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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수습책을 밝히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수습책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한나라당은 5일 중진·최고위원을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하는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김덕룡 원내대표 사퇴 후 당 수습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 지도부는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를 기점으로 '반대파' 껴안기에 들어가며 대여공세를 강화했다.

한나라당은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이른바 '빅딜설' 발언을 문제 삼으며 대국민 사과 및 원내대표직 사퇴를 주장했다. 동시에 명예훼손 혐의로 5억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형사소송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표는 과거사법-행정도시법 빅딜 의혹에 대해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일은 결코 없다"고 결백을 주장한 뒤 "여당이 틈만 나면 야당의 대표를 모함하는 수법을 이번에 적나라하게 보았다"며 "야당으로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은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를 두고 "적의 총알이 아닌 내부 총에 의해 사실되는 느낌이라 가슴이 아프다"고 행정도시법 당론 반대파들을 겨냥했다.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은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를 두고 "적의 총알이 아닌 내부 총에 의해 사실되는 느낌이라 가슴이 아프다"고 행정도시법 당론 반대파들을 겨냥했다. ⓒ 오마이뉴스

대여공세 강화... 정세균 상대 5억원 민형사 소송 제기

박근혜 대표는 이날 20여명의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대위회의를 주재하며 당 갈등의 조기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박 대표는 "김덕룡 원내대표의 용단이 헛되지 않도록 단합을 위해 당직자들이 중심이 되어 최선을 다하자"며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박세일 의원에게는 "의원직 사퇴만은 접어달라"고 만류했다.

이어 단식농성중인 전재희 의원에게도 "공당으로서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마음을 돌려 수습에 앞장서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당 지도부는 반대파 의원들이 당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수도권대책위원회'(가칭)를 제시하기도 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도부의 유연성과 포용성을 보일 때"라며 "반대 의원들이 우려하는 수도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기구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구가 반대파들의 입장인 행정도시법의 무효나 찬성당론을 변경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행정수도대책특위 안에 대해 의원총회의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절차적 민주주의를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규택 최고위원 역시 "행정도시법은 통과되었고 이미 화살은 떠났다"며 "여러 문제들에 대해 참여해서 논의하자"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이 기구를 통해 행정부처 및 190개 산하기관 이전의 집행과정에 있어 철저한 대응과 수도권 활성화를 위해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를 계기로 한나라당의 내분은 수습국면에 돌입했지만 반대파-당권파 간의 갈등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

이규택 한나라당 의원(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적의 총알이 아닌 내부 총에 의해 사실되는 느낌이라 가슴이 아프다"고 행정도시법 당론 반대파들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또 홍준표 의원(혁신위원장)의 '과거사법 미루려고 수도 팔아먹었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주요직책을 맡고 있는 중진의원으로서 여당의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함에도 동료의원을 공격하고 당의 분열을 조장한 것은 분명한 해당행위"라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홍준표 의원의 사과와 해명을 촉구했다. 원 최고위원은 "분열을 부채질하고 당의 원심력을 떨어뜨리는 그 세력은 따가운 질책과 반성을 해야 한다"며 "(해명과 사과가 없다면)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 최고위원은 반대파 의원들의 행보에 대해 "지역구 사정과 소신, 정치적 이유 등이 있겠지만 절차적 민주주의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당이 첩첩산중인데 선례를 잘 남긴다는 차원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득 의원이 비대위회의에서 홍준표 의원의 `빅딜설`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읽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비대위회의에서 홍준표 의원의 `빅딜설`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를 읽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내분 잠복... 원희룡·이규택 "홍준표 사과, 해명해야"

한 핵심 당직자는 "행정도시법으로 불거진 당 내분은 대권, 당권,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각종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하지만 현 단계에서 박근혜 대표마저 흔들어서는 공멸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어 당분간은 수습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박근혜 대표가 지난 4일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 직후, 당 내분에 따른 자신의 거취와 관련 "의원들 다수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사퇴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의 진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여옥 대변인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 박 대표의 평소 생각"이라며 "당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것이라는 점은 그동안 누차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표가 비대위회의에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비대위회의에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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