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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이나 네이버보다 우리가 매출 등 규모는 아직 작지만 사실 국내 기업은 두렵지 않다. 국내 업체들은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 된다. 그리고 그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데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돌풍으로 도저히 넘보지 못할 것 같았던 다음의 아성을 무너뜨린 SK커뮤니케시션즈. 유현오 사장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한경쟁 양상으로 빠져 들어가는 한국의 포털 시장에서 국내 업체는 두렵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유 사장이 가장 두려운 상대로 뽑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메신저 분야에서 시장을 상당부분 점유하고 있고 향후 이 메신저와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사이의 관계를 맺는 새로운 서비스를 발전시킬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금력과 규모 면에서도 SK커뮤니케이션즈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사장은 회사자랑과 함께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미니홈피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버린 경험을 한 역량있는 팀과 함께 규모에 걸맞는 조직력과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 둘을 잘 결합시키면 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유 사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와서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미니홈피는 '한국판 토종 블로그'"

그는 미니홈피를 '한국판 토종 블로그'라고 정의했다. 성공요인도 거기서 찾았다. "미니홈피는 정보와 지식 등 이성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였던 미국식 블로그를 한국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감성적으로 바꾸었다"며 "때문에 기존의 블로그보다 미니홈피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표현하고 관계를 맺는데 친밀감을 느꼈고 미니홈피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오늘의 SK커뮤니케이션즈를 페이지뷰 1위로 만든 1년전의 싸이월드 인수에 대해 "다른 업체들은 싸이월드의 가능성을 높이 사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당시 워낙 가진 것이 없다보니 싸이월드가 크게 보인 것도 있었다"고 크게 웃었다.

지난 4일 싸이월드는 일종의 신문을 이용자가 직접 발행하거나 다른 사람이 발행한 것 중 관심있는 것을 직접 구독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페이퍼'를 내놓았다. 그러나 1인 미디어를 표방한 이 서비스는 시작하자마자 약관문제로 네티즌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페이퍼 약관 7조 2항에 "회사가 회원 콘텐츠 영구적으로 무상 사용할 수 있다"라는 약관이 회사측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비난이 빗발친 것.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에 대해 유 사장은 잘못을 바로 인정했다. 유 사장은 "그 약관은 한마디로 잘못됐고 현재 이용자 관점에서 수정을 하겠다는 공지가 나간 상태"라며 네티즌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일은 새 약관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기존에 통용되던 것을 그대로 따라 생긴 것"이라며 "이번 일로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이용자 관점에서 검토해야한다는 중요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페이퍼 약관 7조 2항은 잘못"

출발은 약간 삐걱했지만 페이퍼에 대한 유 사장의 기대는 컸다. 그는 "미니홈피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에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한 페이퍼의 이성적 커뮤니케이션의 결합이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네트워크'로 발전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이 지난달 내놓아 550만 가입자를 모은 경쟁 서비스 '플래닛'에 대해서도 그는 "미니홈피와 비슷하게 따라온 것으로 그런 서비스는 전혀 두렵지 않다"며 "마찬가지로 다음도 예전에 우리가 다음의 커뮤니티를 비슷하게 따라갔을 때 전혀 두렵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두려운 것은 시장의 트렌드를 180도 바꾸어 버리는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좀 비싸다는 불만을 사고 있는 사이버 머니 '도토리'에 대해서는 "현재 이용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고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만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수익성이 없으면 계속 갈 수 없다는 점을 이용자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다음은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과의 일문일답.

"싸이월드 인수할 당시 가진 것이 없어 크게 보였다"

- 싸이월드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전체 페이지뷰도 6월 이후 계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사실 이렇게 빨리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앞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음이 워낙 커뮤니티 강자였기 때문에 싸이월드 합병 당시만 해도 누구도 '다음'을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고 봤다. 싸이월드의 가능성은 높이 봤지만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가 맞아 떨어져서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 그 맞아 떨어진 '여러가지'는 구체적으로 뭔가.
"싸이월드의 서비스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가 있다는 것이 기본적인 이유다. 싸이월드가 미니홈피를 중심으로 한 블로그 서비스를 99년에 시작했지만 처음엔 클럽 형태를 모방했고 인맥관리를 추가하는 서비스를 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미니홈피가 1인 미디어와 결합되면서 사진 등을 중심으로한 이미지로 보다 쉽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이것을 1촌맺기라는 '사회적 네트워크'에 기반한 서비스로 연계시킨 것이다. 이는 어떤 업체도 만들어 내지 못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싸이월드가 SK커뮤니케이션즈와 합병이 된 것도 성장 기반을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계기였을 것 같은데.
"그렇다.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금력 등 풍부한 자원과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그전에 싸이월드는 서버 확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또 여러 가지 서비스 하나하나가 한마디로 예쁘다. 디자인도 잘 돼 있고. 특히 이런 것들이 모두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 나간 것들이다.

외부적 요인으로는 때마침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가 활성화 됐고,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미니홈피 가입,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정치인들이 대거 미니홈피에 합류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 냈다. 이런 요인들이 전체적으로 단시간 내 이룰 수 있었던 성장 원동력이다."

