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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소록도 주민위안 잔치를 벌이는 '소사모' 자원봉사자들
12일 소록도 주민위안 잔치를 벌이는 '소사모' 자원봉사자들 ⓒ 김성철
첫날에는 소록도 역사탐방을 시작으로 검시실, 감금실, 소록도 중앙교회 등을 돌며 한센병 환자들의 애환과 슬픔을 체험하고 나서, 밤에는 이 곳 주민들을 자원봉사회관으로 초청하여 소록도의 비극사, 신앙간증, 인권침해 사례 등 많은 증언을 듣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10일) 병원봉사는 한센병을 앓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찾아가서 간병, 식사돕기, 용변돕기, 목욕, 청소 등을 하며 서로 친교를 맺었고 셋째 날(11일) 오전에는 중앙리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오후에는 구북리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구북리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자원봉사자 김윤경(여·조선대 간호학과)씨는 "작년에 친구 소개로 소사모에 가입하여 이번 캠프에 친구 여섯 명과 함께 와서 봉사활동을 했다"며 "대부분 자원봉사자들도 다 꺼리는 지역이라는 소록도 끝 편에 있는 구북리 마을에 갔을 때는 정말 방안으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소록도 역사탐방을 하는 '소사모' 자원봉사자들
소록도 역사탐방을 하는 '소사모' 자원봉사자들 ⓒ 김성철
이어 "구북리 마을회관 곳간은 70여 년 동안 한번도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우리들이 가서 그 지저분한 물건들을 다 버리고 깨끗이 청소를 하고 왔다"면서 "정부에서 매달 받는 3만5천원을 모아 우리들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줄 때 눈물이 핑 도는 것을 애써 감추었다"고 말했다.

넷째 날(12일) 오전에는 고달영 소사모 총무와 전국 각지에서 봉사활동 나온 이·미용사들과 함께 남생리 마을에서 주민들의 머리를 감겨주고 염색하는 걸 도와주면서 말벗이 되어 주었고, 오후에는 주민위로 잔치에 주민들을 초대하여 떡과 음식을 나눠주며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노래하며 춤추었다.

이날 주민위로 잔치는 오후 6시부터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첫 순서로 민예총 고흥지부 예술단원으로 활동 중에 있는 이원선, 이항아, 송엄지 등 초등학생 3명이 나와 '육자배기'와 '진도 아리랑'을 부르자 모두 하나같이 손뼉을 치며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하고 후렴을 따라 부르며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최세연 '소사모' 자원봉사자
최세연 '소사모' 자원봉사자 ⓒ 김성철
김윤경 '소사모' 자원봉사자
김윤경 '소사모' 자원봉사자 ⓒ 김성철















이어지는 순서로 명창 이재영 민예총 고흥지부 운영위원과 고수 황재중 풍물분과 위원이 출연하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연출하자 여기 저기서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행사를 위해 멀리 서울에 있는 국민건강관리공단 노조원 중에서 문체부 활동을 하고 있는 김대성 외 5명이 출연하여 가수 꽃다지가 불렀던 '바위처럼'과 안치환이 부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민중가요를 열창하며 주민들 곁으로 바싹 다가갔다.

위문공연이 끝나고 2부 행사로 주민들의 장기노래 자랑이 있었는데 그동안 주민들이 갈고 닦은 기량들을 무대에 나와 마음껏 발휘하는 흥겨운 시간이 되었다.

주민 위안잔치에 주민을 모시고 오는 자원봉사자
주민 위안잔치에 주민을 모시고 오는 자원봉사자 ⓒ 김성철
이번 여름캠프에 대구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최세연(여· 영남대 대학원 재학)씨를 만나 여름캠프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자 "올 봄에 우연찮게 다음가페 소사모를 알게되었지만 솔직히 자원봉사 하기 전까지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반반이었다. 처음에는 소록도에 가지 않겠다던 아는 동생 둘을 데리고 하계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록도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센병에 대한 나쁜 선입견을 가졌고 주위에서도 가지 말라고 만류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여기에 와서 안 사실이지만 한센병이 유전되거나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센병에 대해 모두 잘못 알고 있는 그릇된 상식들이 바로 잡히기를 바라며 기회가 생긴다면 앞으로 계속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선외 2명 '육자배기' 창
이원선외 2명 '육자배기' 창 ⓒ 김성철
여름캠프 마지막 날(13일) 목말라 하는 대지 위에 단비가 내린다. 마지막으로 지역주민들을 한번 더 만나본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자원봉사회관으로 집결했다.

소사모에서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기범(38· 광주첨단성결교회) 목사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 땅에서 소외 받고 고난 받는 이들을 향한 따스한 마음, 그들의 옆에 서있고자 하는 마음들이 너무 귀하게 여겨진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소사모 자원봉사들을 태운 배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빗줄기를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노래하는 이재영 명창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노래하는 이재영 명창 ⓒ 김성철
국민건강관리공단노조 문체부 노래공연
국민건강관리공단노조 문체부 노래공연 ⓒ 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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