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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4시 대전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열린 사립학교 단체교섭 장면.
5일 오후 4시 대전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열린 사립학교 단체교섭 장면. ⓒ 오마이뉴스장재완
지난 2002년부터 파행을 거듭해오던 대전지역 사립학교 법인과 교원노조와의 단체협상이 또 다시 결렬됐다.

대전지역 21개 사립학교법인 대표단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소속 사립학교 교섭단은 5일 오후 4시 대전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단체교섭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실무협의회는 지난 1999년 교원노조법의 제정으로 단체교섭이 의무화되면서 대전지역에서는 지난 2002년 최초로 사립학교법인과 교원들과의 단체교섭이 추진됐으나 무산돼 오다 이날 처음으로 열리게 된 것.

그러나 이날 회의도 법인측이 선임한 노무사를 실무협의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전교조 측과 법인대표들의 법에 대한 비전문성과 대표단 구성의 어려움 등을 들어 대리인을 인정해 달라는 법인 측의 의견이 맞서 결국 회의가 무산됐다.

법인대표로 나온 문중원(우리노무법인) 노무사
법인대표로 나온 문중원(우리노무법인) 노무사 ⓒ 오마이뉴스장재완
전교조 측은 “교원노조법 시행령에 의해 실무협의회는 당사자간 직접 교섭의 원칙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며 “대리인을 내세워 회의진행을 어렵게 하는 것은 그 동안 법인측이 단체교섭을 회피해 온 과정을 볼 때 교섭의지가 없다고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인측은 “교섭의 의지는 분명히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다만 교섭의 틀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대리인을 통한 실무협의를 진행하도록 양보해 달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이러한 주장을 고집하며 두 시간이 넘도록 설전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정회를 선포했다. 20여분의 정회를 갖는 동안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새롭게 정리하여 다시 교섭에 임했으나 결국 실무협의회를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끝마치고 말았다.

법인대표 문중원(우리노무법인) 노무사는 “전교조 측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많은 협상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을 통한 교섭은 불가피하다”며 “21개 법인 측 입장을 대신할 대리인 선임은 철회할 수 없으며, 다만 앞으로도 또 다른 방안 등을 통해 얼마든지 교섭에 임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최종입장을 정리했다.

전교조 박종근(서대전여고) 사립서부교섭부장
전교조 박종근(서대전여고) 사립서부교섭부장 ⓒ 오마이뉴스장재완
이에 대해 전교조 박종근(서대전여고) 사립서부교섭부장은 “당사자간 교섭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며, 대리인을 통한 실무처리와 자문은 얼마든지 가능하나 대리인이 대표가 되어 직접 실무협의에 나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이어 “또한 지난 2002년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단체교섭을 회피해 온 법인 측에서 대리인 선임이라는 또 다른 방법으로 교섭을 어렵게 하는 것은 교섭을 결렬시키려는 것에 다름아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법적인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실무협의회에는 21개 대전지역 사립학교법인 대표들 전원과 전교조 소속 20여명의 교사, 대전지방노동청 근로감독관 등이 참석해 이번 회의에 쏠린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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