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는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에 앞선 9월 13일에는 제9차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인권기구 연례회의도 진행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각종 국제회의가 많이 열렸지만, 인권과 관련한 국가기구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국가인권기구라는 명칭이 그리 익숙하지 않다.

이번 대회를 준비한 최영애 제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실무운영단장(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난 8월 만나 세계대회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었다.

▲ 최영애 단장
ⓒ 인권위 김윤섭
-제 7차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이하 세계대회)가 어떤 성격을 가진 대회인지에 대한 설명부터 필요할 것 같다.
"우선 세계대회를 이해하자면 국가인권기구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국가인권기구는 각 국가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유엔에서 각 국가에 설립을 권고한 인권전담기구를 말한다. 각 국에 마련된 이 기구는 국민들의 인권 보호제도를 마련하고, 국제인권법의 효과적인 국내 적용의 길을 확보하는 역할 등을 하고 있다.

현재 국가인권기구는 약 103개국에서 설립되어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처럼 위원회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스웨덴처럼 옴부즈맨 체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또한 나라마다 기능이나 권한 등도 약간씩 차이가 있다. 세계대회는 바로 이런 국가인권기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제사회의 인권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국가인권기구간 협력을 강화하는 자리다."

-그렇다면 이번 세계대회는 103개국의 세계국가인권기구들이 모두 참여하는 것인가.
"모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는 약 70개국에서 100여명의 국가인권기구 관계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쟁 상태인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의 국가들이 참여하기로 해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인가.
"기본적으로 유엔기구 및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 포럼 관계자, 국내외 NGO(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대략 200명 정도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올해 7월에 임명된 루이스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참가하는데, 아시아 첫 방문으로 알고 있다. 또한 모튼 키애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위원장, 히나 질라니 유엔인권옹호 특별보고관, 오마르 아지만 전 ICC 위원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세계대회에 NGO들도 참여할 수 있는가?
"세계대회는 기본적으로 국가인권기구 연례회의다. 따라서 6차 세계대회까지는 앰네스터 인터내셔널 같은 극소수 국제 NGO 외에는 이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7차 세계대회는 우리 위원회에서 주도하여 NGO의 참여 폭을 넓혔다. 국가인권기구 관계자들의 참석 정도를 감안해, 국제NGO와 국내 NGO 약 35개, 총 50여명을 초청할 계획이며, 참석자는 NGO에서 추천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세계대회가 일곱 번째인데 그동안 세계대회는 어떻게 진행돼 왔나.
"세계대회는 유럽, 미주,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등 4개 지역별로 순회하며 2년마다 열린다.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1차 대회가 열린 후, 1993년 튀니지, 1995년 필리핀 마닐라, 1997년 멕시코 멕시코시티, 2000년 모로코 라바타, 2002년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던 룬트에서 세계대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5차까지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번 7차 세계대회는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 절차규칙’(이하 절차규칙)이 최초로 적용되는 대회다."

-절차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가장 큰 의미는 세계국가인권기구대회의 성격과 목적을 명확히 해 세계대회의 결과 및 성과가 최대한 발현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대회의 준비위원회를 개최국 위원장과, ICC 위원장,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그리고 대회준비를 위해 지명된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고, 준비위원회의 기능을 의제, 개최일자, 분과별 발표자 및 사회자 등을 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이로써 대회 참석자들이 의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실천적 대응 전략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가 출범한 지 3년도 되지 않아 이런 대회를 치르게 돼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세계대회를 유치하게 된 결정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올해 세계대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진행할 차례였다. 지난해 8월 국가인권기구 아시아태평양포럼(APF) 사무국장이 우리 위원회를 방문하여 세계대회와 APF 연례회의를 동시에 주관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후 9월에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우리 위원회가 2004년도에 세계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고, 이에 우리 위원회에서 검토한 끝에 개최 의사를 통보했다. 올 4월에 제60차 유엔인권위 산하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연례회의에서 세계대회의 서울개최를 확정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세계대회의 주제가 ‘분쟁과 대테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로 알고 있다. 주제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서 추진 중인, 테러방지법 제정 등 대테러 조치에 대해 인권보호 차원에서 큰 관심이 있었다. 이번 세계대회의 주제는 그런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제기되었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는 생명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분쟁 상황을 줄이고, 테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다. 특히 전쟁을 겪었고, 분단 상황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세계대회의 전체 진행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분쟁과 대테러과정에서의 인권보호’라는 대주제 아래 5개 분과로 나누어 회의를 진행한다. 분쟁과 대테러 과정에서의 인권 문제를 경제·사회·문화적 권리, 시민·정치적 권리, 국가인권기구의 역할, 여성의 권리, 이주 문제 등과의 연관성 속에서 다루게 된다. 각 분과별로 두 명의 발표자가 발제를 하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토론 등이 진행된 후 그 결과는 어떤 식으로 모아지나.
"대회 전 기간 동안에 다루어진 주제를 중심으로 서울선언문 초안을 작성한다. 이 초안은 대회 마지막날 전체회의에서 참가자들의 토론을 거쳐 서울선언문을 완성하게 된다.

이 선언문은 강제력이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각 국가의 국가인권기구들은 이 선언문을 기초로 각 국의 상황에 맞게 후속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서울선언문은 유엔인권위에 보고되고, 유엔에서 서울선언문의 핵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면 그에 따른 결의문도 만들 수 있다."

-국가인권위는 이번 대회를 그 동안 어떻게 준비해 왔는가.
"우선 지난 1월엔 한국 자문위원회와 실무운영단을 꾸렸다. 의제, 기조연설자, 사회자 등을 선정하고 대회 프로그램 및 국내외 초청 인사를 확정하는 일을 진행해 왔다."

-자문위원회는 어떤 인사들로 구성되었는가.
"위원장은 김창국 국가인권위 위원장이 맡고 있고, 박경서 인권위원 등 인권위원 세 명과 안경환 서울대 교수, 오재식 전 월드비전 회장, 이석태 민변 회장,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위원장, 이대훈 성공회대 연구원, 이성훈 팍스로마나 사무총장 등이 위원이다."

-그럼 최 단장이 맡고 있는 실무운영단은 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나.
"실무운영단은 세계대회를 치르기 위한 종합상황실이라고 보면 된다. 실무운영단은 총 20여 명이며, 기획·의제팀, 의전·총무팀, 홍보·출판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유엔과 행사 일정이나 주제 등을 협의하고, 각 국의 참석여부와 참석자 확인, 회의 장소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프로그램과 의제 확정을 위한 기초 작업에 만전을 기해왔다. 아울러 세계대회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좀더 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 대회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번 세계대회를 유치하게 된 의미나 기대효과 등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에서 인권 현안을 논의하는 데 있어, 우리나라와 우리 위원회의 위상이 제고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전 세계 국가인권기구와의 협력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이를 통해 동북아 각 국이 국가인권기구를 설립하는데 나름의 자극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번 세계대회 주제가 분쟁과 대테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인데, 각 국의 국가인권기구가 이런 주제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평화를 통한 인권보호의 중요성 등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
기사
"아프간 르완다 등 분쟁국가 인권개선 길을 찾는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인권>의 주요기사를 오마이뉴스에 게재하고, 우리 사회 주요 인권현안에 대한 인권위의 의견 등을 네티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꾸벅...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