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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동이예요. 박수동이요. 일곱살이구요. 할머니랑 형아랑 같이 살아요. 형아 이름은 수철인데요, 초등학교 3학년이에요.

우리 집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비행기들이 지붕 위로 쒜에엑~ 소리를 내며 지나다니는 넓은 들판에 있어요. 우리 집에서 논길 밭길 사이를 건너서 아주 많이 걸어가면 천막 선교원이 나오구요. 거기서 또 한참 걸어 가면 버스도 다니고 택시도 다니고 아파트도 많은 큰길이 나오거든요. 하지만 아직 큰길까지는 몇 번 가보지 못했어요.

저번에 한번 건식이 형아 아빠가 할머니랑 나랑 봉고차에 태워서 학교 구경을 시켜 주셨거든요. 그전에는 엄마, 아빠 있다고 만날 뻐기는 건식이 형아를 우리 형아처럼 무조건 싫어했는데 그날 학교에 가면서 건식이 형아랑 친해지기로 했어요. 건식이 형아가 자기 장난감이랑 오락기랑 만화책이랑 다 가지고 놀아도 된다고 그랬거든요.

우리 형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건식이 형아는 우리 형처럼 꼬붕들을 막 때리지도 않고 병이랑 깡통 같은 거를 주워 오라고 시키지도 않는다고 했어요.

지난 번엔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보물들(설탕 봉지랑 고기 통조림들)을 꼬붕들한테 조금씩 나누어 주기도 하고…. 어쨌든 봉수랑 준식이 같은 내 친구들도 툭 하면 화만 내는 우리 형아보다는 건식이 형아가 좋은 편이랬어요.

아줌마들이 올 때는 가짜로 슬픈 척을 해야 해요

ⓒ 배수원
며칠 전에는 우리 집에 천막 교회 목사님이랑 집사님 아줌마들이 오셨어요. 언제나 목사님하고 같이 오시는 집사님 아줌마들은 우리 집 부엌이랑 방을 기웃거리고 우리 형아랑 나를 보며 항상 "쯧쯧"하며 혀를 차세요. 그러면 우리 철이 형아는 가짜로 슬픈 얼굴을 만들어서 아줌마들에게 이렇게 말해요.

"고맙습니다."

그럼 저도 얼른 옆에서 따라 해야 돼요.

"고맙습니다."

이건 비밀인데요. 형아가 그러는데 아줌마들이 올 때 우리는 가짜로 슬픈 척을 해야 한데요. 왜냐하면 우리가 슬픈 것처럼 보여야 아줌마들이 우리에게 돈도 더 많이 가져다 주고 쌀이랑 라면 같은 것도 더 많이 준다구요.

목사님이랑 아줌마 집사님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형아는 제일 먼저 봉투를 열어 봐요.

"우와, 십만원이다! 할머니, 이걸로 나 오락기 하나만 사 주라. 응?"

형아는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만날 할머니에게 오락기를 사달라고 졸라요. 건식이 형아한테는 오락기를 빌려 주지 않는다고 만날 욕을 하구요. 건식이 형아랑 친하게 지내면 좋겠는데 우리 형아는 건식이 형아가 '치사한 새끼'라면서 죽어도 안 빌린대요.

형아랑 나는 할머니랑 살아요. 엄마는 잘 모르겠구요. 아빠는 내가 세살 때 먼저 하늘 나라로 가셨대요. 할머니는 공항 쓰레기 고르는 일을 하세요. 우리 동네에는 비행기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어요. 여름에는 벌레도 많고 냄새도 너무 지독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는 냄새도 안 나고 벌레도 없어서 쓰레기 고르기가 좋아요.

저도 할머니 옆에서 하루 종일 골라 봤는데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맛있게 보이는 고기들이랑 거의 새 것 같은 물건들도 많아요. 닭다리도 있구요. '수땍끼'라고하는 넓적한 고기 같은 것도 있는데 할머니는 그런 고기들이 나오면 잘 싸가지고 오셔서 찌개를 끓여 주세요.

할머니가 만들어 주는 음식은 다 맛있지만 고기찌개는 진짜 최고로 맛있어요. 그런데 형아는 김치만 먹어요. 그런 거 먹으면 거지라나요.

우리 형아는 할머니 말대로 청개구리인가 봐요. 만날 할머니 속을 썩여요. 학교도 잘 안 가고 싸움질만 하고 지난 번엔 문방구에서 뭘 훔치다가 걸려서 경찰서에 잡혀갔는데 목사님이 데려왔어요. 목사님은 형아랑 우리 집 일엔 언제나 제일 먼저 도와주시는 고마우신 분이세요. 가끔 살짝 목사님이 우리 아빠였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한번도 말하진 않았어요. 그러면 목사님도 엄마나 아빠처럼 우리를 떠나실까 봐요.

