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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 도보단이 망향의 동산 위령탑 앞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파병반대 도보단이 망향의 동산 위령탑 앞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 윤평호

'전쟁피해자와 함께 하는 이라크파병반대 전국 도보행진단’(파병반대 도보단)이 지난 29일 충남 천안을 방문했다. 전북 익산을 출발, 오전 11시50분경 천안에 도착한 파병반대 도보단은 망향의 동산을 참배하고 독립기념관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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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의 동산에서 도보단은 위령탑을 참배하고 위안부 두 분의 묘역에서 약식 제례를 가졌다.

이국에서 고향을 잃어버린 이들의 안식처인 천안시 성거읍 요방리 국립 망향의 동산.

10만8천여평의 너른 면적에 자리잡은 망향의 동산에는 사할린 강제징용 희생자, 위안부 할머니 등을 비롯한 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이들이 묻혀 있다.

29일 망향의 동산을 방문한 파병반대 도보단은 국적포기 필요 없는 나라만들기모임, 평화유랑단,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 등의 단체 대표 및 회원 20여명으로 구성됐다.

도보단의 일원인 문정현 신부는 천안 방문에서 “전쟁의 잔악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위안부와 강제징용, 원폭피해자들이 도보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며 “또 다른 희생자를 양산할 이파크 파병을 막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살에 위안부로 끌려가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었던 이용수(77·여) 할머니는 작고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잠든 망향의 동산 묘역에서 깊은 한숨을 토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한 많은 가슴 풀지도 못하고 떠난 이들이 너무 안타깝다”며 “두 번 다시는 전쟁의 참상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사의 모순일까? 망향의 동산을 조성한 이는 일제시대 만주군관 출신으로 최근 친일혐의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특히 망향의 동산 중심에 자리잡은 위령탑에 새겨진 ‘망향의 동산’이라는 휘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위령탑과 묘역 참배에 앞서 망향의 동산 측은 관계자가 직접 나와 망향의 동산 조성 배경과 현황을 직접 설명했지만 위령탑의 글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이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반복하고 있는 해프닝. 언제쯤 끝날까.

파병반대 도보단이 참배한 망향의 동산 위령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져 있다.
파병반대 도보단이 참배한 망향의 동산 위령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새겨져 있다.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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