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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 도롱뇽 살리기 서명운동에 나선 전혜영(38)씨.
천성산 도롱뇽 살리기 서명운동에 나선 전혜영(38)씨. ⓒ 평화뉴스
"천성산 도롱뇽 문제는 몇 년 전부터 논란이 많았어요. 하지만 대구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단체가 보이지 않아 일반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지율 스님의 단식투쟁이 50일을 넘기자 더 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우리라도 나서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지난 21일 전씨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던 이들 모임의 대구회원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모인 사람은 단 4명. 이들은 우선 여러 단체들이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도롱뇽 살리기 100만인 서명 운동'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구백화점이나 교보문고 앞에서 무작정 서명을 받기 시작한지 일주일. 3명으로 시작했던 서명운동이 며칠 사이에 '녹색평론'과 '땅과 자유',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환경위원회' 등의 단체 회원들이 참여하면서 활발해졌고, 페이스페인팅이나 그림그리기 등 시민 참여코너도 생겨났다. 게다가 만난 적도 한번 없는 합천이나 의성의 회원들까지도 찾아와 서명운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지금까지 서명에 참가한 사람은 6백여 명. 하지만 전씨는 "시작 하루만에 7백여 명의 서명을 받은 제주도에 비하면 대구의 호응도는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한다.

"대구시민들이 도롱뇽과 천성산, 지율 스님 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어요. 아무리 돈이 많아도 환경이 무너지면 나의 미래는 물론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사라져 버리니까요. 또, 서명했다고 내 할 일 다 했다며 지켜보고만 있으면 100만은 모일 수 없어요. 우리 자연은 더더욱 살릴 수 없고요. 저는 일개 시민일 뿐이지만 사람들에게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일이라는 것을 하나 둘 전해갈 때 그것 또한 변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시민들이 도롱뇽과 지율스님께 메시지를 전하는 자연한마당 코너.
시민들이 도롱뇽과 지율스님께 메시지를 전하는 자연한마당 코너. ⓒ 평화뉴스
이들은 현재 부산고법에서 진행 중인 '고속철 천성산 관통구간 공사 착공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항고심결과가 연말에 나올 것으로 보고, 정부가 올바르게 판단할 것을 촉구하며 그때까지 서명운동을 계속 하기로 했다.

한편, 꼬리치레도롱뇽이 사는 천성산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있는데, 22개 고층늪지와 30여 종의 천연기념물 등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그동안 11개의 보호법으로 보호돼 왔다. 꼬리치레도롱뇽 또한 이 지역 1급수에만 사는 희귀동물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정부는 고속철 계획을 세우면서 환경영양평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천성산을 관통하는 터널을 뚫기로 결정해, 지난해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지율 스님 등 천성산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천성산에 서식하는 '꼬리치레도롱뇽'을 대신해서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상대로 '고속철 천성산 관통구간 공사 착공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부산지법에 제출했지만 올 4월 1심에서 패소, 현재 항고심이 진행 중이다. 천성산 대책위원장인 지율 스님은 그동안 세 번이나 단식투쟁을 하며 개발에 항의했고, 지난 26일 58일간의 단식 끝에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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