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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누가 내아들 닉버그를 죽였는가?' 서울 강연을 마친 마이클 버그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 하고 있다
9일,'누가 내아들 닉버그를 죽였는가?' 서울 강연을 마친 마이클 버그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 하고 있다 ⓒ 최유진

"한국사람들은 알카에다의 테러보다 미국의 보복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에 와서 보니 한국민중들은 강한데 한국정부가 약해서 부시의 협박에 파병을 한 것 같다. 이런 모습이 안타깝다."

9일 동대문에 위치한 중구구민회관에서 '누가 내아들 닉버그를 죽였는가'를 주제로 한 강연회를 마친 니콜라스 버그(Nicholas Berg)의 부친 마이클 버그(Michael Berg)가 밝힌 한국 방문 소감이다.

그의 아들 니콜라스 버그는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 무장세력에 최초로 살해당했고, 그는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날 강연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반전배지가 달려있는 검정색 티셔츠, 청바지 차림에 샌들을 신은 편한 복장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지만, 그의 얼굴엔 2시간 30분의 긴 강연탓인지 피곤함이 묻어났다.

한국방문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인천공항에 내리면서부터 한국이 나를 환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 환영에 대한 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져간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작은 격려가 필요하듯이 반전운동가들에게도 격려가 필요하다"면서 "자신의 이번 방한이 한국의 반전운동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9.11테러이후 테러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심리를 묻는 질문에 "9.11테러를 직접 보거나, 희생자중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외국인에 대한 공포감"이라며 "이런 공포감은 인종차별에 뿌리를 두고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단체와 함께 반전 운동을 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반전을 지지한다면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이 없다"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반전운동은 단순히 전쟁만이 아니라 억압자대 피억압자에 대한 반전운동"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버그는 이라크 무장단체에게 살해된 아들 니콜라스 버그에 대한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답변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아들의 생전 모습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들은 세계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며 "평화나 인권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내가 아들에게 배운 것이 더 많다"고 회상했다.

마이클 버그는 내일(10일) 부산으로 내려가 낮 12시 30분 고김선일씨의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한 뒤 오후3시 부산대에서 강연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이뤄질 고 김선일씨 부모와의 만남과 관련해 그는 "사실 김선일씨 부모에게 내가 위로의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식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길은 삶의 힘 밖에 없다. 김선일씨 부모에게 이 부분을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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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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