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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앞바다에 있는 무인도인 '직도'가 제2의 매향리 사태를 맞이할 공산이 커 또다시 정부와 주민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폐쇄하는 대안으로 군산 앞바다 '직도'(무인도) 공군사격장을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군산 해안에서 서쪽으로 63㎞ 떨어진 직도는 2개 섬으로 구성된 무인도로, 현재 공군의 실사격 훈련장으로 사용되면서 뱃길로 40분 거리에 있는 말도(유인도) 주민들이 수년째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미 양국은 오는 8월 폐쇄 예정인 매향리를 대신할 곳으로 군산 서부연안에 있는 직도를 잠정 결정하고, 공대지 사격훈련에 적합한 사격장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말도(末島) 주민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영곤(47) 이장 등 말도 주민들은 2일 "주민의 참여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단 한번의 사전통보 없이 정부와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매향리 사격장을 직도로 이전하려 한다"며 "평소에도 사격훈련이 있을 때는 창문이 떨리는 등 극심한 소음피해가 발생,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사격훈련이 시작된 이후 직도 인근에서는 어업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년 전에는 직도 인근에서 조업을 하던 주민이 오발탄이 그물에 걸려 폭발하는 바람에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말도에는 30가구 78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인근 어장에서 양식과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은 정부의 확정발표가 있을 경우 전국의 시민단체와 연계해 범시민 비상대책위를 구성, ‘공군사격장 폐쇄 및 미 공군 사격장 직도 이전논의 백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지난 수년간 공군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며,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주도해온 말도 어촌계장 박해열(60)씨는 "그동안 폭격 훈련으로 집안의 타일이 성한 것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라며 "마을 위로 전투기들이 지나갈 때면 혹시라도 있을 오폭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미공군 훈련 사격장 이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마을 주민들은 사격장 이전을 계속 추진할 경우 직도가 제2의 매향리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조용한 섬 직도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전민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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