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일산초등학교 졸업식장에 앉아 있는 준수
일산초등학교 졸업식장에 앉아 있는 준수 ⓒ 이기원
요즘 졸업식은 엄숙함이 없는 대신 자연스런 분위기가 넘쳐납니다. 교장선생님이 축사를 해도 졸업생 녀석들은 끼리끼리 소곤대고 웃고 장난을 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졸업식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에서 훈화나 축사에 귀기울였던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준수도 옆자리의 친구들과 소곤대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학생의 송사와 졸업생의 답사도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눈물바다가 되기 일쑤였지만 이 시간마저도 졸업생 재학생 가리지 않고 즐거운 모습입니다. 송사도 답사도 막힘 없이 일사천리로 끝이 났습니다.

교가를 끝으로 졸업식이 끝이 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식장을 빠져나오는 통에 이리저리 흩어진 가족끼리 찾기 일쑤였습니다. 졸업하는 아이들은 교실에 가서 담임선생님의 마지막 종례를 들었습니다. 어렵사리 다시 만난 아내와 광수와 함께 준수네 교실로 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친구 찬영이와 함께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친구 찬영이와 함께 ⓒ 이기원
마지막 종례를 마친 준수가 복도로 나왔습니다. 녀석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와 사진을 몇 장 찍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 사진을 찍기로 했다는데 사방으로 흩어져서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친구들과 몇 장 찍어주고 담임선생님 모시고 한 장 찍고 학교를 나왔습니다.

사랑스런 우리 가족
사랑스런 우리 가족 ⓒ 이기원
퇴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조심스러운 게 많습니다. 미끄러운 길도 걱정이 되고 추운 날씨도 걱정스러워 가까운 해물탕집으로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준수는 해물탕집에 들어서자마자 화장실부터 찾았습니다.

아직은 소변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졸업식장에서부터 오줌이 마려웠는데 참느라고 힘이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녀석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애를 태우더니 집에 온 이후에는 식사도 제법 잘합니다. 해물탕에 밥 한 공기 말끔하게 비웠습니다. 그런 녀석을 보면서 진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많은 졸업식을 겪어보았지만 준수의 졸업처럼 아주 특별했던 졸업은 처음이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에도 실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