지난 주일 예배 시간에 목사님이 그러셨어요. 착한 일을 많이 한 사람한테는 산타 할아버지가 좋은 선물을 주신다구요. 정말 큰일 났지 뭐에요. 진작에 알려 주셨으면 저도 착한 일을 많이 했을 텐데…. 그래서 "목사님,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착한 일 한 적이 없는데요. 그러면 선물 안 주시나요?"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목사님이 빙그레 웃으시면서 "동이가 한 착한 일은 목사님이 다 기억하고 있어요" 하시는 거예요. 목사님은 정말 신기해요. 나도 알지 못하는 일을 알고 계신다니까요. 하지만 목사님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거든요. 그래서 저도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려 보기로 했어요.

"산타가 어디 있어? 난 아직 한번도 못 봤다"

▲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고 있는 '빛의 축제' 루미나리에. 세상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 이장희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형아에게 목사님 말을 전했어요. 그런데 형아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계속 뭘 뒤지는 거예요.

"형아, 산타 할아버지에게 뭐 받고 싶어?"
"시끄러, 새끼야. 산타가 어디 있어? 난 아직 한번도 못 봤다. 순 거짓말이야. 병신…."
"형아, 목사님이 거짓말을 한다고? 아니야 형아가 나쁜 짓을 많이 해서…"

거기까지 말했는데 형아의 주먹이 내 머리를 쳤어요.

"너, 이 새끼 죽어 볼래?"
"근데, 형아 뭐 찾아?"
"시끄러!"
"어? 그거 할머니 꺼자나."
"그래도 이 새끼가!"
"퍽."

너무 아파서 한참을 울고 보니 형아는 벌써 어디로 갔는지 없는 거예요. 그리고 얼마가 흘렀는지 할머니가 깨우는 소리를 듣고 일어났어요.

"이 누마야, 무신 낮잠을 이래 자누? 일나그라. 밥 묵어야제."

할머니는 언제 집에 왔는지 벌써 밥을 해서 밥상을 들고 들어 오시는거예요. 할머니가 해주는 밥은 항상 맛있어요. 어쩌다가 건식이 형아네서 밥을 먹으면 김이랑 소세지랑 고기 반찬이 부럽기도 하지만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는 김치찌개가 백배는 더 맛있어요.

밥을 다먹고 양말을 꿰매던 할머니가 형아를 찾았어요.

"수철이 이눔은 또 어딜 갔나? 참말루 뭔 아 새끼가 이래 풀방구리맹키루 돌아만 뎅기누? 바라 동이야, 형아는 어데 갔노?"
"몰라. 아까 저기 할머니 가방 열고 뭘 찾는 거 같아서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 막 때리고…"
"뭐시, 할미 가방을? 하이구 이누무 새끼, 요 베라 먹을 너무 자슥가트니라구."

할머니는 가방을 열어 보고는 좋아하는 연속극도 안 보시고 형아 욕을 했어요.

"하이구 이 너무자슥, 이 시러배아들넘가트니, 오라를 질넘, 옘병할 넘, 땀을 낼넘… 그기 무신 돈인데… 이 엄동설한에 땔감 살 돈을 들고 가냐 이눔아. 아이구 이 볶아 먹어도 시원찮을 넘아."

그날 형아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아마도 형아네 아지트에서 잘 거예요. 할머니가 막 화를 내고 욕을 하면서 물었지만 절대로 아지트 만큼은 할머니에게 말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걸 말하는 건 배신이고 배신한 놈은 더 이상 형아의 동생이 아니라고 했거든요. 하늘땅 별땅 각기별땅 엄마 아빠한테 걸고 맹세한 거라서 죽을 때까지 말하면 안 되니까요.

우리 형아 비밀 아지트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좋아요. 어른들에게 절대로 들키지 않게 잘 숨겨 놓았구요. 추운 날은 깡통불을 때면 아주 따뜻해요. 형아는 집보다 아지트가 더 좋은지 툭하면 친구네서 잔다고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고 아지트에서 자길 좋아해요.

아침에 할머니가 밥상을 차려 놓고 쓰레기장에 나가신 후에 살그머니 일어나 밥을 먹고 나왔어요. 형아한테 가보려구요. 밖에 나가기 전에는 항상 아궁이를 막아야 해요. 그래야 연탄도 많이 들어가지 않고 방도 식지 않는다고 할머니가 그러셨거든요.