- 지금 돌아보면 여러업체들이 싸이월드 인수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 같다.
"합병 당시 싸이월드는 투자 여력이 없어 심하게 말하자면 망해가는 서비스였다. 다음의 경우만 해도 커뮤니티 부분에 워낙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싸이월드의 인수 요청을 거부했다. 또 다른 업체들도 싸이월드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그룹내부에서는 싸이월드의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이 샀고 충분히 키울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다. 한편으론 당시 우리가 가진 것이 워낙 없으니까 (싸이월드가)크게 보인 것도 있었다.(웃음)"

"유료화 성공적, 도토리가 매출에 효자
도토리 가격과 이용기간 제한에 대한 불만 어떻게 수용할지 고민 중"


- 프리챌이 커뮤니티 서비스 유료화에 실패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싸이월드의 유료화는 성공적인 것 같은데.
"프리챌은 경영을 잘 못한 케이스다.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다가 가입자 기반을 확충한 뒤 유료화하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다음도 이메일 유료화에 대한한 저항을 받지 않았나? 그런데 싸이월드는 처음부터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해 유료화로 시작했다. 그래서 유료화로 인한 충격이 없었다."

- 도토리는 잘 팔리나.
"하루에 약 1억5000만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대략 40%정도 차지하는 것 같다."

-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 중 도토리 가격이 비싸고 아이템의 이용기간이 너무 짧다는 불만이 있다.
"그 부분은 이용자들이 불만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보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한 투자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시간이 지날수록 미니홈피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고 앞으로는 동영상 위주의 서비스가 생길 것으로 보여 투자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공평하게 하자면 이러한 데이터 저장에 따른 이용요금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본서비스는 무료다. 때문에 스킨 등 미니홈피 아이템 가격은 그것들만의 가격은 아니라고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서비스가 수익성이 생기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다만 아이템의 가격과 이용기간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판단이나 평가는 겸허하게 듣고 있고 어떻게 수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다음의 '플래닛' 미니홈피와 차별성 없어 두렵지 않다"

- 다음 '플래닛'이 한달 만에 550만 가입자를 모집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다음은 카페와 메일을 바탕으로 포털 강자의 아성을 지켜온 큰 회사다. 그러나 다음의 '플래닛'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차별성이 없어 별로 두렵지 않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다음의 커뮤니티와 비슷한 서비스를 쫓을려고 했을 때 다음도 우리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똑같은 서비스를 한다면 한쪽이 특별히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이용자들이 이동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

550만 가입자라는 것도 허수가 많다. 마치 길거리에서 서명을 받는 것처럼 가입자를 모은 것이다. 서비스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는 가입자 수가 아니라 페이지뷰를 봐야하는데 플래닛은 페이지뷰가 크게 발생하지 않고 있다."

- 새로 나온 경쟁서비스가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인터넷 업계에 철칙이 있다. 남이 하는 것을 똑같이 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것이 나와야 경쟁도 되고 소비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또 산업발전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까지는 전혀 없었던 다른 서비스로 트렌드를 완전히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비슷한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우리가 개척해 놓은 서비스가 확장되고 우리의 위치만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니홈피는 한국판 토종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는 어떤가.
"네이버 블로그는 사람을 모으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페이지뷰 생성에는 성공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블로그라는 것은 미국적인 것으로 기본적으로 이성적인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따라서 한국과 문화적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블로그는 상당히 이국적이고 사람들은 그 개념을 잘 모른다.

그런데 미니홈피는 한국판 토종 블로그다. 미니홈피가 이성적인 소통을 주로 하던 블로그를 문화적 차이를 반영해 감성적으로 바꿔준 것이다. 그래서 미니홈피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고 관계를 맺는데 친밀감을 느꼈고 블로그보다 미니홈피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토종 블로그' 미니홈피의 수출계획은 잘 추진되고 있나.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진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오프라인의 문화적 관계가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의 문화에 맞게 미니홈피를 만드는 것이다. 진출 방식은 현지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보다 벤체 형태로 사업을 직접 일으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는 초기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진화 발전돼 가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과 함께 발전시켜갈 주체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벤처를 세우는 것이 적합하다. 기존업체와 협력해서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것에는 회의적이다."

"포털 시장 경쟁, 국내 기업은 두렵지 않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포털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데 어떤 곳이 가장 신경 쓰이나.
"다음이나 네이버보다 우리가 매출 등 규모는 아직 작지만 사실 국내 기업은 두렵지 않다. 국내 업체들은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된다. 이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런데 가장 두려운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다.

윈도우와 끼워팔기로 메시저 시장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고 특히 향후 메진저와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사이의 관계를 맺는 새로운 서비스를 발전시킬 잠재력이 매우 크다. 자금력과 규모면에서도 아직은 SK커뮤니케이션즈와 비교할 수 없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커뮤니티 시장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낸 역량을 갖춘 팀이 있다. 또 그런 팀을 지원해 주고 커져가는 규모에 맞는 조직력과 경영능력을 갖고 있다. 이 두가지를 잘 결합시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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