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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
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17일 주택금융공사는 현재 출시중인 모기지론 상품의 금리를 6.7%에서 6.45%로 0.25%p 낮추기로 결정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이 같은 금리인하 결정에 따라 모기지론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은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모기지론을 이용하는 고객이 1억원을 '20년 만기'로 사용할 경우, 이전보다 매년 25만원씩의 이자 경감 효과를 얻게 된다.

아울러 이달 말부터는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이 판매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모기지론 선택 폭도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모기지론을 이용하기에는 아직 부담이 큰 측면이 있다. 현재 모기지론이 2억원 한도 내에서 집값의 70%까지만 대출해주기 때문에 30%에 해당하는 초기 자금은 서민들이 직접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의 집값이 수억 원대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이와 관련 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나라든지 '다운 페이먼트(선불. down payment)'가 다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좀 높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나라 경제가 좀 좋아지면 (대출금 한도가) 80% 정도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또 현행 모기지론이 시장의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여신 대상 주택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모기지론의 대상을 6억원 이하의 가치가 있는 주택만으로 한정해 놓으니까 강남권처럼 고가의 주택이 있고 상업적으로 수요가 많은 곳은 제외돼 모기지 시장이 협소하다"고 지적, 모기지론 대상 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6억원 가치의 주택을 70%까지 대출해 주려면 4억2000만원이 필요한데 모기지론 상한선을 2억으로 한정시켜 놔 (고객 입장에서는) 2억2000만원이 공중에 뜬다"며 "모기지론 대출 상한선을 상향 조절하고 주택 가치에 맞도록 여신 한도를 올려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최근 관심을 불러일으킨 '전세자금 모기지론'에 대해 "또 하나의 금융산업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재 대부분의 전세 계약이 2년 정도여서 유동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사장은 "전세자금을 모기지화 하려면 최하 5년 이상의 전세계약이 필요해 서민들은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사장은 인프라가 약한 캐피탈과 같은 여신금융 전문기관에서도 장기적으로 모기지론을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캐피탈도 모바일이나 전자금융 등 사이버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대출금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주택금융공사가 따로 기관을 만들어 소화해주면 은행들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홍식 사장과의 일문일답.

"모기지론 시장 협소... 대출 상한선 상향 조절 해야"

ⓒ 오마이뉴스 남소연
- 17일 전격적으로 모기지론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리인하는 없다고 했는데.
"한국은행에서 콜금리도 내리고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대체적으로 떨어지는 추세여서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물론 중앙은행이나 정부에서는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 같은 금융기관은 시장이 아주 예민하게 반응한다. 만약에 우리가 금리를 내린다고 앞서 발표하면 누가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고 하겠나. 또 미리 얘기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불만을 증폭시킬 수 있어 금리를 전격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 출범한지 5개월 정도 됐는데 그동안 거둔 성과는
"우선 계수적으로 보면 모기지론 판매액이 지난 13일로 2만6000건, 1조8300억원쯤 된다. 또 18일 5500억원 정도의 MBS를 발행하게 되는데, 이것까지 합쳐 모두 세차례, 1조5000억원 정도의 MBS를 발행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장기 고정금리의 주택자금 대출이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다는 자신감과 호의적인 전망을 가지게 됐다. 시장 적합성이 없으면 이 제도 자체가 생존이 불가능한데, 지난 5개월간 생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또 주택금융공사 설립과 장기 저리의 주택금융이 시작되니까 3년 정도 짧은 '텀(term. 기간)'을 두고 단기 고정금리를 운용해오던 시중은행도 차츰차츰 모기지론을 닮은 다양한 상품을 내놓게 됐다. 덕분에 금리도 전체적으로 많이 내렸고 방식도 선진화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설립으로 공급자 중심의 주택금융 형태가 수요자 중심으로 많이 전환됐다는 것이 큰 성과다."

- 이달 중순부터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이 나올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은 원래 7월초에 하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위탁 업무를 추진하는 은행들의 전산망 개발과 직원 교육 문제, 수익 계산 시간 등이 길어져 늦어졌다. 이달 중에는 출시가 될 예정이다. 과거에는 고객이 중도금 대출을 따로 받고 건물이 완성되면 등기하고 난 뒤 서류를 다시 받아야 했는데,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의 출시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따로 서류를 내지 않아도 23년 짜리 모기지론을 받는 것이다. 또 15년 이상 장기 모기지론을 중도금 대출에 활용하게 되면 소득공제도 일찍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서울시의 경우 집값이 상당히 비싸다. 모기지론은 70%가 대출 가능하지만 초기 30%를 고객이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서민들이 이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 국민소득 수준이 있고, 결혼 관행을 볼 때 대부분 전세금은 가지고 결혼한다. 이 때문에 집값의 30%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느 나라든지 '다운 페이먼트(down payment. 선불)'가 다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좀 높다는 것이 사실이다. 나라 경제가 좀 좋아지면 (대출금 한도가) 80% 정도로 상향 조정 돼야 한다고 본다."

