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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신기남 우리당 의장 등 당 지도부가 시민단체 대표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신 의장은 이들에게서 거친 말을 들어야 했다.
23일 신기남 우리당 의장 등 당 지도부가 시민단체 대표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신 의장은 이들에게서 거친 말을 들어야 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광주 온 열린우리당 지도부 '곤혹'

그러나 광주지역 시민단체 대표 20여 명과 가진 간담회에서 신기남 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호남소외, 이라크 파병 문제 등으로 '혼쭐'이 났다. 신 의장은 "광주는 참여정부와 우리당의 정신적 모태"라며 애정을 표시했지만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은 "총선 이후 인사와 균형발전 정책에서 낙후된 지역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면서 호남소외론을 제기하며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정부에 불만을 터트렸다.

윤장현 광주YMCA이사장은 "총선 이후 지역에서는 '우리당과 이혼이냐 별거냐'하는 말이 있었다, 이미 별거 수준에는 들어갔다"고 비꼬았다.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호남 민심은 우리당을 떠나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미 떠났다"고 말했다.

김재석 처장은 호남소외론과 관련 "문제의 핵심은 호남사람들이 장차관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정책결정 과정에서 호남의 요구가 배제되고 있는 구조다"라고 지적하면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은 결국 영남발전 전략을 의미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광주전남시도통합추진위 관계자라고 소개한 오종석씨는 "계란을 가져오려고 했다. 지지율이 20%라는데 12%면 높은 것이다"라면서 "이렇게 가면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가 거친 말을 이어가자 강기정(광주북갑) 의원은 "그것이 말이냐, 그만하라"고 제지하고 나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철웅 광주환경련 대표는 "이라크파병 반대 운동본부에서는 신 의장이 미국에 가서 충성맹세를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면서 "왜 파병을 해야 하는지, 파병하면 어떤 경제적 정치적 이익이 있는지 어느 누구도 말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경린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상임의장은 "우리당이 겸손하겠다지만 선거가 끝나고 너무 오만해졌다"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신 의장, "문화수도 차질 없이 추진... 광주, 우리당 정신적 모태"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의원들이 23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호텔에서 광주,전남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호남소외론과 문화도시계획 등 지역현안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의원들이 23일 오후 광주 서구의 한 호텔에서 광주,전남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호남소외론과 문화도시계획 등 지역현안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또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전략인 '선택과 집중'이 낙후된 지역에 대한 특단의 배려가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공기관 이전, 문화수도 사업 추진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신기남 의장은 시민단체 간담회, 기자간담회, 당원간담회에서 줄곧 광주전남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신 의장은 "민생현장과 당쇄신을 위해 전국 순회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첫 지역이 광주와 전남이다. 이것은 광주에 대한 애정이며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표현이다"고 추켜세웠다.

또 "광주정신은 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정신적 모태다"며 "그렇다고 광주를 우리당의 텃밭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광주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하다"고 말했다.

호남소외론에 대해서는 "영남에 가면 호남정권이라고 하고 호남에서는 영남에 더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면서 "집권여당으로서 숙명적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 분권정신에 맞게 상대적 소외지역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신 의장은 "문화수도와 관련 당 내에 문화수도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략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도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라크파병에 대해서는 "집권여당이라면 현실성을 기만하는 선택을 하면 안된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자주외교는 적극적으로 실리를 얻어내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신 의장 등 지도부와 광주지역 열린우리당 의원 등은 오후 광주전남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당의 진로 모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신 의장은 나주와 광주 광산업 업체를 방문하는 것으로 23일 일정을 소화했으며 24일에는 전남 광양과 여수를 방문할 예정이다.

한화갑 대표 "4년 이내에 반드시 제3당 될 것"
민주당, 재건 위한 태스크포스팀 가동


새천년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지도부가 23일 오전 광주 남구에 위치한 광주시당사에서 광주,전남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새천년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지도부가 23일 오전 광주 남구에 위치한 광주시당사에서 광주,전남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민주당은 지난 6·5재보선서 사실상 완승을 거두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 8월 전당대회를 개최해 비대위 체제를 해소하고 본격적인 당 재건에 본격 나서고 있다.

23일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는 기자 간담회에 이어 광주전남 시·도의회 의장단 등 지방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11시 전남도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재건 의지를 밝혔다. 한 대표는 "오늘부터 '당재건 프로젝트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구체적인 장기발전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팀은 당 정책위원, 자문교수 등 전문가들이 앞으로 1달동안 과거반성과 현재상태 등을 분석해 민주당 생존과 도약을 위한 장기 전략들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 대표는 "6·5 재보선 승리후 민주당이 거듭나기를 열망하는 국민의 격려와 지지를 확인했다"면서 "그동안 당을 쪼개고 나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부채 등을 청산하느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기지개를 켜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과거에 대해 철저히 반성할 것이며 반드시 부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민주당 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한 대표는 "한나라당의 냉전수구적 모습 탈피와 민주노동당의 정치행보를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민주당만이 좌우로 편향되지 않고 나라의 장래를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정통 중도개혁세력"이라고 주장해 다른 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또 한 대표는 "당과 동료를 적으로 몰고 배신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예를 역사에서 보지 못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깊은 '증오' 역시 잊지 않았다.

한 대표는 현재 원내 4당인 민주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 대표는 "무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영입을) 노력하고 있다"면서 "처녀총각이 결혼하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데 단칸방도 없는 신세에 누가 오려 하겠느냐"며 당의 상황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대로 무소속 의원 영입작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한 대표는 "현재 착실히 국회의원 재보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4년 이내에 제3당이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호남 소외론'과 관련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며 열린우리당에 화살을 돌렸다. 한 대표는 "엊그제 차관급 인사에도 호남출신이 거의 없었으며 지난번 장성 인사에도 호남인맥이 소외됐다"고 전제한 뒤 " 때문에 지난 총선때 민주당이 지역에 뿌리를 못내리면 지역 정서를 대변할 당이 없어지기 때문에 부려먹을 수 있는 세력을 키워달라고 호소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언론 플레이 말라...다양한 사람 만나 민심 들어라"

▲ 신기남 의장
ⓒ오마이뉴스 안현주
23일 시민단체와의 오찬 간담회를 두고 참석자들은 "왜 신 의장이 이 자리 왔느냐", "언론들 데리고 다니면서 쇼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유는 이렇다. 애초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호남소외론,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사업 추진 등에 대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과 '터 놓고' 이야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 광주시당측에 간담회를 요청했다.

그러나 마침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가 민생과 당 혁신을 위한 전국순회를 하는데 첫 지역으로 광주를 선택했고 공교롭게 광주지역 의원-시민단체 간담회와 일정이 겹치게 됐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광주시당은 당 지도부를 참석시키게 됐다. 이 때문인지 신기남 의장은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 모임이 이렇게 성대한지 몰랐다, 광주지역 의원과 시민단체가 만나는 약속이라는데 괜히 끼어든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머쓱해 하기도 했다.

김재석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신 의장과의 간담회에서 "민심을 달랜다면서 이렇게 홍보플레이하는 자리로 만들어서 되겠느냐"면서 "이렇게 만나면 안된다, 진짜 민심을 알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핀잔을 줬다.

김 처장은 "지역 의원들과 지역 현안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의원들의 어려움도 듣기 위해서 간담회를 요청했지 지도부와 만나려는 것이 아니었다"며 "이건 완전히 쇼"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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