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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붐을 일으키는 저학년을 위한 세계명작모음책이 있다. 무려 408페이지에 33가지 이야기가 들어가 있는 이 책은 흔히 학교에서 읽어 오라는 세계명작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러나 <톰소여의 모험>은 일곱장이면 끝나고, <걸리버 여행기>는 여섯장이면 끝나고 마는, 아주 '단촐한' 책이다.

과연 이런 책이 아이들을 위해 필요할까? 세계명작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것보다는 저학년을 위한 책이 더 잘 팔리고, 미취학 아동을 상대로 한 책은 아주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출판사들은 그런 수요에 발맞추어 청소년이 읽을 책들을 계속해서 내용을 줄이고 줄여서 단 일곱, 여덟장의 또 다른 소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런 책들 속에서 '빨강머리 앤'의 발랄하고 낙관적인 생활력이나 '톰소여'의 개구장이 모험을 느끼지 못한다.

미취학 아동에서 저학년 사이 아이들은 판타지가 가미된 그림책과 생활동화책 ,과학도감류를 즐겨 찾는다. 이제 겨우 말을 배우고 글을 읽으면서 내용을 느리게 이해하는 아이들에게 세계명작은 유명무실한 책일뿐이다.

더군다나 세계명작 책이 요즘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지도 의문이다. 아이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보다는 또래 아이들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나쁜 어린이표>와 같은 책이 더 가슴에 와닿을 것이다.

이전 어머니 세대들은 세계명작 시리즈를 한질쯤 집에 놔두는 것이 거의 관례였다. 그러나 요즘은 우리 나라 독자들을 위한 출판시장이 발전하면서 외국 책보다는 우리 나라 책들이 큰 인기를 끌고 해외에 출판계약을 하고 상을 탈 정도로 출판 문화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세계명작 필수인 독서교육, 이제는 영원히 굿바이했으면 한다.

톰소여의 모험

마크 트웨인 지음, 강명희 옮김, 지경사(2010)


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이마주(2017)


걸리버여행기 - 논술 실력을 키워 주는 초등명작 14

조나단 스위프트 지음, 이혜진 옮김, 깊은책속옹달샘(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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