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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도 '신행정수도사수'에 참여
불심도 '신행정수도사수'에 참여 ⓒ 윤형권
"양반들도 할 말 있다. 행정수도 돌려 달라!"
"사탕 줬다가 독약 주는 정당, 이런 정당은 있으나 마나."
"공주시내가 30년 전 서울의 뒷골목보다 못한 걸 보고 눈물이 나려고 한다."
"국민은 국회의원 뽑고, 국회의원은 법을 만든다. 그런데 법 만들 때마다 헌재에 물어봐야 하나?"
"행정수도 문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다.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해야 한다."
"헌재의 행정수도위헌판결은 지역간의 갈등을 불러왔다. 이것이 안타깝다."
"<조선일보>가 충청권에 약 25만의 독자가 있었는데, 신행정수도건설을 반대하고 지금은 횡설수설하고 있다. 최근 충청권에서 1만 명의 독자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성 공산성 앞에서 신행정수도사수 궐기대회가 열렸다.
백제의 수도였던 웅진성 공산성 앞에서 신행정수도사수 궐기대회가 열렸다. ⓒ 윤형권
공주 양반들이 일어섰다.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판결이 난 지 40여 일이 지난 오늘 오후 2시, 백제의 산성이었던 공산성 앞에서 신행정수도사수 공주시민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1차 행사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공주시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한 뒤 처음 치르는 행사다.

약 2천여 명의 공주시민들이 쌀쌀한 초겨울 날씨를 녹이려는 듯 백제의 수도를 방어했던 공산성 앞에 모여 함성을 지르며 헌법재판소, 특정언론, 정치권을 성토했다.

이 자리에는 주로 60세 전후로 한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는데,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연사의 주장에 박수를 치며 호응하기도 했다.

불심(佛心)도 '행정수도사수'에 나섰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결정에 깊은 상처를 받은 중생들을 어루만지기 위해 불심이 나선 것이다. 조계종 6교구 본사인 마곡사 교무인 선일 스님과 마곡사공주포교당 혜철 스님 그리고 공주시 탄천면 안영사 주지인 성원 스님이 행사에 참여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 주먹을 치켜들며 호응했다.

나이가 비슷한 노인과 노승, 이들이 사는 길은 다르지만 희망은 같을 것이다.
나이가 비슷한 노인과 노승, 이들이 사는 길은 다르지만 희망은 같을 것이다. ⓒ 윤형권
"신행정수도 건설한다고 하더니, 이제와서 또 안 한다고 한다.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는 이런 정치인들 왜 있나?"라고 노승(老僧)이 주먹을 불끈 쥐고 청중들과 함께 연호했다.

마곡사에서 온 두 스님 역시 "속세를 떠난 불자이지만 잘못된 것은 잘못 되었다고 말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국민들과의 약속을 스스로 어긴 것은 불심도 용서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번 헌재의 위헌판결은 지역을 갈라놓는 엄청난 죄악을 남겼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위헌판결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집회 참가 이유를 밝히고, 공주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마곡사는 조계종 충청권 본사로, 국가가 위급할 때마다 스님들이 나서서 큰 힘이 되었다. 이는 삼국, 고려, 조선의 역사에서 많이 보아왔다.

공주 땅은 수도와 인연이 깊다. 백제가 수도를 사비성(서기 538~663)으로 옮기기까지 지금의 공주인 웅진성(서기 475~538년)으로 천도하여 60여 년간 머물렀던 자리다.

천사백 여년이 지난 2004년 12월, 백제 수도인 웅진성에 살았던 후예들이 '신행정수도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역사는 되풀이 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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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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