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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꽃으로 온 능선을 수 놓은 토끼봉
ⓒ 한석종

▲ 입석대에서 바라본 백마능선
ⓒ 한석종
무등은 삶 속의 산이다. 사람 사는 세상 어느 곳이든 무등은 낮은 곳으로 내려와 늘 우리와 함께 산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빼놓고서 무등산을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장불재에서 동쪽으로 400m쯤 오르면 단 칼로 자른 듯이 곧은 돌기둥이 무리를 지어 기세 좋게 우뚝 쏟아 눈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곳이 해발 1017m의 입석대다. 한 면이 1~2m인 5~6각 또는 7~8각의 돌기둥을 반듯하게 깎고 갈아 층층이 쌓아 올린 형상이 마치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다듬어서 포개놓은 듯한 신비감을 연출하고 있다.

▲ 무등의 부드러움을 닮았을까? 가냘픈 억새풀이 두터운 눈을 털어내고 우뚝 서 있다.
ⓒ 한석종
▲ 눈꽃으로 휩싸인 입석대의 군상
ⓒ 한석종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고관 정승들이 관을 쓰고 긴 홀(笏)을 들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가까이 가서 보면 웅장한 돌기둥이 병풍을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하나가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세속을 떠난 선비의 초연한 모습 같기도 하다.

▲ 멀리서 바라보면 고관 정승들이 관을 쓰고 긴 홀(笏)을 들고 공손히 읍하는 모습 같다.
ⓒ 한석종

▲ 입석대 너머 눈꽃 속에 떠 있는 거북바위
ⓒ 한석종

한 몸이 되기도 전에
두 팔 벌려 어깨를 꼈다
흩어졌는가 하면
다시 모이고
모였다간 다시 흩어진다
높지도 얕지도 않게
그러나 모두는 평등하게
이 하늘 아래 뿌리박고 서서
아~ 이것을 지키기 위해
그처럼 오랜 세월 견디었구나!

- 무등산, 김규동 시

▲ 입석대를 지나 서석봉을 힘차게 오르는 희망의 발걸음.
ⓒ 한석종

▲ 눈 꽃으로 뒤 덮힌 서석대
ⓒ 한석종

▲ 눈 꽃으로 뒤덮힌 서석대
ⓒ 한석종
입석대에서 미끄러내리는 눈길을 헤치며 300∼400m를 더 오르면 거대한 돌병풍으로 둘러친 서석대와 마주하게 된다. 동에서 서로 장사진을 펼친 돌병풍은 석양이 질 무렵이면 수정처럼 반짝여 보는 이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무등산이 서석산으로도 불린 것도 이 서석대의 돌병풍이 만들어낸 절경에서 비롯되었으며 5월 하순 이 기암절벽 사방으로 철쭉꽃이 만개할 때의 모습은 눈꽃으로 만발한 지금의 모습과는 또다른 맛을 안겨준다.

입석대나 서석대가 기둥모양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펄펄 끓는 상태의 용암이 지표상에서 식으면서 수축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냉각면에 수직방향으로 갈라져 그 틈새에 비나 눈이 스며들게 되고, 스며든 물은 겨울에 얼어 팽창하면서 바위틈을 벌어지게 만든다. 이런 과정이 많이 진행돼 독립된 돌기둥이 늘어선 모양을 이루게 되었다 한다.

▲ 무등의 품에서 살다가 무등의 품으로 돌아간 한국화의 거목 의재, 의재미술관
ⓒ 한석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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