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용정 네거리의 용 철탑
용정 네거리의 용 철탑 ⓒ 박도
실망만 안겨준 용두레 우물

11: 30 김 박사는 오늘이 국제아동절로 이름이 있는 날이기에 점심 때 밥집에 가면 사람들이 붐벼서 많이 기다려야 될 거라면서 조금 일찍 가자고 했다. 그는 연길에서 잘한다는 냉면집으로 안내했는데 벌써부터 붐볐다. 다행히 별실을 하나 얻어 곧 냉면을 먹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 한 그릇은 서울에서 두 그릇이 될 정도로 양이 많았다.

서전서숙 옛 터
서전서숙 옛 터 ⓒ 박도
13: 00 용정실험소학교에 있는 서전서숙 옛터를 찾았다. 이 날이 국제아동절로 학교가 휴업해 교정은 텅 비어 있었다.

이상설 정자
이상설 정자 ⓒ 박도
교정 한 모퉁이에는 '瑞甸書塾(서전서숙)이라는 돌비석이 동북해방기념비와 함께 나란히 서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서전서숙기념나무와 李相卨亭(이상설정)이라는 원색의 정자가 마련돼 있었다.

이 서전서숙은 헤이그 밀사 사건에 참여한 이상설 선생이 1906년에 설립한 곳으로 신학문과 함께 철저한 항일 민족 의식을 교육하였다.

설립 이듬해인 1907년 이상설 선생이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로 떠나고, 조선통감부 간도파출소가 설치되자 일제의 탄압으로 그 해 8월 하순 1회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폐교되고 말았다.

거기서 엎어지면 무릎 닿을 곳에 용정중학이 있었는데 그 교정 안에 대성중학교 옛 터가 있었다. 이곳 역사관에 들어서자 윤동주를 비롯한 수많은 항일 지사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잘 게시해 두었다.

대성중학교 기념관
대성중학교 기념관 ⓒ 박도
윤동주 시비
윤동주 시비 ⓒ 박도
역사기념관 내부 게시물
역사기념관 내부 게시물 ⓒ 박도
용정중학교 교정을 벗어나자 용정 네거리로 용정을 상징하는 용상이 네 거리 한복판에 우뚝 서서 하늘을 나는 모양으로 있었다.

용두레 우물
용두레 우물 ⓒ 박도
14: 00 용정이란 지명의 유래가 된 용두레 우물로 갔다. 우물은 거의 메워지고 사람들이 그 위에 올라서 놀이터로 삼고 있었다. 차라리 그곳을 보지 않았다면 상상으로 아름답게 남아 있을 게다. 아쉬움이 컸다. 아무리 좋은 역사물이나 문화재라도 후손들이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별 가치 없는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3·13 반일의사릉
3·13 반일의사릉 ⓒ 박도
14: 30 '3. 13 반일의사릉'에 갔다. 1919년 3월 13일, 고국의 3·1 만세의 물결이 이곳까지 전파되어 약 3만명이 시위에 참가하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일제를 성토했다. 명동학교 학생이 주동이 된 시위대가 일본총영사관으로 가던 중, 일제 군경과 지방 군경들의 무력 저지로 17명이 희생되고 3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때 희생된 분들을 모셔둔 곳이었다.

룡정일본총령사관 담. 한 세기가 지났지만 흠 하나 없다
룡정일본총령사관 담. 한 세기가 지났지만 흠 하나 없다 ⓒ 박도
15: 00 현재 용정시 인민정부 청사로 쓰고 있는 용정 일본총영사관에 들렀다. "1907년 일제는 간도 조선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구실로, 조선통감부 간도 파출소를 세웠고, 1909년에는 이를 <간도 일본 총영사관>으로 고쳤다. 1920년부터 이 영사관은 조선총독부에서 파견한 경찰들로 각 상부 지분관에 경찰분서 세웠다. 이들 기관들은 조선족의 반일 민족운동을 잔혹하게 탄압하였으며 조선 인민들을 통제하였다"고 연변 안내 책자에 기록돼 있다.

이 건물을 지은 지 8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건물은 물론이거니와 담 어디에도 허술한 곳이 없다. 지난날 일제의 만행을 미워하고 마땅히 응징해야 한다.

그와 아울러 왜 우리가 식민지 백성이 되었을까? 작은 섬나라가 어떻게 중국과 러시아를 이겼는가? 우리 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후 거대한 중국까지 수중에 넣으려고 한 그 힘은 어디서 나왔는가? 이런 의문점을 골똘히 살피고 그에 대비해야 또 다시 불행한 역사는 반복되지 않으리라.

현재 용정시 인민정부 청사로 쓰이고 있는 룡정일본총령사관 건물. 연변 일대의 어느 건물보다 튼튼해 보였다
현재 용정시 인민정부 청사로 쓰이고 있는 룡정일본총령사관 건물. 연변 일대의 어느 건물보다 튼튼해 보였다 ⓒ 박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