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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복장을 갖춘 후 자전거를 엘리베이터에 싣고 밖으로 나오면 주변 사람들이 깜짝 놀라곤 합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자전거를 탄다고 말이죠. 지긋한 나이에 사이클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한번 도전해보세요. 자전거만한 운동이 없다니까요.”

자전거 예찬론을 펼치는 충남도의회 법제자료당담 오성근(57)씨는 이미 동료들 사이에서 자전거 마니아로 유명하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전거 페달을 밟고 땀을 흘린 후 느끼는 쾌감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른다는 그다.

그가 운동으로 자전거를 택한 것은 어느덧 4년 째에 이른다. 평소 운동에 관심이 많던 그는 테니스, 스쿼시, 등산 등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건강관리를 해왔다. 하지만 쉽게 몸에 무리가 오는 등 왠지 자신과는 궁합이 맞지 않았다.

“다른 운동도 많이 해봤고, 재미는 있었지만 항상 체력보다 운동량이 많아 힘들었습니다. 발목도 쉽게 삐끗하기 일쑤였고요.”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자전거. 자전거는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고, 바람을 씽씽 가르며 남들보다 빨리 달리는 쾌감도 좋았다. 자전거를 시작한 후로는 그를 괴롭히던 소화불량과 고혈압도 사라졌다. 좋아진 신진대사와 전체적으로 가뿐해진 몸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의 애마(?)는 일반 자전거가 아닌 사이클 선수용인 도료용 사이클. 헬멧과 고글, 장갑에 유니폼까지 착용하고 자신의 애마와 호흡을 같이하는 것이다. 자전거는 주로 출근 전 시간을 이용해 타곤 한다. 쉬는 날이나 주말 역시 그가 자전거와 함께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자전거를 타면 운전자들이 더 많은 배려를 해주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도로를 달리다가 좁은 길에 들어섰는데 뒤에서는 덤프트럭이 오고 있었어요. 좁은 그 길을 벗어나는 내내 트럭을 뒤에 달고 달렸었죠. 경적소리 한번 울리지 않더라고요.”

살을 에는 듯한 추운 겨울이라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라고 자전거를 못 탈 소냐. 그런 날에는 어김없이 실내에서 자전거를 즐기고 있으니 거의 빠짐없이 자전거와 동고동락하는 셈이다. 며칠간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갑갑해질 정도. 이쯤 되면 그의 자전거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그는 자신의 집 근처 유등천과 갑천을 주로 찾는가 하면 멀리까지 원정도 마다하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자전거와 함께하는 만큼 재미난 일도 많은데, 며칠 전에는 자전거를 타고 금산에 갔다 오는데 바퀴에 펑크가 나는 바람에 친구를 불러내 차에 자전거를 싣고 돌아와야만 했다. 올 여름휴가 때는 친구들과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워뒀다.

자전거 예찬을 펼치는 그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는 법.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전거가 좋다는 다들 공감하는 것 같아요. 알면서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전거 도로의 협소함 때문입니다. 마음 놓고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뿐더러 도로에서 타기에는 위험한 면이 많으니까요.”

자전거에 이상이 있든 없든 수시로 점검해 정비를 할 정도로 자전거 사랑이 애틋한 그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급된다면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 같다”라고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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