 정읍시지부에는 같은 고통을 느끼는 회원들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며 소중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다.

화상통화를 하고 있는 관계자들
화상통화를 하고 있는 관계자들 ⓒ 정종인

지난 주말 전북 서남권 지역인 정읍·김제·부안·고창의 ‘농아인들의 요람’인 (사)전북농아인협회 정읍시지부 사무실에서는 사랑 넘치는 화상전화통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날 화상전화는 김효남 농아인협회 정읍시지부 지부장과 김창엽 충북농아인협회 보령시지부 지부장 사이에 이뤄져 두 지부간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자리였다.

화상전화를 통해 정읍시지부의 취재소식을 접한 김창엽 보령시지부장은 “김 지부장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라며 “농아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언론에서도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농아인부부가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농아인부부가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 정종인

“우리 농아인들도 자유롭게 꿈 꿀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전북 농아인협회 정읍시지부는 지난 97년 11월 농아인의 복지와 관련된 제반 사업을 수행하고 농아인의 재활 및 자립을 통한 복지향상과 사회참여를 통한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현재 정읍시에서 파악된 농아인만 600명에 달하지만 ‘농아인 협회’에 등록된 회원수는 60~70여명에 불과해 많은 농아인들이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겨울 정읍경찰과 농아인 협회 정읍시지부에 의해 동사직전 구출된 독거노인이자 농아인 신모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미등록'으로 인한 관리허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미등록 농아인 많아 '고민'

항상 농아인들 곁에서 그들의 '통역사'이자 '해결사' 노릇을 하는 최순애 간사는 “아직까지 농아인협회에 대한 홍보가 미흡해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도 늘어나고 농아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화상전화를 통해 회원들 지원에 남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김 지부장의 요즘 최대고민은 회원들의 취업문제다.

김 지부장은“우리 농아인들은 취업하기가 일반인들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게 현실이다”라며 “요즘 경제도 어렵고 여기저기 다들 취업난에 시달리니 농아인들이 취업하기란 정말이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정읍시 덕천면에 위치한 그린환경에서 협회 회원을 채용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지부장은 “솔직히 여러 업체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사정 이야기를 담아 보냈는데 연락 오는 곳이 거의 없어 안타깝다”며 “농아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취업의 문이 활짝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농아인협회에서는 숨어 있는 농아인들을 찾아 협회에 등록시켰다. 또 그들을 대상으로 문맹자 교육 실시, 장애카드 신청 및 TV자막 수신기 보급, 한방치료 실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읍에 살고 있는 농아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수행해 왔다.

노동력 겸비한 농아인 구직 급선무

'여성' 지부장이라는 어려움도 간혹 뒤따르지만 늘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응원해주는 협회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김 지부장.

정읍시청의 도움으로 어엿한 사무실이 생긴 것과 자신의 일처럼 후원을 아끼지 않는 정읍시청 복지증진과 장애인복지계 김명원 담당 등 도움 주신 많은 분들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 지부장은 “아직 넉넉지 못한 협회 살림이라 농아인들을 위한 쉼터에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할 일이 많은 만큼 우리 농아인들이 여기 모여서 다양한 부업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올해 농아협회 정읍시지부는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수화교실을 열 계획이다. 농아인들을 정상인과 다름없는 건강한 사람으로 만드는 지름길이 우리모두가 수화를 훌룡하게 소화해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농아인들이 소외되지 않고 잘 살 수 있는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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