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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다 되었다.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생각해 본다.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기대했던 만큼 감동이 있었던 여행은 아니었다. 또 머릿속에서 그렸던 것과 달리 메밀꽃밭도 그리 대단치는 않았다. 그러나 자그마한 것 하나라도 잘 가꾸어 보여주려고 하는 노력은 마땅히 칭찬받을 만한 것이었다.
당나귀를 갖다 놓았는가 하면 물레방아간을 꾸며놓기도 했고 섶다리와 징검다리를 놓아 실제로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장터를 만들어 기념품이나 메밀음식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팔기도 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맛있는 먹거리가 준비된 쾌적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국어공부를 하면서 '가산 이효석'이라는 이름과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알게 될 때에는 반드시 오늘의 이 귀중한 체험을 기억하리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훗날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이 소설을 읽게 되었을 때 오늘 보았던 이 새하얀 '메밀꽃밭'과 '당나귀'와 '물레방아간', 그리고 장터에서 짚신 팔던 할아버지까지도 다함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