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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댐 공도교를 지나는 차량들. 지난 73년 건설돼 30년간 경기동부권 물류와 교통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 온 팔당 댐 공도교가 오는 22일 팔당도로 신설개통과 함께 폐쇄된다. 발전소측은 구조안전 등의 이유를 들어 영구폐쇄를, 하남시와 주민들은 교통편의를 위해 소형차량통행 허용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팔당댐 공도교를 지나는 차량들. 지난 73년 건설돼 30년간 경기동부권 물류와 교통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 온 팔당 댐 공도교가 오는 22일 팔당도로 신설개통과 함께 폐쇄된다. 발전소측은 구조안전 등의 이유를 들어 영구폐쇄를, 하남시와 주민들은 교통편의를 위해 소형차량통행 허용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 김영수
30년간 경기동부권에서 한수 이북과 이남을 연결해 물류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팔당댐 공도교가 그 소임을 마치고 오는 22일 폐쇄조치 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15일 하남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등에 따르면 오는 22일 팔당도로 개통과 함께 그동안 구리, 남양주, 가평, 하남, 광주, 여주, 이천, 성남 등지를 연결하던 팔당댐 상부의 공도교가 폐쇄조치 된다. 지난 1973년 12월 팔당댐 준공과 함께 경기동부권 한수 이북과 이남을 연결하는 교량이자 도로였던 팔당댐 공도교는 현재 하루 통행량 7000~8000대에 이를 정도로 이 지역 교통물류의 중추역할을 담당해 왔다.

팔당대교 상류에 위치한 팔당댐 공도교는 이 지역의 자연적 지리적 위치 때문에 한수 남북의 중요한 교통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강에 다리가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 한수남북을 잇는 교통로는 1934년 8월에 착공해 1936년 10월에 준공한 광진교가 유일했다. 이 때문에 구리나 양평 등지의 주민이 하남, 성남 등지를 방문하려면 강변도로를 따라 서울 광진까지 올라가 광진교를 건너야 했다. 그도 아니면 여주의 이포나루에서 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야 했다.

또 팔당댐과 팔당대교 사이에 낀, 검단산 동쪽 밑의 하남시 배알미(당시 경기도 광주군) 주민들은 앞으로는 한강에 가로막히고, 뒤로는 검단산에 가로막혀 ‘내륙의 섬’으로 수도권과 단절돼 있었다. 이 지역주민들은 생필품을 검단산 중턱의 산길을 이용해 등짐으로 짊어져 나르거나 여주의 이포나루에서 배로 실어 날라야 했다.

장봉동 한국수력원자력 팔당발전소 관리과장은 “댐 상부를 교통로로 이용하는 것은 댐의 구조적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 내려져 지난 1996년 도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법적조치가 취해졌지만, 이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잠정적으로 도로로 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장 과장은 “댐은 국가보안목표시설 ‘나’급에 해당하는 시설인데도 연결도로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하남시가 유지보수를 책임진다는 조건으로 교통로로 이용해왔다”며 “팔당도로가 개통되면, 일부 하남시에 이양했던 댐의 관리권이 발전소 측에 모두 귀속되는 만큼 보안과 구조안전을 위해서라도 영구 폐쇄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남시측은 새로 개통되는 팔당도로가 한강남북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남 미사리와 배알미를 연결하는 것에 불과해 팔당댐 공도교가 폐쇄조치 될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교통정체를 겪고 있는 팔당대교의 교통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 영구폐쇄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남시 도로건설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댐 상부 공도교의 영구폐쇄와 관련해, 팔당발전소 측과 어떠한 공식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없다”며 “댐의 안전진단 기간 동안은 폐쇄조치하되, 안전진단결과 댐 구조에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소형차량의 통행은 허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도 국가시설의 유지보수가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나 당장 교통체증이 눈에 보이고 배알미에 형성된 매운탕집 경기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오는 2010년 완공예정인 제 2팔당대교가 건설될 때까지 소형차량통행은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알미에서 식당 ‘버드나무집’을 운영하는 주민 이은범씨(43)는 “팔당댐 공도교를 이용하는 하남 배알미, 광주 남종면 주민들이 팔당댐 폐쇄로 인한 불편을 우려, 소형차 통행은 허용할 것을 탄원하는 모임을 갖기도 했지만 1년간의 유지보수기간이 필요하다고 해 탄원서 제출을 미뤘다”며 “영구폐쇄조치 하게 되면 배알미를 비롯한 강 양쪽 주민들이 팔당대교를 우회 이용할 수밖에 없어 상당한 불편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구조연구부 수석연구원(공학박사)은 “낙동강 하구둑도 댐 상부를 교통로로 이용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댐을 만들 경우, 담수로 인해 수심이 깊어져 별도의 교량을 건설하기도 어렵고 예산상의 이유도 있어 댐 상부를 교통로로 이용했었지만 최근에는 도로의 품질이 고급화되고 건설기술도 발달해 하천을 가로지르는 별도의 교량을 건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팔당댐 공도교는 팔당댐이 완공된 1973년부터 도로로 이용돼 왔으나 지난 1996년 7월 대통령령(151015호)에 의해 45번국도 노선에서 해제되면서 법적으로는 도로에서 제외됐지만 이 같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하남시가 공도교상판의 유지보수를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도로로 이용해 왔다.

팔당댐 공도교는 길이 445m, 폭 7.5m인 2등교로 설계하중이 DB-18(통과하중 32톤)인 교량이다. 신설 팔당대로는 850억원의 예산을 들인 길이 5337m, 폭 20m의 4차선으로 오는 22일 개통된다.

한강 수계 가장 하류에 위치한 팔당발전소는 저낙차식 수력발전소로, 한강 하류의 용수공급을 위해 초당 124톤의 물을 방류하고 있으며 수도권 상수도원으로 일일 500만 톤의 물을 별도의 취수설비를 통해 상수도장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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