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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는 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는 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경찰이 김진규 수석부지부장을 연행하고 있다.
경찰이 김진규 수석부지부장을 연행하고 있다. ⓒ 권우성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는 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는 노조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권우성

경찰이 서울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경찰이 서울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 권우성

[3신 : 오후 2시]

경찰, 압수수색영장 집행... 공무원노조 "15일 총파업 강행"


"이거 놔! 투표함 내놓으란 말야."

9일 오후 1시 성북구청에 설치된 공무원노조 총파업 찬반투표장에 경찰의 압수수색이 집행됐다. 성북경찰서 수사과장은 영장집행을 알린 뒤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잠잠했던 투표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러분은 공무원노조 투표 관련 국가공무원법 60조, 지방공무원법 58조에 의해 집단행동 금지를 어겨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다. 영장 집행을 방해할 시에는 공무집행방해로 현행법 체포할 것이다."

경찰은 투표장을 지키고 있던 8명의 집행부원과 투표참관원들을 연행했다. 이후 기표소와 투표용지, 유인물 등은 모두 압수됐다. 또 구청 내 부착된 공무원노조 관련 벽보들도 모두 떼어졌다.

하지만 공무원노조측은 "이 영장 집행은 부당하다. 우리는 공무원의 노동3권을 위한 찬반투표를 하는 것뿐이다"라면서 "영장집행을 거부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박경호 총무과장은 "당연한 결과"라며 "우리 직원은 2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에서 조사할 사항은 그렇게 진행하면 되고 투표참가자의 경우, 구청 감사과에서 징계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아마 파면, 해임, 정지 등 중징계를 면키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투표가 원천 봉쇄되거나 압수수색이 집행돼 사실상 투표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공무원노조측은 "우리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측과 경찰이 투표를 막은 것"이라며 "오후 2시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곳이 침탈당했고 나머지 투표소에서는 아직 대치중"이라고 말했다.

정용해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결과적으로 원천봉쇄돼도 상관없다. 15일 총파업은 강행할 것"이라며 "투표를 못하게 한 책임은 모두 정부에게 있다"고 밝혔다.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설치된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소에서 노조집행부가 투표용지를 들고 서 있다.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설치된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소에서 노조집행부가 투표용지를 들고 서 있다. ⓒ 권우성

9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에 마련된 공무원노조 성북구지부 투표소앞에서 성북경찰서 수사과장이 퇴거를 요구하는 경고방송을 하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에 마련된 공무원노조 성북구지부 투표소앞에서 성북경찰서 수사과장이 퇴거를 요구하는 경고방송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9일 오전 11시 30분]

대부분 경찰과 대치 중... 전국 10개구 경찰진입으로 투표 무산


9일 오전 11시 현재 성북구청에 마련된 공무원노조 총파업 찬반투표장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오전 10시 30분께 성북경찰서 수사과장은 "3차 경고한다. 민노당, 시민단체 회원들과 조합원 간부는 위법을 하고 있다"며 "구청장이 퇴거를 요청했다. 여러분들은 지금 퇴거불응을 하고 있고 업무방해까지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투표를 강행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투표참관인단을 포함한 3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은 성북구청 앞에서 "찬반투표를 보장하라. 정부는 공무원노조 규탄을 중단하라"며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성북구청 투표소에는 단 9명만이 투표에 참가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230여개 지구별로 투표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진행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특히 이 중 서울 구로와 마포지구, 부산 기장·북구, 인천 계양·남동·연수지구, 전북 전주, 충남 논산 등 지구는 경찰의 진입으로 투표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노조 간부들이 연행됐다.

정용해 대변인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은 채 침탈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표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북구의 경우, 현재 법원의 압수수색영장 발부를 기다리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조만간 압수수색영장이 나와 집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소 앞에서 투표중단을 요구하던 박경호 성북구청 총무과장은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공개투표를 해도 반대가 압도적일 것"이라며 "누가 파업을 쉽게 결정하나"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0억원의 총파업 기금이 마련된 것은 '찬성'한다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파업 자체에 찬성한다기 보다 직원들이 점수를 주는 '다면 평가제'를 승진시 실시하는데 이 때문에 아무래도 직장협의회의 힘이 강할 수밖에 없지 않나"며 "그 눈치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과장은 "공무원노조를 인정하는 것은 대세인 것 같다. 다만 권리보장으로 들어가면 단체행동권까지는 무리가 아닌가 싶다"며 "조합원 대부분도 단체행동권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에 오경희 성북구청 사무차장은 "어제 부서장회의를 통해 가담자는 신분상 불이익을 준다고 발표했다"며 "아마 직접 투표소로 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사무차장은 "하지만 단 10명, 20명이 투표에 참가하더라도 이전 선거보다 힘이 실리는 것"이라며 "그런 힘을 바탕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9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소가 설치된 가운데 구청간부들이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사무실 입구에 모여있다.
9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내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에 노동3권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소가 설치된 가운데 구청간부들이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사무실 입구에 모여있다. ⓒ 권우성
[1신 : 9일 오전 9시50분]

"왜 남의 건물 점거해!"... "찬반투표 보장하라"


투표소를 방문한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이 투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투표소를 방문한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이 투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 권우성
"댁들이 남의 건물에 들어와서 왜 점거를 해! 나는 성북구청 총무과장으로서 불법으로 규정된 투표를 하지 말라고 권유하러 왔다. 나가라. 나가달라."(박경호 총무과장)

"성북구 안에 더 어려운 동네가 많다. 이곳은 우리가 알아서할테니 밖에 나가서 주민들이나 돌봐라."(공무원노조 투표 감시원)

9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청 5층 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성북구 지구 사무실에 마련된 총파업 찬반투표소 앞에는 50여명의 사람들이 뒤엉켜 설전을 벌였다. 구청 총무과장이라고 밝힌 사람은 "불법행위"라며 나가줄 것을 주장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투표 감시원들은 노조원들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니 방해하지 말라고 외쳤다.

또 9시30분께 기표소 앞에는 성북 경찰서 수사과장이 "구청에서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여러분은 신속히 퇴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표 감시원들은 "그럴 수 없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공무원노조 총파업 찬반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정부는 찬반투표를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밝혔고, 공무원노조는 9~10일 양일에 걸쳐 투표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원천봉쇄를 대비해 이미 서울시의 4곳에서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9일에도 서울 27개 단위 지부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고 이중 마포구청에 마련된 기표소는 경찰의 저지로 인해 투표가 중단된 상태다.

성북구청의 경우 투표가 시작된 지 30여분이 지난 9시30분 현재 제창국 지부장을 비롯해 9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성북구청의 조합원수는 1100명으로 구청 직원의 85% 수준이다.

출근길에 만난 조합원들은 투표 여부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부분 자신은 조합원이 아니라고 밝혔고, 자신을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투표에 별 관심이 없다. 투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는 민주노동당·민주노총 등에서 나온 투표감시단들이 성북구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공무원 노동3권 쟁취하자' '공무원파업 정당하다' '찬반투표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전 8시30분께 출근하던 서찬교 성북구청 구청장은 "집회 참가자들이 나의 출근길을 막는다. 정문을 통해 오는 것을 왜 막나. 우리는 부하직원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 구청장은 찬반투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는 불법행위다. 최대한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막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투표가 시작되기 전 제창국 지부장은 "공무원노조가 노동3권을 쟁취해야만 건강한 공무원 조직이 될 수 있고, 깨끗한 사회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며 "공권력이 투표를 저지한다면 일단은 조합원을 보호할 것이며 최악의 상황에는 기표함을 들고 부서를 순회하는 것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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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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