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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과학고의 전경
한국게임과학고의 전경 ⓒ 소장환
한국게임과학고에서는 정규 수업시간의 약 40%가 게임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된 수업으로 짜여져 있다. 또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미국에서 온 원어민 영어교사가 24시간 학생들과 함께 지낸다.

수업방식도 단순한 전달식이 아니라 자바, 모바일 자바, C언어, 드로잉, 색채 등 관련 과목을 같은 시간에 개설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게임과학고 입구 전경
한국게임과학고 입구 전경 ⓒ 소장환
그렇지만 게임이 최우선은 아니다. 정광호(51·이학박사·한국게임학회장) 교장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영어의 생활화와 게임을 좋아하는 것은 이 학교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기본을 갖추는 인성교육"임을 강조했다.

한국게임과학고에 들어서면 학교 내부의 안내문이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있으며, 수학이나 물리 같은 특정과목을 제외하면 PDA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업하므로 교실에는 칠판이 없는 것도 특이할 만한 사항.

낮시간에는 일반계 고교와 똑같은 정상 수업을 진행하며, 매주 수요일에는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자연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산행을 떠나기도 한다.

정작 게임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이다. 한국게임과학고 학생들은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수업 열기는 아주 뜨겁다.

이렇듯 게임에 대한 교사와 학생들의 뜨거운 열기로 지난 6월 KGM(Korea Game Mania)이라는 모바일게임 개발 관련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열린 '2004 전주게임엑스포'에 '장보기'라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 출품했다.

이와 함께 한국게임과학고는 내년부터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전형으로 'e-스포츠' 부문을 선발하고,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하는 아마추어 게임구단을 창단할 계획이다.

"게임교육의 메카로 키울 것"
[인터뷰]한국게임과학고 정광호 교장

"게임교육의 메카로 성장하겠습니다."

한국게임학회장이면서 한세대학교 대학원장이던 정광호(51) 교장은 한국게임과학고를 위해 대학 교수직을 과감히 던지고 이곳으로 내려왔다.

완주군 운주면이 고향인 정 교장은 국내 게임 산업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오락실 비디오 게임시장을 장악했고, 온라인 게임 또한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 교장은 우리 나라에서 누구도 게임 관련 인재 양성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 하다 직접 학교 설립에 나섰다.

정 교장은 "게임산업이 이제는 우리 나라의 국가 주요산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인재를 발굴, 육성하려는 노력은 크게 부족했다"며 "학생들이 마음 놓고 끼와 감각, 콘텐츠를 연마할 수 있도록 해 게임에 관한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재를 키우고 싶다"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정 교장은 "내년에는 한국게임사이버대학을 설립해 한국어와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자 한다"면서 "이 모델이 성공하면 정규대학을 설립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전문가인 정 교장은 "문화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면서 현재 세계 게임시장은 약 13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다"라고 설명하면서 "게임산업은 영화시장의 매출액을 앞지르면서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멀티미디어콘텐츠형 지식산업이다"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 소장환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될래요"
[인터뷰]재학생 김진석군

"세계적인 게임개발회사의 CEO가 되고 싶습니다."

중학교 시절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수재였던 김진석(17·사진)군은 게임이 좋아서 한국게임과학고에 진학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과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을 처음으로 접한 김군은 '울티마 온라인'을 특히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 마니아이다.

"부모님께서는 외국어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를 원하셨지만, 게임이 좋아서 설득했다"라고 말한 김군은 지금은 '후회하는 일 없도록 열심히 하라'고 할 정도로 부모님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고.

김군은 "미국에 유학해 게임관련 분야를 전공하고 돌아와 빌 게이츠처럼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 싶다"며 "게임에 대한 열의도 강하고, 일반과목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할 각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게임과학고에 도전해 볼 만하다"라며 학교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현재 학교에서도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받고 있는 김군이 반드시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로서 큰 성공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 소장환

"고국에서 게임공부 할 수 있어 좋아요"
고교 진학 위해 캐나다에서 온 장지훈군

“교복도 처음 입어보고, 기숙사 생활도 처음이지만 너무 좋아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을 떠났다가 5년여만에 고국으로 다시 돌아와 한국게임과학고에 입학한 장지훈(18)군.

슈팅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좋아한다는 장군은 세계컴퓨터게임대회(WCG) 캐나다 예선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한 게이머이기도 하다.

지난해 가을 귀국해 '온 게임 넷'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으나, 한국게임과학고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과감히 경기를 포기한 일도 있었다.

캐나다에서 중학교 2학년 재학 시절, 롤플레잉게임인 ‘파이널 판타지’를 통해 처음 게임에 입문한 장군이 한국게임과학고를 알게 된 것은 이모의 권유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한국어 수업이 부담스러웠던 장군은 "한국게임과학고에는 원어민 영어교사가 24시간 함께 생활한다"는 이모의 말을 듣고 귀가 솔깃했던 것.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배우고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이상 결정을 미룰 필요가 없었다.

농구도 좋아한다는 장군이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소망을 꼭 이루길 기원해본다. / 소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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