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서 마구 파헤치고 터널을 뚫고
함께 살아 숨쉬자면서 맥을 끊어 두 동강 내고
조화를 이루자며 나무를 마구 베어 버리는 당신!
사랑한다는 그 말 난 안 믿을래요.
실연(失戀)의 아픔이 있는 현장은 동학사- 유성으로 가는 고개인 박정자에서 남쪽으로 10.06km 떨어진 계룡시 두계역 근처까지. 실연의 아픔을 겪는 당사자들은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을 관리하는 청년인 '국토관리청'과 계룡산 가문의 '관음산' 아씨.
관음아씨는 명문가인 계룡산 가문의 셋째 딸이다. 관음아씨는 훤칠한 이목구비와 화려한 화술을 구사하는 국토관리청의 집요한 구애에 그만 넘어가고 말았다.
보름달이 너무나도 환했던 어느 여름밤, "사랑해요, 함께 살아 숨쉬는 인연이 됩시다!"라는 사랑 고백에 둘은 장래를 약속했다.
아름답던 둘은 온 산이 울긋불긋한 단풍처럼 사랑에 흠뻑 물들기도 했다. 그러나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며 풀벌레가 마지막 울음을 토해 내던 늦가을 어느 날, 관음 아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는다.
“사랑해요, 함께 살아 숨쉬는….” 달콤한 말이 관음 아씨의 귓가에서 채 가시지도 안했는데 국토관리청은 그만 떠나 버리고 말았다.
사랑한다는 그 말 난 안 믿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