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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고 고명옥 교사
대전여고 고명옥 교사 ⓒ 권윤영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기 위해 정성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 5월 대전시내의 일선 고등학교에는 ‘잉글리시 업(English Up)’이라는 영어학습서가 동시에 배포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사교육비경감대책의 해결책으로 수준별 보충학습과 수준별 이동수업을 제안하자 대전시교육청에서 수준별 보충학습서로 ‘잉글리시 업’을 제작, 배포한 것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온 학습서가 발간되자 유독 남다른 감회에 젖은 사람이 있다. 제작과정에서 팀장을 맡은 대전여고 고명옥(45) 교사가 그렇다.

“만 오천 권을 제작해서 대전지역 고등학교 1학년생에게 배부했어요. 선생님들에게는 CD와 학습서를 같이 배부했죠. 저 혼자 한 것은 아니고, 전부 일곱 명의 교사들이 합심해서 만든 소중한 결과물이죠.”

학습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제작에 들어가 3월에 완성, 4월 한 달간 검토를 마친 후 세상에 나왔다. 고 교사를 포함해 제작을 맡은 교사들은 합숙을 하거나 활발한 토론을 진행하면서 전국 시, 도교육청에 자문을 얻기도 했다. 요즘 학생들이 좋아할 글씨체를 찾아 편집도 직접 해낸 것은 물론 시중 문제집도 일일이 검토해 보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대전지역 고등학교에 배포한 '잉글리쉬 업'
대전지역 고등학교에 배포한 '잉글리쉬 업' ⓒ 권윤영
특히 고 교사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학습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겨울 해외연수를 갔을 당시 저녁마다 자료를 뒤적이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렇듯 ‘잉글리쉬 업’은 각고의 노력과 정성 끝에 탄생한 것.

‘잉글리시 업’은 필수문법서에 가깝다. 요즘은 과거처럼 문법 위주의 영어교육이 아니다보니 문법을 도외시 하는 학생들이 많고, 영어에 기초가 되는 문법을 어려워한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 기초기본학습을 다질 수 있도록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책은 문법 설명, 단문연습, 수능형 문제로 구성돼 있고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게다가 학생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영화, 신화, 시사 등 유용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첨가하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자습서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학생들 자습용으로 만들면 책이 너무 두꺼워져 쉽게 싫증나기 마련이기에 선생님들이 설명할 여지를 남겨뒀죠.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말예요.”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이 가르치는 핵심 내용으로 책을 구성해서인지 교사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정선된 느낌이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상의 학습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몇 달 간 고군분투해 얻은 좋은 결과물이기에 보람도 컸다. 이 책으로 보충수업 교재나 방학 동안에 수업교재로 사용한다는 학교가 많으니 더욱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다.

고 교사는 영어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83년부터 교직에 몸 담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영어 공부하는 게 제일 즐겁다며 영어사랑이 대단하다.

“평상시에도 좋은 문법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하게 됐어요. 이젠 제게 남은 과제는 이번 책에서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지켜본 후에 더 나은 문법책을 집필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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