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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 현황과 그 문제에 대한 토론회에서 새마을운동 조직, 바르게살기 조직, 자유총연맹 등 특정 단체가 정부 지원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는 문제가 본격 제기되었다. 따라서 현재 계획 중인 이들 3개 단체 육성법의 폐지 입법 여부가 주목된다.

사회단체보조금 제도개선 전국네트워크와 이인영 열린우리당 의원, 박승환 한나라당 의원 등은 20일 오후 ‘정부의 민간단체 지원금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주제로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를 맡은 하승수(시민자치정책센터 운영위원) 변호사는 군사독재정권 시절 정부가 특정단체들을 육성하기 위해 특별법과 행정자치부 지침을 제정하고, 운영비를 지원해 이들 단체들이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과 관련, ‘예산 낭비’이자 ‘특혜성 지원으로 인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원칙의 훼손’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성래 열린우리당 의원도 이에 가세해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새마을운동 조직·바르게살기 조직 등은 군사정권에 만들어진 관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관변 단체였다”며 태동부터 시민단체의 성격과는 달랐음을 주장했다.

하승수 변호사는 지난 1일 <조선일보>의 '시민단체 지원 기사 왜곡'과 관련 “총선시민연대 활동에 참여했던 시민단체에 지원된 금액은 11억3800만원인데 시민단체가 411억원을 전부 받은 것처럼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2003년 행정자치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사업비 75억원 중에 (일부가) 새마을운동중앙회(2억7500만원), 자유총연맹(2억원),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1억4000만원)에 지원됐다”고 밝히고 “그 나머지 많은 부분도 자생적으로 생겨난 시민단체가 아닌, 기업들로 조직된 협회, 정당인 민간단체에게 지원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민간단체들에 대한 지원이 중앙 정부에 의한 지원일 경우 예산 규모 변동에 따라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어렵고,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지원일 경우 공공성의 결여, 형평성의 결여, 절차상의 공정성·투명성 결여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3개 육성법에 대한 폐지 법률안이 그 동안 두세 차례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계속 해서 미뤄지다 폐지되지 못한 것은 이들 조직원들의 표를 의식해서가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상선 충남지역운동연대 대표는 “특별 지원의 근거가 되는 육성법은 과감히 폐기 입법해야 하는 문제의식으로 상정됐음에도 폐지 못한 것은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정치적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승환 한나라당 의원은 “새마을운동조직은 재난 시 구호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어 국제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새마을운동조직이나 자유총연맹은 공공성을 충분히 갖췄고, 절차의 투명성 부분은 점차 개선해 나가면 될 것”이라며 조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새가 양 날개로 날아가듯이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함께 공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부터라도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자"

하지만 동·읍·면 단위까지 점조직화된 이들 3개 단체를 떠받치고 있는 특별법을 깨야 시민단체들이 선의의 경쟁구도를 유지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토론 참석자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조성래 의원은 “새마을운동 조직은 박정희 정권 하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어 20년~40년의 역사를 지닌 단체이므로 자생적인 힘만 해도 엄청날 것”이라며 “비영리단체지원법 안에서 자생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하승수 변호사도 이들 3개 단체에 대해 “인건비·운영비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투철하다면 더욱 자발적인 자원봉사 조직으로 거듭날만한 기반이 마련돼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자”고 밝혔다.

또한 김국현 행정자치부 행정혁신국장은 “시민단체 활동여건 개선과 관련, 정부 보조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은 형평성이나 관치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시민단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기부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적극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국장은 핵심 3개 국민운동단체 육성법 폐지 문제는 일반 국민들의 의견 차가 큰 사안인 만큼 국민 여론을 폭넓게 수용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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