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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여인들이 시집갈 때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시댁어른께 선물했던 골무
옛 여인들이 시집갈 때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시댁어른께 선물했던 골무 ⓒ 김명숙
그들은 바로 한땀각시 규방공예연구회(회장 주순옥) 회원들. 회원은 비록 9명이지만 규방공예를 배운지 한 해 반 만에 세 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전시는 10월 7일(금)일부터 12일까지 천안시민회관에서 열린다.

그동안 두 번의 전시회는 청양지역에서 가졌지만 이번 전시는 천안에서 열렸다.

이번 한땀각시 규방공예 작품전에는 상침질, 감침질, 귀밥치기, 홈질, 온박음질, 반박음질, 공그르기의 전통 바느질법을 살려 전통조각보, 주머니, 단보, 혼서지보 등과 혼수용품, 골무, 바늘방석, 두루주머니 등 생활용품까지 33종에 125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옛 여인들의 전통을 잇는 사주보, 예단보, 술병주머니, 혼서지보 등의 혼례용품과 오방색, 약낭, 두루주머니, 귀주머니, 수저주머니 등 전통주머니, 실패, 골무, 자 보관 주머니와 다양한 색상(천연염색)으로 만들어진 전통조각보 등은 또 다른 세세함과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시회에는 전통규방공예품 외에 전통바느질을 살리면서 현대 감각에 맞게 열쇠고리, 핸드폰 줄, 브로치, 머리핀, 식탁러너 등의 작품도 선 보였다. 특히 이들은 한국을 대표할 문화관광 상품에도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손으로 한땀한땀 바느질로 만든 바늘방석
손으로 한땀한땀 바느질로 만든 바늘방석 ⓒ 김명숙
청양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고급전통문화 개척

한땀각시들은 지난해 4월 청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마련한 규방공예기술 교육에서 초급, 중급반과 고급, 연구반 과정을 마친 실력파들이다.

회원들은 서울에서나 알려진 고급문화인 규방공예를 청양같은 산골에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청양군농업기술센터 김미숙 생활개선담당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전시회도 청양군농업기술센터(소장 김태권)에서 앞장서서 주선했다.

혼례용품인 예단보
혼례용품인 예단보 ⓒ 김명숙
규방공예를 하면서 느끼는 회원들의 생각도 다양하다.

주순옥 회장은 “바늘에 손을 찔려가며 한올 한올 천에 옮기는 작업이 힘들지만 우리문화를 살리는 일이 너무 좋다"며 “앞으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전통을 살린 청양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박영숙 회원은 “오로지 바늘에 찔리지 않기 위해 정신을 모으다보면 마음이 편안해 지고 여러가지 색깔을 맞춰 작품을 만들면서 인생사도 이렇게 돌고 도는 것이구나 싶다”며 “우리집에서 쓰는 것을 내가 만든 작품으로 바꿔 집 전체가 전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양 바느질인 퀼트를 전문으로 했다가 규방공예의 매력에 빠진 김영미 회원은 “퀼트는 잡념이 있어도 가능하지만 규방공예는 잡념이 있으면 바느질이 안된다”며 “감추고 꾸미는 것이 서양바느질이라면 우리바느질은 안팎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아주 고급문화로 전통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모시긴발을 만들었던 김미정 회원은 “나이 들면서 정성을 들이는 것은 뭘까 갈구했는데, 정성이란 바로 이렇게 한땀 한땀 바늘로 떠서 내가 필요한 것을 만드는 것”이라며 “바느질 하는 것이 행복하고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양숙 총무는 “바늘 한번 잡으면 몇 시간씩 훌쩍 지나가는 시간도둑으로 예술가의 고뇌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이라며 “지금은 여성이 모든 면에서 부각되는 때라 그 흐름에 맞춰서 많은 분들이 배웠으면 좋겠고 예술 활동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기에 좋은 일”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이들은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전통규방공예 작품 공모전에 골무가리개, 문발 조각보 등 4점을 출품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전국 전통규방 조각보 공모전에서 상을 탄 경력도 있다.

한땀각시 규방공예연구원들은 앞으로 바느질을 이용해 전통문화도 살리고 실용성을 갖춰 청양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한땀각시들이 연 두 번의 전시회에서 이들이 손수 만든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브로치, 머리핀, 핸드폰줄, 목걸이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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