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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형세가 마치 돌을 쌓아 올린 듯하다 하여 붙여진 마산시 진전면에 소재한 적석산(積石山·해발 497m)은 산행코스는 짧지만 다른 산에서는 가히 볼 수 없는 오묘한 맛을 전해준다. 또 산행 후 인근 대정면의 명물인 돼지두루치기와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을 즐길 수 있어 도심인의 반나절 코스로 적합한 산이다.

▲ 정상에서 바라본 암봉의 가을
ⓒ 이오용
358, 잘록이, 암봉 등을 거느린 적석산은 설악산이나 내장산처럼 만산홍엽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지는 않지만, 4개봉을 산행하다보면 다른 산에서는 볼 수 없는 갖가지 형태의 바위들이 등산객을 매료시킨다.

산행 코스 중에는 줄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올라야 하는 암벽이 있는가 하면, 공간 속으로 몸 하나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바위, 철 사다리를 올라 외줄을 잡고 게걸음으로 통과해야 하는 난 코스도 있다.

적석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는 크게 4곳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라면 정상으로 곧바로 올라가는 직등코스(아래·안내 3코스)를 권하고 싶다. 가파른 경사면이 흠일 수도 있지만, 시간 단축과 함께 암벽을 등반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 3코스의 첫 관문인 암벽오르기
ⓒ 이오용
일암저수지를 출발, 등산로로 약 500여m 가다보면 깃대봉으로 향하는 길과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갈라지는데, 경사면을 이루고 있는 정상코스는 처음부터 심상치 않은 느낌을 준다.

정상으로 향하는 직등코스로 접어들면서부터 시작되는 화강암자갈 경사면을 약 20여분 오르면 어느새 숨은 턱에 차고, 등줄기는 땀으로 범벅이 된다. 그런데도 이 길은 갈수록 순탄의 아량은커녕, 45도 이상 더 잔인한 경사면을 내보이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렇게 가파른 자갈길을 약 50여분 더 오르면 하늘을 가렸던 팽나무, 참나무 등 각종 나무들이 흩어지고 커다란 암반의 적석봉과 암봉 사이의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 정상을 오르기 위해 설치된 철제 사다리와 와이어 외줄
ⓒ 이오용
숨을 거세게 몰아쉬던 등산객들은 이때 마지막 관문인 높이 7∼8m 암벽의 외줄을 주시하게 된다. '과연 저곳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누구나 쉽게 암벽타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코스니 말이다.

외줄을 타고 올라와 한 숨을 돌리면서 쳐다 본 바위산은 말 그대로 시루떡을 켜켜이 쌓아놓은 형국이다. 하지만 기표석이 있는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또 한 차례의 곡예가 남았는데, 높이 10여m 철제사다리를 오른 후 길이 10여m 외줄 와이어를 잡고 게걸음으로 통과해야 한다.

기표석이 세워진 정상을 오르다 보면 첩첩이 쌓인 넓은 바위가 산 이름을 납득하게 해주고도 남는다. 시야에는 고성앞바다, 당항포항, 남해가 가물거린다. 또 서쪽으로는 고성의 연화산·학남산·무량산·대곡산이 보이고 남쪽으로 거류산·구절산·응암산과 통영의 벽방산도 보인다.

정상에서 바라본 가을 적석산릉은 만산홍엽의 화려함은 아니지만 계곡 곳곳에 박힌 빨간빛 태양의 이끌림으로 점점이 이어져 등산객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하다.

▲ 적석산 497m 정상의 기표석
ⓒ 이오용
김영희(45·창원시 소답동)씨는 “최근 매화산과 여항산을 다녀왔지만, 이 산은 암릉을 타는 등 그곳에서 맛볼 수 없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며 “이곳에 오길 잘했다. 다음 주에는 친구들과 다시 한번 찾아와야겠다”라고 흡족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산길은 서쪽 암봉의 바위굴, 문바위, 철난간을 거쳐 하늘을 가린 울창한 소나무 숲 오솔길을 지나는 코스와 동쪽의 358봉을 거치는 코스를 택해도 등산 시발점인 일암저수지에 닿게 된다.

▲ 구멍바위
ⓒ 이오용

▲ 암봉의 문바위
ⓒ 이오용

▲ 하산길의 마지막 암벽코스
ⓒ 이오용

▲ 음나무재의 소나무 오솔길
ⓒ 이오용

▲ 일암저수지 둑의 억새 꽃
ⓒ 이오용
● 적석산 산행코스

1. 성구사 하마비(일암리)∼산불감시소∼358봉∼잘록이∼적석산(1시간40분). 2. 일암저수지∼동편 잘록이∼적석산(1시간30분). 3. 일암저수지∼깃대봉 갈림길∼직등∼적석산(1시간).4, 일
암저수지∼깃대봉, 직등 갈림길∼음나무재∼암봉∼적석산(1시간30분).

● 먹거리·온천

산행후에는 일암저수지에서 약 1Km 거리의 대정면 소재지의 먹거리 명물인 돼지불고기두루치기와 양촌리 온천탕을 이용하면 먹는 즐거움과 산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 교통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남부터미널에서 반성행 버스를 타고 대정면 또는 양촌리 청량사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진주 방면에서는 남마산행 버스를 타고 대정마을 또는 청량사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자가용은 14번 국도로 진행하다 진전면 삼거리에서 진주방면 2번국도로 진입, 양촌온천을 지나 청량사 입구표지판에서 좌회, 일암저수지까지 운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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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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