아궁이를 막으러 부엌에 가 보니 연탄이 딱 다섯장 남아 있었어요. 구멍을 막고 살아도 하루에 두장씩은 들어간다고 했으니까 이제 두 번만 갈면 우린 차가운 방에서 자야 할지도 모르는데 형아는 그것도 모르고 할머니 돈을 가져갔나 봐요.

그래서 형아에게 달려갔지요. 연탄 사게 얼른 돈 가져다 놓으라구요. 아지트에 가 보니 동네 형아들이 다 모여 있었어요. 뒷집 병삼이 형아가 아빠 담배를 훔쳐와서 다른 형아들하고 한번씩 피워 보는데 모두 기침을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뭐가 좋은지 낄낄거리고 있는 거예요. 형아는 마치 대장이라도 된 것처럼 뻐기면서 친구들에게 순서를 정해 주고 있었어요. 다음 진호, 그 다음은 명철이, 그 다음엔 그래 내동생 수동이….

그런데 그게 뭐냐면 오락기였어요. 나는 깜짝 놀라서 형아한테 물어보았어요.

"형아, 할머니 돈 훔쳐서 오락기 샀어?"

형아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는 듯 말했어요.

"그래, 왜? 어차피 그 돈 내가 아줌마들 앞에서 불쌍한 척 해서 받은 거니까 내가 써도 되는 돈이야. 아줌마들이 우리 뭐 사 주라고 준 돈이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근데 너 배신 때리고 꼰지르면 죽을 줄 알아. 너하고 나하고 원수되는 거야."

나는 저절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남자 새끼가 왜 울고 지랄이야. 병신처럼. 그러니까 건식이 새끼가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 만날 기지배처럼 울고 그 새끼가 하라는 대로 하니까 놀리고 그러지."

하나님께 기도를 하면 들어 주겠지요?

▲ 도심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올해는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기쁜 성탄이 되길...
ⓒ 이장희
그래도 난 눈물이 계속 나왔습니다. 그냥 할머니를 생각만 하면 자꾸만 나왔습니다. 형은 오늘도 집에 오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어른들한테 이르면 죽여 버린다고 나를 윽박질렀습니다. 논길을 따라 울면서 걸어가다 보니 하늘 가득히 눈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주 멀리 천막교회 십자가가 보였어요.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하나님께 기도를 하면 들어 주실 것같은 생각이요. 목사님이 오늘 저녁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 주실 거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예수님께 부탁해 보려구요.

천막 교회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오늘은 큰 길에 있는 따뜻하고 넓은 교회에서 합동예배를 보기로 했거든요. 천막 예배당에는 예수님과 나 둘이만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수님은 이렇게 추운 날 옷도 안 입고 계시는 거예요. 얼마나 추우실까요? 그래서 저렇게 슬픈 얼굴로 나를 바라보셨나 봐요.

점퍼를 벗어서 예수님을 덮어 드렸어요. 그랬더니 예수님이 웃으시면서 뭘 갖고 싶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한가지만 들어주신다구요. 예수님은 심술쟁이신가 봐요. 어떻게 하나만 말을 하라고 하시는지….

우리 형아 착한 사람되게 해달라고 할까? 엄마 아빠를 만나게 해 달라고 할까? 아! 그렇지, 연탄! 연탄을 주시면 할머니도 형아도 모두 좋아할 거야.

"예수님, 연탄을 주세요. 우리집 부엌에 연탄을 내 키만큼만 쌓아 주세요."

그럼 할머니도 화 안 내실 거구요. 형아도 집에 다시 올 수 있을 거니까요.

"예수님, 부탁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연탄을 주세요."

기도를 마치고 교회를 나와 집으로 가려고 보니 세상에는 온통 흰 눈이 덮여 있었어요. 뽀드득 뽀드득 내 발소리를 들으며 논둑을 걸어가다 보니 또 눈이 오는 거에요. 저 눈이 솜이불이라면 얼마나 따뜻할까요?

멀리 건식이 형아네 집에서 나오는 불빛이 보였어요. 엄마, 아빠가 있고 따뜻한 집이 있는 근식이 형아가 참 부러웠어요. 논이랑 밭에도 눈이 덮여서 하얀 이불을 깔아 놓은 것 같아요. 아마 건식이 형네랑 천막교회 중간쯤 왔을 거예요. 논둑에 뭔가 한무더기가 눈에 하얗게 덮여 있는 거에요. 처음엔 쓰레기 봉지가 떨어졌겠지 했는데 가까이 가 보니 할머니가 쓰러져 계신 거에요.

