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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요,  두울이요" 연탄을 세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정겹다.
"하나요, 두울이요" 연탄을 세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정겹다. ⓒ 송영한
지난 날 서민들에게 따뜻한 구들을 선사하며 사랑받고, 연탄가스로 지탄받다가 언제부터인가 기름과 가스보일러에 밀려 홀대 받던 연탄이 이제 다시 따뜻한 온기를 담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3일 이른 10시, 구리시 인창동 1통(통장 권갑수 56세) 속칭 달동네에서는 사단법인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하 나눔운동 이사장 변형윤)에서 1만2000장의 연탄을 전달하는 뜻깊은 행사가 벌어졌다.

이동섭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운영이사
이동섭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운영이사 ⓒ 송영한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는 “이웃사랑과 남북화해의 화톳불이 되자”는 슬로건 아래 총 100만장의 연탄을 모아 추위에 떠는 북한동포에게 50만장 그리고 남한 불우이웃에게 50만장의 연탄을 나누어주어 추운 겨울을 앞두고 훈훈한 사랑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날 행사는 윤호중(열린우리당. 경기 구리) 의원의 주선으로 구리시 사회복지과에서 8개동 저소득 수급자 52가구를 선정하여 골고루 나누어주었다.

나눔운동 이동섭(대한석탄공사감사) 운영이사는 “처음에는 막장에서 일하는 탄광 노동자들이 3~4만원씩 성금을 모아 시작한 이 운동이 이처럼 한반도 전체를 달굴 줄은 몰랐다”면서 “북한에는 이미 한 달 전에 30만장의 연탄을 전달했으며 탄광노동자들이 3억여원의 성금을 모아 연탄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전국화물차주협의회' 소속 운전자들은 무료로 연탄을 운송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이사는 “아직도 남한에만 19만 가구가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면서“내년에는 200만장 이상을 목표로 1만 여개의 '사랑의 연탄 저금통'을 만들 계획” 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원도 오늘은 연탄배달부
국회의원도 오늘은 연탄배달부 ⓒ 송영한
연탄 나르기에 구슬땀을 흘리던 윤호중 의원은 “새벽 같이 연탄을 갈아 넣다가 머리가 띵해 김칫국을 퍼마시던 때가 엊그제 같이 새삼스럽다”며 “연탄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의 산이 푸르러 졌는데 땔감 부족으로 민둥산이 되어가는 북한의 산들도 어서 푸른 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구리사회복지관 최길수 관장은 "굳이 시인의 시를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사회에 이렇게 서로에게 따뜻한 불씨가 되고자 하는 마음들이 있는 한 우리사회에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나르는 것은 연탄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우리가 나르는 것은 연탄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 송영한
구리시복지과 이채범 팀장도 “지난날 처마 밑에 가득 찬 연탄만 보아도 뿌듯했을 때가 있었는데 연탄을 받아도 쌓아둘 곳이 없는 가정이 수두룩하다”며 “곧 합리적인 수급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연탄재 묻은 얼굴을 아랑곳 하지 않고 연탄 나르기에 바빴다.

이날 연탄을 전달 받은 김순례(여, 70세)씨는 “지난 여름 한통 넣은 기름이 아끼느라고 아직 반이나 남았다” 면서 “10살 난 손자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뜻밖에 이런 선물을 받고, 집주인도 연탄보일러로 바꿔준다니 올 겨울 한 걱정이 가셨다” 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신병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누워 있던 권순관(남. 78세)씨도 “아픈 몸이나마 따뜻하게 눕힐 수 있으니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며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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