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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월드컵 경기장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월드컵 경기장
요즘 올림픽 열기가 한창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중계방송을 보느라 하루종일 비몽사몽 보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올림픽의 기원지인 그리스에서 개최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한반도 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으로 입장하는 모습은 언제나 봐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올림픽의 또 다른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올림픽은 우리 생활에 큰 즐거움을 주는 것이겠지요.

우리나라 선수단은 종합10위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 뛰고 있습니다. 그 동안 흘렸던 땀이 헛되지 않게 선수들마다 소망하던 목표를 이루고 돌아오면 좋겠습니다. 응원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마음속으로 많은 응원을 보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올림픽을 경기를 볼 때마다 유쾌한 마음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사회체육시설 때문입니다.

스포츠는 보는 것으로만 즐기지 않고 우리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을 때만이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스포츠가 금메달을 딴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선수단은 세계 10위를 노리고 있지만 우리 국민들의 사회체육시설은 세계 몇 위나 될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체육시설 하나 없는 곳과 운동장 하나 없는 동네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그나마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라도 이용해 운동이라도 하려면 수위아저씨와 실랑이가 벌이지기 십상입니다.

주말이 되어도 마음놓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동네마다 운영되고 있는 휘트니스 센터를 등록하고 싶어도 비싼 이용료에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스포츠 강국이 되어 가고 있지만 주민들의 체육시설은 정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끔 직장인들과 축구라도 한 게임 하려면 운동장을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심지어 서울에서 구하지 못해 경기도에 나가서 경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현실이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월드컵은 이미 4강에 오른 저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생활 축구경기장 축구는 16강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호기심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습니다. 엄청난 세금으로 지어진 월드컵 경기장이 일반인들에게 어떻게 대여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역시나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의 대여순위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 대여 우선순위'

주경기장
→ 1 순위 :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프로팀 초청경기
관람권 30,000매 이상 발행 대형 문화행사
→ 2 순위 : 국내 프로축구 올스타전 및 결승리그
세계랭킹 51위 이후 유명 프로팀 초청경기
올림픽 / 청소년대표팀 출전 경기
서울시, 국가 주최 행사
→ 3 순위 : 국내 프로축구 경기
국내 아마추어 축구경기 결승전, 일반 문화행사
→ 4 순위 : 일반 행사

보조경기장
→ 1 순위 : 축구경기(주 경기장 1~2순위)전 연습구장 사용
→ 2 순위 : 18세 이하 유소년 축구경기
→ 3 순위 : 아마추어 및 직장(단체)의 축구경기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모두 일반인들의 대여순위는 가장 마지막입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생활체육의 한계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수많은 세금을 투입해 만든 월드컵 경기장에 세금을 지불한 일반인들의 행사는 왜 가장 마지막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 경기장을 일반인들에게 대여하는 것이 비용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면 보조경기장만이라도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대여가 이루어지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그것이 월드컵과 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러 낸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우리나라 스포츠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십 년을 국가적으로 투입한 결과이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일반 시민들을 위해서도 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스포츠 발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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