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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교재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신문을 교재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 천선채
우리 나라의 경우와 비교해 독일 신문업계 관계자가 "신문읽기를 필수과목으로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독일 교육계와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궁금하다.독일 신문들은 무난히 교육계로 진출하여 신문교육활용(Newspaper In Education, 이하 NIE)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까?

신문을 교육적으로 응용하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방식이 신문활용교육이다. 신문은 '살아있는 교과서'로서 학교 안과 밖을 가장 잘 연결시켜 줄 수 있는 매개체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NIE로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을 멋지게 결합시켜 경쟁력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들을 보면 우리 교육과 언론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 나라에서는 NIE의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점이 바로 신문 자체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는 신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문제다. 이는 곧바로 구독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동시에 신문활용교육의 확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신문사가 한쪽에서는 NIE 교육 분야를 통해 신문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반면, 또 한쪽에서는 신뢰도를 떨어트려 자기 발목을 잡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의 신뢰도 하락 추이. 중앙일보에서 인용.
신문의 신뢰도 하락 추이. 중앙일보에서 인용. ⓒ 중앙일보
한국언론재단에 의하면 신문의 신뢰도는 지난 1998년에 40.8%를 기록했다가 2000년도에 24.3%,2002년도에 19.9%로 나타났다. 불과 4년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러다 보니 구독률 또한 신문업계의 '위기'라고 할 만큼 낮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6월 16일자 18면에서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인용해,"신문을 보고 있는 가구는 100가구 중 43가구 정도이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임을 밝히고 있다.이 기사는 또한 "지난 3년 5개월 사이 구독률이 14% 포인트나 떨어졌다"라고 밝히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신문 구독자 수. 세계 신문협회. 중앙일보에서 인용
인구 1000명당 신문 구독자 수. 세계 신문협회. 중앙일보에서 인용 ⓒ 중앙일보
사회적 존경과 그 권위를 인정받던 신문이 이제 존립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문을 활용한 교육방법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리가 없다.

NIE를 판매부수를 높이기 위한 상업적 전략으로만 접근하는 일부 신문사들의 태도 또한 NIE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신문이 냉소적 대상이 되고 보니 'NIE는 신문사의 상업적 전략'일 뿐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을 이겨낼 교육적,사회적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메이저 신문들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된 독자들은 동시에 그들의 상업적 교육 시장 진출에 대해 상당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4일 일부 교원단체와 교사들이 소년신문 집단구독 반대 운동을 펼치면서, NIE로 인한 신문 강제 구독을 중지할 것을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이 사건은 NIE를 지나치게 상업주의적으로 이용하면서 일부 신문업계가 어떻게 제 스스로 발등을 찧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김민석(서울 구로 남 초) 교사는 "학생이나 교사들의 의견이 더 수렴되고 학생 수준에 맞는 가치 있는 신문이어야만 수요 욕구가 생길 것”이라 지적하고,“교육에서 신문의 상업성은 품질로 좌우돼야 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NIE를 대하는 신문의 기본적 자세에 대한 언급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신문과 방송>에서 서정우씨는 “NIE 운동을 위한 우리 신문의 바람직한 위상은 순수 사기업관 보다는 문화교육 매체관,권력 기관보다는 국민을 위한 봉사기관,강자의 편에 서는 언론관보다는 약자의 편에 서는 언론관,영리추구보다는 공공이익의 추구 등에 토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문의 교육적 활용 수준은 곧 그 나라의 교육과 동시에 신문의 신뢰도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신문이나 나라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 나라 신문의 신뢰도 향상은 절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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