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늘 점심식사는 솔방울 속에 있는 소나무 씨앗입니다. 고소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것입니다.
오늘 점심식사는 솔방울 속에 있는 소나무 씨앗입니다. 고소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것입니다. ⓒ 윤형권
사람들은 우리를 '청설모'라고 부릅니다. 호적에 올라 있는 실제 이름은 청서(靑鼠;Sciurus vulgalis coreae)입니다. 시조에 해당하는 조상은 쥐이고요. 중시조는 다람쥐입니다. 우리는 젖을 먹고 자랍니다. 여우나 담비를 제일 무서워하지요. 우리들은 유라시아 지역의 삼림이나 공원에서 주로 자라며, 날카로운 발톱이 있어 나무줄기도 잘 기어오른답니다.

우리들은 적갈색, 갈색, 검은색 등 여러 가지 몸 색깔을 하고 있어요. 우리는 먹는 것 하나 만큼은 끝내줍니다. 주로 초식성인데 계절에 따라 변합니다. 가을에는 과일이나 열매를 먹지만 겨울에는 소나무 씨앗 같은 것을 먹기도 한답니다. 먹이가 귀해지면 나무껍질을 먹기도 합니다. 이처럼 먹성이 좋다보니 가끔 사람들이 심어놓은 밤, 대추 등 과일이나 땅콩, 고구마 등을 몰래 훔쳐 먹는 개구쟁이 친구들이 있어 사람들한테 혼날 때가 많아요.

보금자리는 나무 꼭대기에 있고요. 겨우내 먹을 것은 땅속이나 나무구멍을 파고 저장해 놓습니다. 먹성이 좋은 것만큼 번식력도 왕성한 편입니다. 한번에 3~7마리의 새끼를 낳지요.

우리더러‘다람쥐다!’하고 쑥떡거리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주로 나이 어린 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그럽니다. 잘 보세요. 다람쥐는 우리들도 잘 아는 친구들인데, 우리는 다람쥐보다 몸집이 큽니다. 또, 몸 색깔을 보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것입니다. 어쨌거나 다람쥐는 우리하고 먼 친척뻘 되니까 조금 닮은 것입니다.

ⓒ 윤형권
"아까 솔방울 큰 것 하나가 이 근처에 떨어졌는데 어디 있지? 풀 사이로 숨은 게 분명한데, 오늘 점심은 고소한 소나무 씨앗을 먹을 수 있겠네. 향기도 좋고 맛도 좋아서 요새같이 먹을 것 귀할 때는 소나무 씨앗이 최고지. 근데 어디 있는 거야. 킁~킁.”

ⓒ 윤형권

“앗 여기 있다. 여기서 먹을까, 아니면 동생이 있는 나무 위로 가서 먹을까. 동생이 좀 달라고 할 텐데…. 그런데 아까부터 누군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보자, 음~ 저쪽 나무 뒤에서 이상하게 생긴 물건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총은 아닌 것 같고…. 지난번에 이웃 마을에 놀러 갔다가 그 놈의 총 때문에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는데, 그것참! 처음 보는 물건인데 뭘까? 에라 모르겠다. 이런 땐 36계 줄행랑이 최고지. 뛰자!”

우리가 나무를 오르내리면서 부지런히 먹을 것을 찾아다니다 보면, 몰지각한 사람들이 던지는 돌멩이에 깜짝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재미로 돌멩이를 던지는가본데 우리는 한 방 맞으면 그날로 세상을 뜹니다. 제발 장난으로 돌을 던지지 마세요. 우리도 부모자식이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는 가족이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