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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고 재미있는 내용과 형식으로 남과 북의 문화 차이를 극복해 화제가 되고 있는 MBC <느낌표>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인 신동엽씨.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영희 PD와 함께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를 이끄는 인물로 개그맨 신동엽씨를 빼놓을 수 없다.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 진행을 맡고있는 신씨는 밝고 경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진행방식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씨는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떠나, 통일문제를 접근하는 김영희 PD만의 발상이 좋았다"면서 "통일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만큼, 수위조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씨와의 일문일답.

"통일문제를 지나치게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접근방식이 좋았다"

- 김영희 PD가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를 제안했을 때 어땠나.
"처음에는 무조건 '같이 하자'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섭외하러 왔을 때도 계속 어떤 일인지 물었으나 안가르쳐주더라. 그러나 김 PD와는 오래 전부터 인간적 신뢰감이 쌓여 있다. 영희 형이 한다면 믿을 수 있었다. 나중에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 성공 여부를 떠나서 발상이 너무 특이하고 좋다고 생각했다. 통일문제를 다루는 방송은 많지 않다. 통일문제를 지나치게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김 PD만의 접근방식이 좋았다."

진행에 어려운점이 있다면? "출연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이겨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출연 어린이들이 지나치게 이겨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 안타깝다. 남측 어린이들은 떨어지고 나서 울기도 한다. 그러나 북측 아이들은 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북측에서 출제한 문제이고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줘도 남측 아이들은 지는 것 자체를 못견뎌 한다. 좋은 추억이 되려고 방송에 나왔다가, 결국 나오지 않는 게 더 나을 만큼 상실감을 크게 느끼는 어린이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적이 많다."

- 격세지감을 많이 느끼나.
"예전에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교과서에서 뿔 달린 북한 괴수들을 보기도 했다(웃음). 성인이 되고 나서 80년대 후반,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측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6.15 공동선언을 기점으로 남북관계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특별히 신경쓰는 점이 있다면?
"민감한 주제인 만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수위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기획했던 순수한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다른 연예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재미있으면서도 본질이 호도되지 않도록 수위조절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 화면으로 북측 어린이를 바라볼 때 어떤 느낌이 드나.
"외형만 보면 남측 어린이들이 체격도 크고 해서, 북측 어린이들보다 우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북측 어린이들은 잘 웃지도 않는다. 웃는 모습을 본적이 없고 그 또래 아이들이 지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남측 어린이들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북측 어린이들, 남측과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 만약 북에 가서 북측 사람들을 상대로 코미디를 한다면?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이다. 사람들은 '맞아, 맞아'하면서 공감을 할 수 있어야 웃는다. 그런데 북측 사람들과는 아직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 코미디가 힘들 것 같다. 그래도 굳이 웃기자면, 북측이 싫어하는 국가를 끄집어내서 비하시키면 좋아하지 않을까(웃음)."

▲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 문제 난이도에 관해 묻자 신동엽씨는 "일단 남측 어린이들이 자연에 약한 건 사실이지만, 북측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심하다 싶을 정도로 동식물 이름을 꿰뚫고 있더라"고 받아넘겼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출연하는 남측 어린이들이 북측 어린이에 비해 유난히 '자연' 문제에 약하던데.
"일단 남측 어린이들이 자연에 약한 것도 있지만 북측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심하다 싶을 정도로 동식물 이름을 꿰뚫고 있더라(웃음). 또 남측 어린이들은 유난히 객관식 문제에 환호를 지르며 좋아하고 주관식을 어려워한다. 방청객에 가서 기성세대들을 인터뷰해봐도 주관식 문제는 당황스러워 한다."

- <오마이뉴스>를 어떻게 봤는지.
"내가 방송을 하는 사람이니까 방송으로 비유를 해보겠다. 방송은 이런 프로, 저런 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프로부터 무게감 있는 시사프로그램까지 모두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새가 한 쪽 날개로만 날 수 없듯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성향을 가진 언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오마이뉴스>도 바로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진보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독자들에게 설 인사를 해달라.
"무엇보다 새해에는 많이 웃으시고 건강하세요. 저는 올해 목표를 수명연장 노화방지로 잡았답니다(웃음). 독자 여러분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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