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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찾은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
대구를 찾은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 ⓒ 평화뉴스
'천성산 지킴이' 지율스님이 13일 대구를 찾았다.

경상남도 양산의 천성산에 고속철도가 통과하는 것을 반대하며 청와대 앞에서 58일간 단식했던 지율스님.

그는 퇴원한 뒤 다시 전국을 돌며 천성산 살리기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대전과 부산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대구를 찾은 것이다.

오후 5시쯤 대구에 도착한 지율스님은 ‘천성산 살리기 대구시민모임’이 대구백화점 앞에서 진행하는 서명운동 행사장을 찾아 짧게나마 대구시민들에게 천성산을 비롯한 환경문제에 계속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지율스님이 천성산 문제로 대구를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율스님은 "어려서 잠시 대구에 살았던 적이 있어 인연이 깊고, 개인적으로 대구를 좋아한다"면서 "다른 도시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말도 많지만 대구에 대해서 믿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천성산 문제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식을 풀고 지난 11일 천성산을 다시 올랐다는 스님은 "천성산과 나는 둘이 아니다"라며 지긋하게 눈을 감았다.

스님은 "고속철도의 '속도' 문제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속도'라는 물질적 가치와 경제원리를 추구하는 사이에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면서 "천성산은 더 이상 그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현대인의 가치관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명과 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가치관이 만들어져야 되고, 그 가치관은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문화라는 수평적 흐름으로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는 12월에 나올 항소심에 대해서는 "결과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금은 천성산 뿐 아니라 한국의 '환경법'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시기이고, 현재 다양한 각도에서 환경운동이 이뤄지고 있어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환경운동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지역의 현안이 많을 것이고 그 큰 틀에서 사안에 충실한 것으로 충분하다"면서 "결국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율스님은 앞으로 독립영화나 모의재판, 국토순례, 그림그리기 등 새로운 환경운동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여러 환경 모임들을 만나고, 대학 강연도 하며 부산과 원주를 거처 서울로 이동할 계획이다.

한편, 지금까지 '도롱뇽 살리기 100만인 서명운동'에 대구에서는 2천여명이 참여했고, 전국적으로 30만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천성산 살리기 대구시민행동’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마다 거리서명운동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고, 오는 11월 6일에 좀 더 규모가 큰‘대구 도롱뇽의 날 시민한마당’행사를 열기로 했다.

서명운동을 하는 학생들(왼쪽 사진)과 도롱뇽 책갈피를 만드는 아이(오른쪽).
서명운동을 하는 학생들(왼쪽 사진)과 도롱뇽 책갈피를 만드는 아이(오른쪽). ⓒ 평화뉴스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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