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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극장
야외극장 ⓒ 구자숙
김천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김천지회(지회장 손정호) 주최로 제 1회 조합원 가족 야영학교가 8월 6일부터 8일까지 대덕 청소년야영장에서 열렸는데 연인원 백 여명이 참여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 여름 들면서 김천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무척 바쁘게 보내야 했다. 방학을 한 달 가량 앞둔 6월 28일부터 파병반대 일인시위를 각 학교별로 하다가, 일인시위를 막 끝낼 무렵인 7월 16일 일어난 모 초등학교장 성추행사건 때문에 해당 학교와 시·도 교육청을 오가며 기관장 면담과 피켓시위를 하느라 방학조차 반납해야 했다.

따라서 8월 6일부터 열기로 한 조합원 가족 야영학교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전교조 교사들은 고민해야 했다. 더구나 야영을 하루 앞둔 5일 성추행교장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더더욱 고민이 되었다. 그러나 수십명과 한 약속이니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대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조합원 가족 야영학교는 계속 추진되었다.

야영을 기획하고 총지휘한 이성환(전교조 김천지회 문화부장) 교사는 “흥미롭고 알찬 체험위주의 강좌로 조합원 가족에게 색다른 여름휴가의 재미와 소중한 가족의 사랑을 가득 담아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합원 가족 야영학교의 특징은 기본 프로그램을 진행하되, 철저히 가족 단위로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전체 프로그램으로는 석고 손뜨기, 영화보기, 요가하기, 미니올림픽, 별자리 관찰하기, 감자 구워 먹기, 야생화 탐사 등이 있었다.

참가한 가족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들어와서 가족끼리 음식을 해 먹고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다가 원하는 행사에 참여하였는데, 가장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은 석고로 손뜨기와 미니올림픽이었던 것 같다.

석고손뜨기
석고손뜨기 ⓒ 구자숙
석고손뜨기2
석고손뜨기2 ⓒ 구자숙
석고손뜨기3
석고손뜨기3 ⓒ 구자숙

석고 손뜨기는 석고로 자신의 한 손을 그대로 뜨는 거였는데, 너댓시간 꼬박 서서 사람들의 손에 석고를 만들어 발라주고 다시 석고물을 부어주는 수고를 한 이성환 교사와, 마지막 깨는 작업을 하느라 온몸에 석고조각이 튀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김상인(전교조 김천지회 교권부장) 교사 외 여러 도우미들의 노력으로 생생한 손모양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가장 압권은 손에 털이 한 개 묻은 최모(남) 교사의 손과, 온통 털이 묻어 털손이라 불려진 여교사의 손이었다. 인기가 있자, 주위에 놀러온 조합원이 아닌 다른 가족들이 와서 손을 내밀 정도였다.

미니올림픽
미니올림픽 ⓒ 구자숙
미니올림픽2
미니올림픽2 ⓒ 구자숙

100m 달리기(신발 차 멀리 던지기), 높이 뛰기(입 크게 벌리기), 릴레이(물컵 옮기기) 등의 미니 올림픽도 인기가 좋았는데, 특히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한 프로그램이었다.

그 외 밤에 있었던 별자리 관측과 감자 구워 먹기, 야외 영화보기도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숲 사이에서 가졌던 요가와 길을 따라 걸으면서 공부한 야생화 탐사도 여러 사람들의 열의로 잘 진행되었다.

숲속에서의 요가
숲속에서의 요가 ⓒ 구자숙
숲 속에서의 요가2
숲 속에서의 요가2 ⓒ 구자숙

특히 야영 내내 모기약을 치고 수돗가의 음식물 쓰레기를 깔끔하게 치운 이성환 부부의 모습은 참여한 많은 조합원 가족들을 감동시켰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그동안 학생을 가르치는 한편 학교 민주화 싸움으로 지쳤던 심신을 달래고, 가족들과 우의도 다지면서 잘 몰랐던 조합원 가족들과 알게 된 기쁨도 덤으로 얻어서 무척 좋아했다.

성공적으로 야영을 마친 전교조 김천지회 간부들은 이제 내년에는 입소문을 듣고 신청자가 넘칠 것 같다는 즐거운 고민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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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퇴직하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제2의 인생은 이웃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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