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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전골 속에 들어왔을 땐 꼭 어린아이 주먹만하게 동글동글 하던 손만두가 다진 고추장 양념, 마늘양념과 함께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니 푸짐하게 퍼지기 시작한다.
ⓒ 현은미
여름이 가나보다.

문이란 문, 창이란 창 죄다 열어놔도 숨 턱턱 막히던 여름을 밀어내는 빗줄기가 태풍 우려마저 뒤로 한 채 일단 반가운 하루.

사람마음 만큼 간사한 게 없다더니 그새 뜨끈하고 매콤한 국물맛이 입가를 다셔놓는다.

꼭 이맘때 였던가. 문 연 지 얼마 안 됐다며 우리네 엄마처럼 살포시 웃음 짓던 아주머니 생각에 다시 찾은 손만두 전골집.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 '텃밭 김치관'이다.

수원 사람들은 쉽게 경기경찰청에서 경기대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 왼편에 위치했다 하면 찾기 쉬운 이 집 주 메뉴는 바로 김치.

특히 친정 어머니한테 오랫동안 익숙해 있던 김치손만두 솜씨를 그대로 이어받은 집주인이 화려한 꾸미 하나 없이 담백한 야채육수에 칼칼한 매운 양념과 함께 퐁당퐁당 던져논 김치만두 전골 맛이라니.

숭덩숭덩 썰어논 대파 옆으로 얌전히 부뚜막 위에 올라앉은 고양이 마냥 새초롬한 팽이버섯 행렬. 큼직큼직한 갈비살 넘어 간간이 신김치와 길쭉길쭉한 흰두부, 떡살이 어울려 시선을 사로잡는데.

처음 전골 속에 들어왔을 땐 꼭 어린아이 주먹만하게 동글동글 하던 손만두가 다진 고추장 양념, 마늘양념과 함께 자글자글 끓기 시작하니 푸짐하게 퍼지기 시작한다.

"아유 요맛이라니까요. 이 터지기 직전 김치만두를 숟가락으로 톡하니 터트려 밥 한 숟가락 얼큰 국물에 담가 먹는 맛이 아흐…."

엄마 손만두처럼 볼록한 막달의 시집간 동생 성화에 못 이겨 일년만에 다시 찾은 이 집 만두전골 끓는 소리가 추적추적 빗소리까지 겹쳐 듣는 대로 새콤매콤이다.

자그마한 손만두 전골집이라 사람 넘나듦 느낄 새 없이 자작자작 만두 끓는 소리 듣기 좋고, 지인끼리 김치 나눠먹고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 쳐다보며 푸짐하게 한번 더 웃어볼 수 있는 집.

분당 수원 오가는 길 혹 잠시 들러 이 집 동글한 김치손만두 맛 즐겨봐도 좋을 듯싶다.

▲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 '텃밭 김치관'.
ⓒ 현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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