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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명박 시장과 면담 후, 공대위측 대표들이 협상 결과가 불만스러운 듯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일 이명박 시장과 면담 후, 공대위측 대표들이 협상 결과가 불만스러운 듯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이경하
서울복지재단 박미석 대표이사의 퇴진 여부를 놓고 벌인 협상이 결렬됐다. 이로써 그동안 박 대표의 퇴진을 줄기차게 촉구해온 서울 사회복지계의 강도 높은 투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지난 20일 이명박 서울시장을 만나 박 대표의 퇴진을 거듭 요구했으나, 이 시장은 "인사권 침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대위가 박 대표의 비전문성을 강조하며 사퇴시켜 줄 것을 촉구한 데 대해 이 시장의 거부입장은 매우 완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에 사회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배치되는 것은 안될 말"이라며 이 시장을 압박했으나 이 시장은 "대표이사가 전문성이 필요하냐?"며 "그 사람이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서 서울복지재단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전문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또 "적합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대표이사를 이익단체에서 '바꾸라고 한다'고 해서 바꿀 수는 없는 것"이며 "이는 곧 시장의 업무영역침범"이라고 밝혀 박 대표의 선임을 번복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또한 "복지재단 대표이사 모집 공고 당시 사회복지계에서 어느 누구도 추천한 인물이 없었다"며 "공고를 낼 땐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무슨 얘기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시장은 공대위의 협상요구에 대해 "이런 문제로 나와 협상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후 "사회복지쪽에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나를 믿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대위는 ▲박 대표 퇴진 ▲복지전문가들에 의한 의사결정 구조도입 ▲복지재단에 파견된 서울시 공무원의 복귀 ▲사회복지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구성 ▲사무국장 등 실무책임자에 사회복지전문가 영입 등을 요구했으나, 이 시장은 "조건을 내건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와 관련 공대위 신용규 선전국장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다보니 실무적인 논의는 전혀 할 수 없었다"며 "무엇보다 박 대표 사퇴에 대한 이명박 시장의 거부의지가 확고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투쟁일정은 구체적으로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복지재단 김학문 실장은 "이 시장이 간곡하게 얘기했다. 서로의 입장에 대해 이해하는 자리가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 복지발전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서울시측에서 이명박 시장, 이봉화 여성복지국장, 이해돈 과장, 김정기 팀장, 서울복지재단 김학문 기획실장이, 공대위측에서 서재익 대표,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박용오 부관장,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황운성 소장, 이화여대 양옥경 교수, 한국재활복지대 이성록 교수, 상도종합사회복지관 신용규 관장이 참석했다.

서울복지재단 차흥봉 이사장 한 달 전 사퇴 표명
복지재단측 "사실무근"

서울복지재단 차흥봉 이사장이 전격 사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차흥봉 이사장은 7월 20일 이명박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는 이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며 사직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서재익 대표와의 통화에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 이사장은 사퇴 표명사실이 한달 가량 늦게 공개된 것에 대해 "해외출장과 서울시의 입장을 고려해 당분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 이사장은 <복지연합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서울시에 개인적 사정으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면서 "서울시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줄 안다. 잘 알아서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복지재단은 "차 이사장의 사퇴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가끔 사무실에 들르고 직원들과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다"고 부인했다.

한편 공대위는 "차 교수의 사퇴는 사회복지계의 존경받는 원로로서 '적절한 행동'이었다"며 "또한 사회복지계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 결단해 주심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환영했다.

이에 따라 공대위 투쟁게시판에도 '차흥봉 교수님 만세' '차흥봉 교수님께 박수를' '차흥봉 교수 사퇴로 이제 사회복지계는 한 목소리' '감동, 차흥봉 교수' 등 환영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공대위는 서울복지재단 업무 협조에 대한 거부투쟁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23일부터 서울복지재단 낙하산 인사 퇴진을 위한 '24시간 릴레이 1인 단식투쟁'을 시청 앞에서 전개할 방침이다. 또한 9월 7일 2시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서울복지재단 낙하산 인사 퇴진 및 이명박 서울시장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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