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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한 지난 8일 오후 출동한 소방차량이 완전 진화 후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8일 오후 출동한 소방차량이 완전 진화 후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난 8일 경북 칠곡군 장애인고용업체 공장의 불로 장애인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참극이 벌어진 가운데, 장애인 고용시설에 대한 안전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 장애인운동 단체인 대구장애인연맹(대구DPI)은 성명을 통해 장애인 고용시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대구DPI는 "지난 주말 S글러브 화재 사건은 다시한번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례"라면서 "불에 타 형제도 알아볼 수 없는 공장 건물을 보면서 절규했을 장애인들을 생각하면 몸서리 쳐진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구DPI는 "이번 참사에 대한 1차적 책임을 회사측에 돌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회사가 78명의 장애인을 고용해서 연간 3억원이 넘는 고용장려금 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자금을 지원받고도 장애인 생활시설의 안전설비나 관리감독은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DPI는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직업생활상담원이 3명이나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작 화재현장에는 아무도 없어 상담원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관리감독기관의 안일함에 대한 비난도 제기됐다. 대구DPI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S업체 측에 재정지원과 우수업체 선정 등 홍보에만 열을 올렸지만 정작 장애인 당사자들의 노동과 생활여건 개선에 대한 지원이나 지도감독은 소홀히 해 화재 참사가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대구DPI측은 이번 사건이 장애인 고용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대구DPI는 "이번 사고의 여파로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더욱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장애인 고용이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이 장애인 고용응 더욱 부담스러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윤삼호 대구DPI 정책부장은 "화재가 발생한 후 벌써부터 관계당국으로 장애인 직원들의 관리가 부담스럽다는 고용업체의 전화가 걸려온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장애인 고용의 위축이 아닌 여건개선과 고용확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립 꿈 키우다 비운... 주위 안타까움 더해

한편 경찰은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회사 대표 김아무개씨에 대해 소방법 위반 등 과실 여부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장애인 노동자 3명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놓은 상태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공장 기숙사에는 이 회사에 고용돼 일해오던 14명의 장애인 노동자가 잠을 자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나머지 장애인들은 기숙사 뒷편으로 대피해 부상을 입는 정도에 그쳤지만 유아무개(29)씨와 최아무개(36)씨 등 4명은 숨지고 말았다. 나머지 70여명의 장애인들은 주말을 맞아 귀가한 상태로 참극을 피했다.

특히 숨진 장애인 노동자들은 장애인 고용우수회사로 알려진 이 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기숙사 생활을 마다하고 자립의 꿈을 키우다 사망해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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