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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은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은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쟁 은행들보다 몸집이 크고 1인당 생산성이 낮은 국민은행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외쳤다. 강 행장은 1일 오전 취임사를 통해 향후 금융권의 상황을 '은행들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비록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취임사에서부터 이를 강조한 점으로 볼 때 출범 3주년을 맞은 국민은행은 또 한차례 대규모 감원 폭풍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 행장은 '은행들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임 초반 먼저 내실을 다지는데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매금융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 금융을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하고, 은행의 공공성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생존 건 은행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강 행장은 취임사에서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과 조직문화 통합 지연 ▲최하의 고객 서비스 만족도 ▲국내외 은행의 도전 등을 이유로 들며 국민은행의 현 상황을 '합병이래 최대의 위기'로 규정했다.

특히 강 행장은 현재 은행산업은 "마치 군웅이 할거했던 중국의 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며 "은행시장은 어느 은행도 물러설 수 없는 일대 격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행장은 "이는 두말할 나위 없이 누구도 은행산업 자체의 장래를 낙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은행들의 전쟁'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며 "이런 와중에 국민은행이 합병 후 지켜왔던 리딩뱅크의 위치는 이미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 행장은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경영의 투명화와 공정화 ▲시급한 조직문화 통합 ▲자산건전성 회복 ▲자본시장 상품 개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강 행장은 "모든 경영은 국제 최고 수준의 은행관행에 맞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조직의 모든 역량은 생산성 향상에 두어질 것이고, 일체의 불필요한 프로세스와 조직역량의 낭비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 조직문화 통합에 대해 "합병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한지붕 세가족' 소리를 듣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최근 3개 노조의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고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통합 작업이 완료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강 행장은 자산건전성을 위해 "부실자산이 더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자산상태를 재점검하고, 연체대출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충당금을 현재 74% 수준에서 100% 수준으로 높이고 2%대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추가 상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행장은 또 앞으로는 기업금융 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국민은행의 전략은 국제 일류은행 수준의 '겸업 역량(universal banking capability)'을 경쟁 은행들보다 빨리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에 대해 강 행장은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강 행장은 "그동안 국민은행은 합병 이후 합병 효과를 낼만한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시장의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며 "은행 간의 경쟁도 결국은 생산성, 즉 부가가치의 경쟁이며 구조조정은 바로 1인당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행장은 "국민은행이 살기 위해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하지만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크기의 은행, 공공성 생각치 않으면 문제 있다"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이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강정원 신임 국민은행장이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강 행장은 취임 초반 은행의 자산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는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강 행장은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자산을 키우거나 새로운 사업을 확장하기 전에 지금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단단하느냐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행장은 "기본이 단단하지 않으면 그것이 (부실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IMF 이후 2번이나 봤다"면서 "지금 자산을 키울 수도 있고 사이즈(규모)를 키울 필요도 있지만, 그것을 위해서 우선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또 앞으로 은행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강 행장은 우선 김정태 전 행장이 사실상 '회계 스캔들'로 은행을 떠나게 된 것과 관련해 "은행의 중장기적 기업발전을 생각하면 감독기관과의 원만한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강 행장은 "이정도 사이즈(규모)의 은행이 공공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혜롭게 대처할 것이고, 이사회도 이점에 대한 이해를 같이 하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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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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