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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칭찬 릴레이'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으로 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기위해 대화를 나누며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계속되는 정부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드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칭찬 릴레이'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으로 부터 새해 업무보고를 받기위해 대화를 나누며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계속되는 정부 각 부처 업무보고에서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부드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진

인상이 바뀌면 성격도 바뀌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은 지난 2월초에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상안검 이완증' 수술을 받은 이후 두 눈에 자연스럽게 쌍꺼풀이 생긴 노 대통령이 인상뿐만 아니라 성격도 그 전보다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측은 3일부터 시작된 정부 부처의 2005년도 업무보고를 받는 스타일이 작년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는 평가에서 비롯된다.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노 대통령이 업무보고 받는 스타일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지난해와는 다르게 치하와 격려 아끼지 않아

우선 '칭찬 릴레이'라고 할 만큼 부처 업무보고 때마다 공직자들에게 치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노 대통령은 3일 오전 재정경제부로부터 첫번째 업부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부터 지난해 업무추진실적에 대한 치하와 격려로 출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전망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도 성장했다"면서 "신불자 정책은 수준 높은 행정 및 관리로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김영주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재경부 산하의 네 개 외청에 대해서도 "혁신에서 1, 2, 3등을 차지했다"면서 "그 혁신모범사례로 옆에서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고 김 수석이 전했다.

청와대 인사팀에서는 혁신과제 우수기관, 또 우수직원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관리해서 언제든지 혁신이 필요한 기관에 계획적으로 인사를 하자는 기본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혁신성과를 인사에 반영하라는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칭찬으로 시작한 오전 업무보고는 3일 오후 산자부 업무보고에서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통해서 "오늘 보고는 전체적으로 잘 준비됐고 잘 진행됐다"면서 보고를 준비한 산자부 공무원들의 노고를 먼저 치하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고객에 의한 평가, 전체 개인에 대한 성과평가 등 돋보이는 혁신계획을 마련한 점도 잘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마무리하면서도 "일하는 방법이 많이 개선되었고 효율은 높아졌다"면서 "혁신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전에 2와 1/2, 즉 일은 두 배로 잘하고 잘못된 것은 절반으로 만들자고 했는데 이것이 성취 가능할 것 같다"면서 "모두 수고했다"고 마무리했다.

이정우 위원장 "서면보고에서 걸러졌기 때문에 대면보고에서는 격려 위주"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으로 부터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으로 부터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았다. ⓒ 연합뉴스 김동진
'칭찬 릴레이'는 4일 오전 과기부 업무보고 및 오후 정보통신부 업무보고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과기부 업무보고 때 "나도 어지간히 문제제기 많이 하는 사람인데 오늘은 별로 할 말이 없다"면서 "오늘 보고를 받으며 희망과 확신을 가지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아예 "작년 한해는 과학기술의 해였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과학기술부의 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의 주춧돌을 놓은 한 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 대통령은 또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다른 부처와 다른 조직의 사람들을 적극 영입해 다양한 인적구성으로 열린 조직을 시도했는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고 큰 진보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목표를 향해 협력 융합하면 생산성도 높고 정책의 수준도 완벽하고 깊이 있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4일 오후 정통부 업무보고 때는 2년 연속 칭찬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작년에도 지상파 DTV 전송방식에 대해 갈등해소를 모범적으로 해결한 사례라고 정통부를 칭찬했는데, 이번에도 이른바 'IT839 전략'과 지상파 DMB 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통부 업무보고 마무리에 "산업의 측면에서 오늘 업무보고는 완벽한 보고였다"면서 "2003년, 2004년에는 보고내용이 좋았고 올해의 경우 업무내용과 조직을 끌고가는 능력, 혁신업무까지 아주 수준 높게 준비해서 보고했다"고 극찬했다.

낙관적 경제전망과 집권 3년차의 '여유'에 부드러운 쌍꺼풀 이미지도 한몫?

청와대 관계자들은 업무보고에서 노 대통령이 이처럼 여유 있는 '칭찬 릴레이'를 벌이는 것에 대해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여유'에서 오는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해의 당정분리 원칙 시행 및 분권형 국정운영 실험 등으로 대통령이 국정을 전보다 넓고 길게 보는 안목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칭찬 릴레이'가 연출되는 것은 업무보고 방식이 올해부터 서면보고 중심으로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김영주 수석은 "이번에는 업무보고가 서면보고 위주로 끝이 난다"면서 "그래서 서면보고를 기제출했기 때문에 대통령 업무보고는 서면보고에 포함됐던 내용의 일부만이 보고될 수도 있고, 아니면 요약해서 보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도 '대통령께서 어제 재경부·산자부 업무 보고를 받을 때 주로 칭찬을 했는데, 과거에 신용불량자 문제 대책 등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던 것과는 다르다'는 지적에 "서면 보고를 먼저 거치면서 총리실, 정책실 등과 보고 내용에 대해 조율하고 걸러내고 했기 때문에 대면 보고에서는 격려성의 언급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전에 조율을 거쳐 문제점들이 걸러졌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업무보고 현장에서는 "서면보고는 국무조정실, 청와대 정책조정실에서 합동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보고받아 일일이 읽어봤다"면서 "보고 참 잘 됐다"고 격려하는 식으로 가게 된 것이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올해 부처업무 보고가 보고내용에 대한 사전조율을 거쳤고 대통령에게도 사전 보고된 만큼, 각 부처가 업무계획 보고로 인해 중요정책 집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고행사 개최 이전이라도 별도의 재가없이 업무를 추진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칭찬 릴레이'의 배경에는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여유' 말고도 부드러운 쌍꺼풀 이미지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집권 3년차의 여유, 그리고 부드러운 쌍꺼풀 이미지가 어우러진 효과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이하는 '여유' 때문인지 한결 부드러워졌다"면서 "그러나 사람은 인상이 중요한 만큼 쌍꺼풀로 부드러워진 이미지가 그와 함께 상승효과를 거두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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