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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수
준수 ⓒ 이기원
집에 탁구 라켓과 공이 있었습니다. 광수와 둘이서 방학을 보내면서 이따금 밥상 두 개 나란히 펼쳐놓고 탁구를 쳤습니다. 밥상이 너무 낮아 불편했지만 아쉬운 대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서서 칠 수 없는 준수에겐 딱 알맞은 높이였습니다.

밥상 탁구대를 설치하니 광수가 라켓과 공을 챙겨가지고 왔습니다. 준수가 라켓 하나를 잡고 한쪽 끝에 앉았습니다. 광수도 라켓 하나를 들고 맞은 편에 앉았습니다. 준수와 광수의 탁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외로 준수는 탁구를 잘 쳤습니다.

"준수 탁구 참 잘 친다."
"난 윗몸은 정상이에요."

광수
광수 ⓒ 이기원
다리를 제대로 쓸 수는 없지만 윗몸을 움직여 하는 일은 정상이란 걸 강조하고 싶은 준수 녀석의 마음이 아프게 가슴에 박혔습니다. 치면 칠수록 준수는 빠르게 적응하는데, 서서 치는 데만 익숙한 광수는 앉아서 치는 탁구가 어색한지 실수가 많았습니다.

석 달만에 만난 준수와 광수는 예전처럼 운동장에서 공을 찰 수는 없었지만 밥상을 이용해서 탁구를 치면서 어울렸습니다. 준수는 동생인 광수에게 탁구 라켓을 제대로 잡아야 잘 칠 수 있다며 한 수 가르쳐주었습니다.

ⓒ 이기원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광수도 밥상 탁구대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탁구공이 빠르게 오고 가는 거실에는 석 달만에 웃음과 활기가 넘쳐 흘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 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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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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