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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은 따뜻한 기후로 여전히 산과 들이 푸르다.
남해안은 따뜻한 기후로 여전히 산과 들이 푸르다. ⓒ 심은식
이번에 소개할 곳은 경상남도 남해군 물건리의 물건항과 독일마을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사진을 통해 살펴보자.

항구로 내려가는 마을의 집들은 아직도 돌담을 두르고 있어 골목을 돌아다니는 일도 즐겁다.

돌담이 정겨운 마을풍경
돌담이 정겨운 마을풍경 ⓒ 심은식
물건항은 작고 조용한 포구로 작은 고깃배들이 부두에 정박해있는데 낚시를 위해 대여를 해주기도 한다. 주변의 작은 식당들에서는 직접 잡은 자연산 잡어로 매운탕을 끓여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물건항 부두의 배들
물건항 부두의 배들 ⓒ 심은식
부두 바로 옆으로 말갛게 씻긴 자갈 해안이 이어지는데 이른바 청정해역인 이곳 남해의 바다는 무엇보다 그 맑고 푸름을 자랑한다.

맑고 투명한 남해의 바다
맑고 투명한 남해의 바다 ⓒ 심은식
투명한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을 따라 뒤쪽으로는 물건방조어부림이 위치하고 있는데 남해12경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어부림은 태풍과 염해로부터 마을을 지켜주고 고기를 모이게 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곳 물건리의 어부림은 길이 1.5km, 너비 30m의 반달형으로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이팝나무, 푸조 나무인 낙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300년 된 40여종류의 수종이 숲을 이루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50호로도 지정되어있다. 여름의 울창함과는 또 다른 고즈넉함과 한적한 해변이 색다른 맛을 준다.

물건방조 어부림
물건방조 어부림 ⓒ 심은식
해안을 등지고 도로건너편의 언덕을 보면 이국적인 집들이 모여 있는데 이곳의 명칭은 ‘독일마을’.

마을 입구에는 독일국기와 한국국기를 함께 걸어놓았다.
마을 입구에는 독일국기와 한국국기를 함께 걸어놓았다. ⓒ 심은식
이곳의 주민들은 지난 1960년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되었던 분들로 지난 2001년부터 이곳에 부지를 조성해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다.

독일 마을 전경
독일 마을 전경 ⓒ 심은식

마을 내부의 이국적인 소품들
마을 내부의 이국적인 소품들 ⓒ 심은식
이곳 주택들은 외관만 독일식이 아니라 건축법 자체도 독일식으로 지어져있다. 어떤 집들은 자재도 독일에서 직접 운반해서 사용한다.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싶지만 현재 집을 짓고 있던 배정일(64) 씨의 얘길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공기층이 있는 벽돌, 중간에 석면과 공기층, 그리고 다시 외부용 블록, 총 45cm지. 이런 식으로 짓지 않으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없어. 독일에서는 이렇게 짓지 않으면 허가 자체가 나지 않아. 부유한 나라지만 그러면서도 더 철저하다고. 내가 1966년도에 한국을 떠났는데 돌아와 보니 아직도 그때랑 벽돌이 똑같아. 개선을 할 생각을 못한 거지.”
그는 덧붙여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고 싶어도 누구하나 진지하게 배우려 들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집을 직접 짓고 있는 배정일(66)씨
집을 직접 짓고 있는 배정일(66)씨 ⓒ 심은식
마을의 몇몇 집은 여행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제공하는데 비용은 일반적인 펜션과 비슷하다. 숙박을 했던 집의 박미자(62)씨는 독일에서 15년간 간호사로 근무했었다고 해서 저녁 식사 후 독일생활에 대해 언어문제로 일어났던 재미있는 일화들, 영화 같은 연인들의 사연 등 여러 가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분들이 그 곳에서 얼마나 당당하게 인정받고 열심히 살아왔는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실제로 얼마 전 방송국에서 자신을 촬영한 부분들을 다소 왜곡되게 편집되어 방영된 것에는 불편함을 표하기도 했다.

독일 마을을 방문할 때 한 가지 주의 할 것은 이곳이 관광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분들이 한국에 정착해 마을을 이루고 일상생활을 하는 곳이므로 함부로 실내로 들어가 보거나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아직도 꽃이 피어있는 남해안
아직도 꽃이 피어있는 남해안 ⓒ 심은식
평화롭고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싶은 연인들, 주저하지 말고 남해바다로 달려가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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