- 미국 같은 경우, 최근 65세 이상 노인 4명중 1명이 계속해서 모기지론을 갚아가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모기지론이 오히려 노후생활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예측은 없나.
"그래서 주택금융공사도 '75룰'을 만들었다. 75세가 되면 경제적인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할부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고객이 65세라면 10년을 대출해 주고 60세라면 15년을 대출해 준다. 그 이상은 안된다. 하지만 가능하면 나라 경제가 좋아져서 장기 모기지가 생기고, (나이가 많아) 늦게 모기지를 신청한 사람은 연금으로라도 모기지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전세자금 모기지화' 최하 5년 계약 필요... 서민 이용 힘들 것"

- 최근 이헌재 부총리는 '서민 전세자금'도 모기지화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부총리의 말은 아마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제도에 관한 것 같다. 영세 아파트에 대한 주택임대 자금은 전세권 설정을 대부분 안해주고 있어 서민들은 이용하기가 힘들다.

전세자금을 모기지화 하기 위해서는 중산층 이상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최하 5년 이상 장기가 돼야 가능하다. 다음에는 반드시 등기를 해야 한다. 이렇게 5년 이상 장기 계약된 전세권 등기를 모기지로 해서 5년 이상의 MBS 또는 펀드를 발행하면 이쪽도 하나의 산업화가 가능치 않을까."

- 현재의 모기지론 상품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없나.
"모기지론의 대상을 6억원 이하의 가치가 있는 주택만으로 한정해 놓으니까 강남권처럼 고가의 주택이 있고 상업적으로 수요가 많은 곳이 제외돼 모기지 시장이 협소하다. 또 6억원 가치의 주택을 70%까지 대출해 주려면 4억2000만원이 필요한데, 모기지론 상한선을 2억원으로 한정시켜 놔 (고객 입장에서는) 2억2000만원이 공중에 뜬다. 앞으로 모기지론 대출 상한선을 상향 조절하고 주택 가치에 맞도록 여신 한도를 올려줘야 할 필요가 있다."

- 얼마 전에는 캐피탈과 같은 여신전문 금융기관도 모기지론 상품 판매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캐피탈의 참여에) 상당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캐피탈은 은행처럼 고객들이 상시적으로 와서 예금을 해주는 자금 조달 경로가 별로 없어 모기지론 판매를 시행하면 바로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할 수밖에 없어 우리로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캐피탈은 '브랜치 네트웍'이 별로 없어 대출을 한 뒤 사후관리를 스스로 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또 전산시스템이 영세한 측면도 있다. 캐피탈도 모바일이나 전자금융 등 사이버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대출금 사후관리에 대해서는 주택금융공사가 따로 기관을 만들어 소화해주면 은행들에도 상당한 자극이 될 것 같다."

- 모기지론 판매 전문회사 설립 계획은?
"'코리아모기지 컴퍼니'가 준비중이라는데, 그런 기관과 거래하려면 공사 내에 모기지 관리 기구를 또 하나 만들어야 하는 번잡성이 있다. 현재로서는 은행과 연결해서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모기지론(mortgage loan)이란?

부동산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 : Mortgage Backed Securities)을 발행해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돼 왔으나 우리나라는 올해 3월 1일 주택금융공사 출범과 함께 같은 달 25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 시중 각 은행과 보험사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각 기관별로 다양한 형태를 개발 중이다.

국내 모기지론은 만 20세 이상의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2억원 한도 내에서 집값의 70%를 최장 20년까지 장기 저리로 융자해 주도록 돼있다. 당초 금리는 기간에 관계 없이 6.7%를 일률 적용했으나, 지난 17일 주택금융공사가 금리를 0.25% 하향 조정함에 따라 6.45%로 내려갔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3∼5년 뒤 원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면, 모기지론은 10∼20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 분할해서 갚아나가는 장점이 있다. 이 달 말에는 '중도금 연계 모기지론' 상품이 판매돼 중도금 대출을 받은 아파트도 모기지론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또 일부 은행에서는 '모기지론' 외에도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집을 담보로 매월 일정액의 생활 자금을 지급하는 '역모기지론'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의 30%를 개인이 미리 준비해야 하고, 수입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대출을 받게 되면 상환 일정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어 일부 서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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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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