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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2일 밤 10시 30분경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한화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2일 밤 10시 30분경 대검찰청을 나와 귀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검찰이 한화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을 전격 소환 조사함에 따라 이 전 의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검 중수부(박상길 부장)는 2일 오전 9시께 이 전 의장을 자진출두 형식으로 비공개 소환했으며, 이날 밤 10시30분경까지 13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13시간 넘는 강도 높은 조사... 이 전 의장 "결백" 주장

검찰은 이 전 의장을 상대로 한화로부터 금품 수수 여부와 비서관 장아무개씨가 3000만원어치 채권을 받은 것을 알았는지에 이어 금품을 추가로 받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리고 검찰은 이 전 의장이 한화에서 받은 정확한 액수와 수수 경위, 용처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전 의장은 검찰 출두 전부터 "결코 한화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에는 (내가) 로비를 받을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혐의 사실을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로부터 3000만원어치 채권을 받았다고 시인한 이 전 의장 비서관인 장아무개씨는 전날(1일) 검찰 조사에서 "2002년 8월 한화 임원에게서 1000만원짜리 채권 3장을 받아 같은 해 11월 고깃집 개업비용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덧붙여 그는 "이 전 의장에게는 돈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이 전 의장 등이 혐의 사실을 강력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구속된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과 다른 한화 관계자들로부터 이 전 의장측에 3000만원어치 채권을 포함해 수천만원의 추가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진술 및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검찰의 내부 의견은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로 모아졌으며, 사법처리에 어려움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이 전 의장의 사법처리 여부나 처벌 수위에 대해 "(이 전 의장이)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고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서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며, 상식 선에서 판단하라"고 신중한 입장과 함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검찰, 혐의 입증에 자신감... 어떤 혐의 적용할까

검찰이 이 전 의장에게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가 또다른 관심사로 주목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장이 지난 2002년 하반기 대한생명 매각 문제 등이 논의될 당시 국회에서 대한생명 인사 문제와 관련 있는 정무위가 아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이었던 점을 비춰보고 있다. 이 전 의장이 소속된 위원회는 대한생명 인수와 관련,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 전 의장에 대해 뇌물 혐의보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란 방향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반면 검찰이 이날 검찰조사에서 이 전 의장의 해명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무혐의 처리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일단 검찰은 2일 소환조사 후 이 전 의장을 귀가 조치했으며, 추가 소환여부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검찰은 이날 조사결과와 한화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종합해 한화 자금의 성격 등을 따져보고 조만간 이 전 의장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화의 다른 정·관계 인사 로비의혹 가능성 두고 수사

한편 검찰은 한화에서 이 전 의장 이외에도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화 관계자 등을 통해 확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관계자는 "확인된 것은 없지만 가능성이나 (수사) 성과가 미지수이기 때문에 좀더 봐야 한다"며 "(한화 로비의혹의) 전체 실체 규모를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이번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상대로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맥쿼리 생명과 '이면계약' 체결에 관여했는지와 금품 로비 등에 관여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때 김 회장의 소환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장 "검찰도 최선을 다했고, 나도 최선을 다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귀가하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있다.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귀가하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밤 10시30분경 대검 청사를 나선 이 전 의장은 "검찰도 최선을 다했고, 나도 최선을 다했다"며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 때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의장은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내가 지금까지 했던 말 중에서 어떤 말도 뺄 것도, 보탤 것도 없다"고만 말하고 대기중이던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대검 청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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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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