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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신기남 전 열린우리당 의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신기남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두달만에 입을 뗐다.

신 전 의장은 30일 국민대 정치대학원 초청강연에서 "당이 각종 계파로 분열되어 당력이 모아지지 않아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천정배 원내대표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내 개혁역량을 모아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신 전 의장은 "나 자신도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나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히고, 자신을 당권파로 분류하는 시각에 대해 "나는 2001년부터 정풍운동을 하며 정당 민주화를 위해 소위 당의 실권자들과 목숨 걸고 싸워온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4대 법안의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민주노동당, 민주당과 함께 표결처리 해서라도 반드시 개혁입법을 해야한다"며 연내 처리를 주문했다.

정치현안에 대한 신 전 의장의 입장은 지난 8월 선친의 일제헌병 복무 문제와 관련해 당의장직에서 사퇴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신 전 의장은 지난 두달 동안 남미, 러시아, 중국 등을 방문하며 외교적 지평을 넓히는 일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의장 측은 "최근 민생개혁입법과 관련하여 혼란스런 상황을 뒷짐지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 자연스러운 기회를 통해 현정국에 대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 전 의장이 내년 3월 새지도부를 선출하게 될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당내 개혁역량세력의 결집을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신 전 의장은 이날 강연에서 "국민은 개혁을 성공시키라며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주었으나, 열린우리당은 그에 걸맞는 개혁역량을 아직 국민 앞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 중심, 계파중심 사고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전 의장은 여권을 향해 "개혁역량의 미약함으로 개혁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해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실패했으며, 당내에도 개혁우선·민생우선 등 일관되지 못한 모습으로 국민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개혁실패로 인한 역사적 대가는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남겼다.

대야 강경노선을 주문한 것도 눈에 띈다. 신 전 의장은 "국민이 국회 과반수를 준 의미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개혁입법은 뒤로 미룬채 한나라당과 무조건 사이좋게만 지내라는 의미는 아니"라며 "대안없이 무조건 반대만 하거나 구태의연한 시간끌기로 개혁입법을 막는 것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우리의 상대는 청와대'라며 영수회담 등의 뜻을 내비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당을 지휘하고 명령하는 시대는 지났음에도 야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법안처리와 관련해 요구하는 것은 시대착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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