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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패 '우리나라'는 11~12일 이틀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04년 겨울콘서트를 열었다
노래패 '우리나라'는 11~12일 이틀 동안 서울 대학로에서 2004년 겨울콘서트를 열었다 ⓒ 석희열
조국해방. 무심한 세월은 흘러 그날로부터 60년이 지났건만 그때 치우지 못한 역사의 찌꺼기들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쌓이고 쌓여 더욱 기승을 부리며 지독한 악취와 함께 온갖 질병과 해악을 이땅에 뿌리고 있다.

민족노래패 '우리나라'의 2004년 겨울콘서트 '환갑잔치'는 지난 60년간 민족의 숨통을 짓눌러온 반동의 역사를 해방맞이 60돌에 앞서 깨끗이 청소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콘서트에는 모두 800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번 콘서트에는 모두 800여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 석희열
11~12일 이틀 동안 서울 대학로 소극장 'SH클럽'에서 4차례에 걸쳐 펼쳐진 이번 콘서트에는 800여명의 열성팬들이 음악의 향연을 즐겼다.

12일 오후 6시2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펼쳐진 마지막 공연은 한마디로 힘이 넘쳤다. 또 마디마디 터져나온 멘트에서는 관객에 대한 예의와 진한 사랑이 배어나왔다.

무대 왼쪽의 대형 스크린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화면구성으로 막이 오른 이날 공연에서 '우리나라'는 자신의 명곡 이어부르기로 본격적인 역동의 무대를 이어나갔다.

선곡도 '우리 하나되어' '벗들이 있기에' '경의선 타고' 등 주로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곡을 준비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이날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다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이날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다 ⓒ 석희열
모처럼 만끽하는 열정적인 무대에 관객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서너 곡을 연달아 부른 뒤 "고맙습니다"로 첫인사를 건넨 '우리나라'는 "해방 60년, 잔말 말고 떠나야 할 것들은 모두 치워버리자"면서 "갑갑한 마음일랑 오늘 확 풀어버리고 치열한 삶을 다시 한번 계획하자"며 관객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12일 저녁 공연장을 찾은 250여 관객이 1층과 2층의 객석을 모두 메우고 있다
12일 저녁 공연장을 찾은 250여 관객이 1층과 2층의 객석을 모두 메우고 있다 ⓒ 석희열
이날 '우리나라'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우린 하나요' '통일이 안보다' '우리끼리 우리 민족끼리'를 비롯하여 노골적인 반미정서를 담고 있는 '떠나라' '미8군인지 X8군인지' '반미풍물관' 등 20여곡을 선사했다. 또 '죽창가' '대결' 등 70~80년대 투쟁가요로 40, 50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관객들은 '우리 하나되어' '벗들이 있기에'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등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흘러나오면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집단율동을 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이라크 시민 하이셈(앞줄 오른쪽)과 살렘(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은 한국의 공연문화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시민 하이셈(앞줄 오른쪽)과 살렘(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은 한국의 공연문화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 석희열
특이 이날 콘서트에는 갓 결혼한 부부가 신혼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공연장을 찾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또 전범 민중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이라크 시민 살렘(42)과 하이셈(35)도 이날 공연을 즐겼다.

대중집회 사회자 최광기씨는 이날 초대손님으로 나와 관객을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자신의 영원한 '18번' '바위처럼'를 객석과 함께 불렀고 특유의 입담으로 관객의 마음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절정의 무대를 연출했다.

대중집회 사회자 최광기씨는 이날도 특유의 입담으로 공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대중집회 사회자 최광기씨는 이날도 특유의 입담으로 공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 석희열
마지막 노래 '축제의 날'에 이어 두 번의 앙코르를 받고도 관객들은 계속해서 박수갈채를 보내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감동의 여운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서인지 관객들은 삼삼오로 짝을 지어 주변 술집으로 가서 밤늦게까지 얘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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