할머니는 연탄 대신 쓸 땔감을 주워서 머리에 이고 오시다가 여기서 넘어지셨던가 봐요. 형아는 남자는 울지 않는 거라고 했지만 또 눈물이 나왔어요. 엉엉 울면서 할머니를 붙잡고 흔들었어요. 그래도 할머니는 눈을 뜨지 않았어요. 땔감을 붙잡고 있는 할머니 손이 새파랗게 얼어 있었어요.

우리 할머니 손은 말린 옥수수대처럼 등을 긁으면 시원하고 배를 쓸어 주면 소화제처럼 아픈 배가 낫고 우리 형아랑 내 옷을 요술처럼 꿰매 놓고 맛있는 음식을 뚝딱 차려 주는 너무나 좋은 손인데…. 잠 잘 때면 한번씩 얼굴을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손인데…. 우리 예쁜 할머니 손이 나뭇가지처럼 까맣게 얼어 있었어요. 호호 불어 봐도 내 뺨에 대고 비벼 봐도 소용이 없었어요.

"할머니, 잠깐만 기다려 봐. 내가 금방 목사님이랑 의사 선생님이랑 데려올게. 할머니 죽으면 안돼. 내가 얼른 뛰어 갔다 올게. 알았지?"

정신 없이 뛰어서 큰 길에 있는 교회로 갔어요.

"예수님, 연탄은 취소예요. 우리 할머니, 할머니 깨어나게 해 주세요. 연탄 안 주셔도 돼요. 형아랑 나랑 나뭇가지를 주워 오면 돼요. 예수님 정말이에요. 연탄 말고 할머니를 구해 주세요."

우리 동이가 예수님께 더 큰 것을 드렸습니다

꿈을 꾸었나 봐요. 누군가 내 손을 잡고 있어요. 그리고 뭐라고 자꾸 내 귀에 소리치는 거예요. 맞아요. 이건 틀림없이 형아 목소리에요. 형아가 왔나 봐요. 형아하고 부르고 싶은데 말이 안 나와요. 눈도 잘 안 떠지구요. 가위에 눌려서 일어날 수가 없는 건가 봐요. 지난 밤에도 이런 꿈을 꾼 적이 있는데 할머니가 그게 가위 눌리는 거랬어요.

'아참, 그럼 할머니… 할머니도 다 꿈이었나? 형아가 할머니 돈 훔쳐서 오락기 산 것도 다 꿈이었나? 아, 그럼 정말 좋겠다.'

웅웅웅 말소리가 들리네요. 이건 할머니 목소리, 그리고 저건 목사님 목소리….

"할머니, 큰일 당하실 뻔했습니다. 녀석이 맨발로 달려 오지 않았더라면…."
"에구, 내가 어떻게 죽심니까. 저런 시퍼런 손주 새끼들 두고 내는 몬죽십니더. 질긴 목심 저눔들 지손으로 밥해 묵는 거나 보고 죽을랍니다. 맘 같아서는 벌써…."
"아이구, 할머니 그런 소리 마세요. 애들을 보고 사셔야죠. 이제 수철이도 할머니 속 썩이지 않고 착한 손주가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그치 수철아?"
"네, 목사님."

형아가 울고 있나 봐요. 나한테는 울지 말라면서 형아는 왜 울고 있을까요?

"이그, 얼라가 무신 죄가 있겠슴니까? 그저 어린 것들 두고 떠난 지에미 아비 탓이죠. 내가 저넘아들만 보믄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이구 애처러운 것들 같으니…."
"집에 쌀이랑 연탄 들여 놓았습니다. 왜 진작 말씀을 하시지 않고….언제든지 저한테 말씀하시라고 했지 않습니까?"
"늙은 게 염치도 없이 돈 한푼 안 내고 어찌 만날 얻어다만 쓴답니까? 산에서 검부쟁이랑 나뭇가지랑 긁어다가 때고 살아도 되는데…."
"아닙니다, 할머니. 우리 동이가 예수님께 더 큰 것을 드렸습니다. 그거면 충분합니다. 동이는 너무 걱정마시구요. 링거 다 맞고 한잠 푹 자고 나면 괜찮을 겁니다. 발에 난 상처도 동상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마시구요."

히히히, 졸립지만 바보처럼 자꾸 웃음이 나요. 예수님이 동이 소원을 들어주셨으니까 말이에요. 예수님 감사해요. 동이 소원 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예수님 메리 크리스마스.
목사님 메리 크리스마스.
할머니, 수철이 형아, 메리 크리스마스.
친구들아, 형아들아. 모두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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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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